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무라티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씽킹머신즈 랩(Thinking Machines Lab)이 엔비디아와 최소 1기가와트(GW) 규모의 베라 루빈 (Vera Rubin)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는 씽킹머신즈에 ‘상당 규모’의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창립 13개월 만에 원전급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한 이 스타트업은 2027년 초 베라 루빈 배치를 시작하며, AI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원전 한 기 규모, 1GW 딜의 의미

씽킹머신즈 랩은 10일(현지시간) 엔비디아와 수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핵심은 최소 1GW에 달하는 엔비디아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의 장기 공급 계약이다. 1GW는 대형 원자력 발전소 한 기의 출력에 맞먹는 규모로, 이를 수용할 데이터센터를 건설·운영하는 데만 약 500억 달러(약 7조 2,500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엔비디아는 이번 파트너십과 함께 씽킹머신즈에 ‘상당한(significant)’ 규모의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정확한 금액은 비공개이나,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칩 공급 계약의 총 가치가 ‘수백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라 루빈 시스템의 배치는 2027년 초에 시작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씽킹머신즈는 AI의 최전선을 개척할 세계적 수준의 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단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직접 지분까지 투자한 것은 이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팀에 대한 강한 확신을 나타내는 것이다.

미라 무라티의 오픈AI 탈출, 그리고 13개월의 질주

씽킹머신즈 랩의 중심에는 미라 무라티(Mira Murati) 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있다. 무라티는 2024년 9월 오픈AI를 떠난 뒤 2025년 2월 씽킹머신즈 랩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했다. 공동 창업자로는 역시 오픈AI 출신인 바렛 조프(Barret Zoph)와 존 슐만(John Schulman)이 합류했다. 슐만은 현재 씽킹머신즈의 수석 과학자(Chief Scientist)를 맡고 있다. 창업 자금도 파격적이었다. 2025년 7월 시드 라운드에서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를 유치하며 포스트머니 기업가치 120억 달러(약 17조 4,0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가 리드 투자자였으며, 엔비디아, 액셀(Accel), 서비스나우(ServiceNow), 시스코(Cisco), AMD ,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 등이 참여했다. 2025년 11월에는 기업가치 약 500억 달러(약 7조 2,500억 원)를 목표로 추가 자금 조달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티는 이번 파트너십 발표에서 “엔비디아의 기술은 AI 분야 전체가 세워진 토대”라고 평가했다.

인재 쟁탈전의 한복판, 오픈AI로의 역유출

그러나 씽킹머신즈의 행보가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공동 창업자 바렛 조프를 비롯해 코리 멧츠(Cory Metz), 새뮤얼 쇤홀츠(Samuel Schoenholz) 등 핵심 인력이 2026년 1월 오픈AI로 복귀하는 이례적인 ‘역유출’이 발생했다. 오픈AI에서 나와 새 회사를 세운 인재들이 다시 오픈AI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AI 업계의 인재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다만 수석 과학자 존 슐만은 씽킹머신즈에 잔류하고 있으며, 이번 엔비디아와의 1GW 파트너십은 인재 이탈에 따른 불확실성을 상쇄하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가 대규모 지분 투자까지 감행한 것은 핵심 인력 변동에도 불구하고 씽킹머신즈의 기술 방향성과 실행력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씽킹머신즈는 현재 오픈소스 모델 파인튜닝 API인 ‘팅커(Tinker)’를 운영 중이며, 라마-3.2-1B부터 키미 K2(1조 파라미터)까지 지원한다. 이 API는 2025년 12월부터 정식 서비스(GA) 중이며, 2026년 중 자체 프론티어 모델도 공개할 계획이다.

항목 세부 내용
파트너십 규모 최소 1GW 베라 루빈 시스템 (수백억 달러 추산)
베라 루빈 배치 시점 2027년 초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비용 약 500억 달러(약 7조 2,500억 원)
씽킹머신즈 설립일 2025년 2월
시드 투자 유치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기업가치 120억 달러
주요 투자자 a16z(리드), 엔비디아 , 액셀, AMD, 시스코 등
목표 기업가치 약 500억 달러(약 7조 2,500억 원)
핵심 제품 팅커 API (오픈소스 모델 파인튜닝, 2025년 12월 GA)

1GW 클럽 — AI 인프라 전쟁의 새 국면

씽킹머신즈의 1GW 확보는 AI 인프라 군비 경쟁의 최신 장면이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10GW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 중이며, 기업가치는 3,000억 달러(약 435조 원)를 넘어섰다. 앤스로픽(Anthropic )은 아마존과 손잡고 1GW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확보했으며, 기업가치 600억 달러(약 87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콜로서스(Colossus) 클러스터에 100만 개 이상의 GPU를 투입했고, 기업가치는 2,300억 달러(약 33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 최초의 1GW급 데이터센터들이 2026~2027년 사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씽킹머신즈가 이 거대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사실이다. 창립 13개월 만에 1GW 클럽에 진입한 것은 전례가 없다. 이는 AI 산업에서 인프라 규모가 곧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굳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프론티어 모델을 훈련하려면 기가와트급 전력이 필수이며, 이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 시사점 — 한 스타트업의 전력이 한국 전체 데이터센터와 맞먹다

이번 딜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한국의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은 약 1.2GW 수준이다. 씽킹머신즈라는 단일 스타트업이 확보한 1GW가 한국 전체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육박한다는 뜻이다. AI 인프라 경쟁이 국가 단위를 넘어서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반도체 공급망 측면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있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GPU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HBM (고대역폭메모리)이 탑재된다. 씽킹머신즈를 포함한 글로벌 AI 기업들의 인프라 확장이 가속화될수록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씽킹머신즈의 오픈소스 모델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팅커 API를 통해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로 오픈소스 모델을 파인튜닝할 수 있는 환경은 한국 기업들에도 기회가 된다. 반면 에너지 정책 차원에서는 경고등이 켜진다. 1GW급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면 원전급 전력 공급이 전제되어야 하며, 한국의 현재 에너지 정책과 전력 인프라로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 AI 시대의 경쟁력이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한국 정책 입안자들이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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