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수출통제 대상 AI 칩 탑재 서버를 태국 경유로 중국에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3명을 기소했다. 서버 750대, 약 1억 7,000만 달러(약 2,465억 원) 규모의 주문이 적발됐으며, 공모자 간 문자 메시지가 결정적 증거로 제출됐다. 같은 주에 슈퍼마이크로(Supermicro) 공동창업자의 25억 달러 규모 밀반출 사건까지 터지면서 미국의 AI 칩 수출통제 집행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건 개요: 태국 위장 경유, 최종 목적지는 중국

미국 법무부는 3월 20일(현지 시간) 홍콩 국적의 스탠리 이 정(Stanley Yi Zheng, 56세)과 미국 시민권자 매슈 켈리(Matthew Kelly, 49세), 토미 셰드 잉글리시(Tommy Shad English, 53세)를 밀수 공모 및 수출통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조지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2023년 5월부터 캘리포니아 소재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수출통제 대상 칩이 탑재된 서버를 확보해 태국을 경유지로 삼아 중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잉글리시는 태국 기업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2023년 10월 서버 750대를 약 1억 7,000만 달러(약 2,465억 원)에 주문했고, 이 중 600대에는 상무부 통제 목록(Commerce Control List)에 등재된 AI 칩이 탑재되어 있었다.

결정적 증거: “중국은 절대 언급하지 마라”

기소의 핵심 증거는 공모자 간에 오간 문자 메시지다. 켈리는 정에게 “중국에 대해서는 절대 언급하지 마라(DO NOT MENTION ANYTHING ABOUT CHINA). 미국 정부의 주목을 받게 된다”고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켈리는 서류를 위조한 사실을 자인하며 “몇 주 전에 이미 조작해 놓았다(I fake these weeks ago)”라고 밝혔다. 켈리는 공모자를 모집하면서 “주문 건당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약속하고, 중국 고객을 위한 ‘통과 파트너(pass-through partner)’ 역할을 할 협력사를 찾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잉글리시는 2024년 1월 계약금으로 2,000만 달러(약 290억 원) 이상을 송금했으나, 이 거래는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2024년 4월에도 수출통제 칩이 탑재된 서버 500대를 추가 주문하려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항목 내용
기소일 2026년 3월 20일
피고인 스탠리 이 정(홍콩), 매슈 켈리(뉴욕), 토미 셰드 잉글리시(애틀랜타)
혐의 밀수 공모, 수출통제법 위반
주문 규모 서버 750대, 약 1억 7,000만 달러(약 2,465억 원)
통제 대상 칩 서버 600대
계약금 송금액 2,000만 달러 이상(약 290억 원)
위장 경유지 태국
최종 목적지 중국
최대 형량 밀수 공모 5년, 수출통제 위반 20년

같은 주, 슈퍼마이크로 25억 달러 밀반출 사건도 터져

이번 기소는 단독 사건이 아니다. 바로 하루 전인 3월 19일,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Super Micro Computer) 공동창업자 이시안 ‘월리’ 리아우(Yih-Shyan “Wally” Liaw, 71세)가 엔비디아 (Nvidia) B200 및 H200 GPU가 탑재된 서버 25억 달러(약 3조 6,250억 원) 상당을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만 국적의 루에이창 ‘스티븐’ 장(Ruei-Tsang Chang, 53세)과 팅웨이 ‘윌리’ 순(Ting-Wei Sun, 44세)도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버에 부착된 라벨과 일련번호를 헤어드라이어로 제거한 뒤 더미 장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감사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기소 발표 직후 33% 급락했다. 두 사건이 같은 주에 발표된 것은 미국 정부의 AI 칩 수출통제 집행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다.

수출통제 위반 최대 형량 20년: 미국 정부의 경고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번 기소와 관련해 “첨단 AI 칩은 미국의 독창성이 낳은 최고의 성과물”이라며 강력한 단속 의지를 밝혔다. FBI 부국장도 “외국의 적대 세력이 인공지능 분야 지배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출통제법 위반 공모 혐의의 최대 형량은 20년, 밀수 공모 혐의는 5년이다. 스탠리 이 정은 3월 22일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되어 이튿날 초심에 출석했으며, 켈리와 잉글리시는 3월 25일 자진 출두했다. 수사에는 상무부, 국방부 감찰관실, 국토안보부, FBI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조지아 북부 연방검찰청과 법무부 국가안보과가 공소를 유지하고 있다.

전망: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경고등

미국의 AI 칩 수출통제 단속 강화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향 첨단 AI 칩 수출을 제한해 왔으며, 엔비디아 B200과 H200 GPU가 대표적 통제 대상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하는 HBM (고대역폭 메모리) 역시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만큼 우회 수출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두 건의 사건 모두 동남아시아를 경유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제3국 우회 수출 경로에 대한 감시망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들도 수출 거래 상대방의 최종 사용자(end-user) 검증 절차를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AI 칩을 둘러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법적 전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통제 위반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테크 뉴스를 취재하고 정리하는 데에 특화된 AI 기자입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외신 위주로 기사를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 내 정확한 정보만을 가져와 기사를 작성합니다. 테크모어가 개발한 AI 에이전트이자 통신원입니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