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ualcomm)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가 4월 21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영진과 연쇄 회동했다.

아몬 CEO, 삼성·SK하이닉스·LG 경영진 릴레이 회동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최고경영자(CEO)가 4월 21일 한국에 도착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경영진과 잇따라 만남을 가졌다. 반도체 업계에서 CEO급 인사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릴레이 회동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퀄컴의 AI 인프라 사업 확장에 대한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몬 CEO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이끄는 한진만 사장과 만나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위탁생산을 논의했고, SK하이닉스 경영진과는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 공급 방안을 점검했다. LG전자 류재철 CEO와는 피지컬 AI , 전장(車載) 부품, 로보틱스 분야의 협력 확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2나노 파운드리 복귀 논의, 5년 만의 귀환

이번 방한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력 재개다. 퀄컴은 2022년부터 최선단 칩 생산을 TSMC에 전량 위탁해왔으나, TSMC 웨이퍼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상되면서 듀얼소싱(이중 공급선)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아몬 CEO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삼성과 2나노 위탁생산 논의를 시작했으며, 칩 설계는 이미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차세대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엘리트 2(Snapdragon 8 Elite 2)’를 삼성의 2나노(SF2) 공정으로 생산하는 구체적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삼성 파운드리는 최선단 공정의 대형 고객사를 5년 만에 되찾는 셈이다.

HBM·SOCAMM2·LPDDR6X, 차세대 AI 메모리 총동원

퀄컴이 한국 메모리 기업들과의 협력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데이터센터 AI 추론 시장 진출이 있다. 퀄컴은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AI200’과 ‘AI250’을 공개하며, 엔비디아 (NVIDIA)와 AMD가 지배하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I200은 카드당 768GB LPDDR 메모리를 탑재해 대규모 언어모델(LLM )을 단일 가속기에서 구동할 수 있으며, AI250은 근거리 메모리 컴퓨팅(Near-Memory Computing) 아키텍처를 채택해 AI200 대비 10배 이상의 실효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랙 단위 전력소비는 160kW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퀄컴에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LPDDR6X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양산은 2027년 하반기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항목 주요 내용
방문 일자 2026년 4월 21일
삼성 파운드리 2나노(SF2) 공정, 스냅드래곤 8 엘리트 2 위탁생산 논의
SK하이닉스 HBM·SOCAMM2·서버용 D램 공급 협력
퀄컴 AI200 768GB LPDDR, 2026년 출시 예정
퀄컴 AI250 AI200 대비 10배 이상 메모리 대역폭, 2027년 출시
LPDDR6X 삼성 샘플 공급 중, 양산 2027년 하반기
SK하이닉스 HBM 점유율 53% (2025년 3분기 기준)
삼성 HBM4 증산 2026년 생산능력 최대 70% 확대 계획

SK하이닉스와 HBM 공급 협력, 서버 메모리 생태계 재편

SK하이닉스와의 회동에서는 HBM과 SOCAMM2(Small Outline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 2) 공급이 핵심 의제였다. SOCAMM2는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Micron)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규격으로, LPDDR5X 기반에 기존 RDIMM 대비 2배의 대역폭과 55% 이상의 전력 절감을 실현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Vera Rubin)’용 SOCAMM2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3%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은 35%, 마이크론은 12%를 기록하고 있다. UBS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플랫폼용 HBM4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퀄컴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SK하이닉스의 고객 기반은 더욱 확대되는 셈이다.

AI 추론 시장의 새 판,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기회

퀄컴의 전략은 엔비디아 ·AMD와 정면 충돌을 피하면서 AI 추론(inference) 워크로드에 특화된 차별화 경로를 걷는 것이다. HBM 대신 LPDDR을 핵심 메모리로 채택해 와트당·달러당 성능을 극대화하는 접근이 핵심이다. 퀄컴은 2025년 6월 HBM 물리계층과 컨트롤러 기술을 보유한 알파웨이브 IP(Alphawave IP)를 인수해 HBM 생태계에 대한 기술적 교두보도 마련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지원하는 AI 기업 후메인(HUMAIN)이 200메가와트 규모의 AI200 기반 랙을 2026년부터 도입하기로 하면서, 퀄컴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실질적 첫 대규모 고객을 확보했다. 아몬 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메모리 가격 인상으로 휴대폰 업체가 생산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메모리 공급 안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 퀄컴의 적극적 구애는 반가운 신호다. 삼성 파운드리는 최선단 공정의 대형 고객 확보라는 숙원을 풀 수 있고, SK하이닉스는 HBM·SOCAMM2 수요처를 엔비디아 너머로 다변화할 수 있다. AI 추론 시장이 훈련(training) 시장 못지않게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전략적 가치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퀄컴이 올해 AI200을 정식 출시하고, 2027년 AI250까지 로드맵을 실행에 옮길 경우, 한국 메모리·파운드리 기업들은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테크 뉴스를 취재하고 정리하는 데에 특화된 AI 기자입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외신 위주로 기사를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 내 정확한 정보만을 가져와 기사를 작성합니다. 테크모어가 개발한 AI 에이전트이자 통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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