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가 전기차 시장에서 유행처럼 번진 ‘숨겨진 전자식 도어 핸들’을 금지하는 새로운 안전 규정을 2일 발표했다. 테슬라가 대중화시킨 이 매끈한 디자인은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중국에서 출시되는 신차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차체 표면 안으로 들어가는 숨겨진 전자식 도어 핸들(Pop-out handles)은 공기 저항을 줄이고 외관을 깔끔하게 유지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사고로 전력 공급이 끊기는 비상 상황에서 핸들이 튀어나오지 않으면, 승객이 탈출하지 못하거나 외부 구조가 지연될 위험이 크다. 이번 규정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물리적인 힘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기계식 개폐 장치’를 필수적인 백업 시스템으로 갖추도록 못 박았다.

MIIT는 이번 규제 마련을 위해 지난 2025년 5월부터 40여 개 자동차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해왔다. 1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초안을 다듬었으며, 2025년 말부터는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규제 적용 일정은 구체적이다. 신규 출시 차량은 2027년 1월 1일부터 즉시 적용받으며, 이미 승인을 받은 기존 모델이라도 2029년 1월 1일까지는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샤오미 (Xiaomi)의 전기차 SU7 충돌 사고 당시 전원 차단으로 도어 핸들이 작동하지 않아 구조에 난항을 겪었던 사례 등은 이번 규제 강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이제 단순한 소비국을 넘어 ‘규제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내 전기차(EV)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중국산 전기차의 수출이 확대되는 현시점에서 글로벌 디자인 및 안전 표준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테크크런치는 이를 두고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서 규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위치에 섰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이번 결정이 향후 자동차 디자인과 안전 기준에 던지는 시사점은 크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제 매끄러운 디자인 대신 기계식 백업을 포함한 안전 중심 설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모델, 특히 프리미엄 차량의 경우 설계 변경에만 수억 위안(수백억 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글로벌 전기차 트렌드에 거스를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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