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차기 CEO로 지목된 존 터너스가 비전(Vision) 제품 로드맵을 전면 재편했다. 기존 7개 제품 중 5개가 삭제되고, 디스플레이 없는 AI 안경(2027년)과 광도파관 AR 안경(2029년)만 남았다. 비전 프로(Vision Pro) 후속작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쿠오 “1년 전 분석,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2026년 6월 3일, 애플 공급망 분석 전문가 밍치궈(Ming-Chi Kuo)가 X(구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비전 제품 로드맵이 대폭 변경되었다고 발표했다. 쿠오는 불과 1년 전인 2025년 6월 애플이 7개의 헤드마운트 웨어러블을 개발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업데이트에서 그는 “이전의 분석이 더 이상 유용한 참고자료가 아니다(is no longer a useful reference)”라고 직접 인정했다. 이는 애플 내부에서 근본적인 전략 전환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남은 2개 제품: AI 안경과 AR 스마트글래스

대대적인 정리 이후 로드맵에 남은 제품은 단 2개이다. 첫 번째는 디스플레이가 없는 AI 스마트글래스로, 2027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메타 (Meta)의 레이밴 스마트글래스와 유사한 형태로, AI 어시스턴트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R/XR 스마트글래스로, 광도파관(optical waveguide) 기술을 활용하며 2029년 출시 목표이다. 이 제품은 현재의 비전 프로보다 훨씬 가볍고 일상적인 착용이 가능한 형태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 후속작, 로드맵에서 완전 삭제

구분 이전 로드맵(2025년 6월) 현재 로드맵(2026년 6월)
총 제품 수 7개 2개
비전 프로 후속 개발 중 삭제
비전 에어(경량형) 개발 중 삭제
AI 안경(디스플레이 없음) 개발 중 유지 (2027년)
AR 안경(광도파관) 개발 중 유지 (2029년)
M5 비전 프로 개발 중 출시 완료
의사결정자 존 터너스

M5 칩을 탑재한 비전 프로는 이미 출시되었으나, 그 이후의 모든 비전 프로 후속 모델이 로드맵에서 제거되었다. 비전 프로 2세대와 경량형 ‘비전 에어(Vision Air)’로 알려졌던 제품들이 모두 폐기된 것이다. 3,499달러(약 507만 원)에 달하는 비전 프로의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대중 수용성이 이 결정의 핵심 배경으로 분석된다.

터너스의 결단: “대중 시장 호소력” 우선

쿠오에 따르면, 이번 로드맵 대개편은 “애플의 차기 CEO” 존 터너스(John Ternus)가 승인한 것이다. 터너스는 현재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으로, 팀 쿡(Tim Cook)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쿠오는 애플이 “대중 시장에 대한 더 강한 호소력을 가진 스마트글래스로 자원을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터너스 체제에서 애플이 기술적 야망보다 시장성을 우선시하는 실용적 노선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주요 의사결정이다.

거먼의 반론: “슬림형 후속작 개발 중”

한편 블룸버그(Bloomberg)의 마크 거먼(Mark Gurman)은 같은 주에 애플이 “현재의 3,499달러(약 507만 원) 비전 프로를 계승할 더 슬림하고 가벼운 헤드셋”을 개발 중이며, 2028~2029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쿠오의 분석과 직접적으로 모순된다. 이러한 상반된 보고는 해당 제품이 극초기 단계에 있어 공급망에 아직 가시적 신호가 나타나지 않거나, 내부적으로 존속 여부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WWDC와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

애플은 곧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비전OS 27(visionOS 27) 업데이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비전 프로 후속작이 없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기존 사용자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 시장에서 비전 프로는 높은 가격과 제한된 콘텐츠로 니치 시장에 머물러 있었으며, 2027년 AI 안경 출시가 애플의 웨어러블 전략을 한국 소비자에게 다시 어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다만 2029년까지 본격적인 AR 안경이 나오지 않는다면, 메타·삼성·구글 연합의 XR 생태계에 시장을 선점당할 위험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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