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Adobe)의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CEO가 18년간의 재임을 마치고 퇴임을 선언하다. 후임자가 선정되면 이사회 의장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AI가 SaaS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가운데, 실적 호조에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9.3% 급락하다.

나라옌, “작별이 아닌 성찰의 시간”

어도비는 3월 12일(현지 시간)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샨타누 나라옌 CEO의 퇴임 계획을 공식 발표하다. 나라옌은 1998년 부사장 겸 제너럴 매니저로 어도비에 합류한 뒤 2007년 CEO에 취임해 약 18년간 회사를 이끌어 왔다. 그는 후임자가 선정될 때까지 CEO직을 유지하며, 이후 이사회 의장(Chair of the Board)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나라옌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것은 작별이 아니라 성찰의 시간이다”라고 밝히며 “창의성의 다음 시대는 지금 쓰이고 있다—AI와 새로운 워크플로, 완전히 새로운 표현 형식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하다. 이사회는 수석 독립이사인 프랭크 칼데로니(Frank Calderoni)를 후임자 선정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내부와 외부 후보를 모두 검토할 방침이다.

실적은 호조, 그러나 주가는 급락

나라옌의 퇴임 발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어도비의 견고한 실적과 동시에 이루어지다.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64억 달러(약 9조 2,800억 원)로 시장 예상치 62억 8,000만 달러를 상회하며 전년 대비 12.1% 성장하다. 주당순이익(EPS)은 6.06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 5.87달러를 웃돌았다. 구독 매출은 61억 7,000만 달러(약 8조 9,465억 원)로 13% 증가했고, 영업 현금흐름은 29억 6,000만 달러(약 4조 2,920억 원)로 1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다.

항목 실적 시장 예상치 전년 대비
매출 64억 달러 62.8억 달러 +12.1%
EPS $6.06 $5.87 +19.3%
구독 매출 61.7억 달러 +13%
영업 현금흐름 29.6억 달러 1분기 최고
크리에이티브·마케팅 매출 43.9억 달러 +12%
비즈니스·소비자 매출 17.8억 달러 +16%

그럼에도 시장은 냉담하게 반응하다. 정규 거래에서 1.43% 하락한 어도비 주가는 269.78달러에 마감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250.20달러까지 9.3% 추가 급락하다. 시가총액은 약 1,107억 달러(약 160조 5,150억 원)로 축소되다. 2026년 들어 누적 주가 하락률은 약 23%에 달하다.

AI가 흔드는 SaaS의 기반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AI가 전통적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한다는 월가의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2월에는 에이전틱 AI가 사용자당 과금(per-seat pricing) 모델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클라우드·SaaS 주식이 일제히 급락하는 이른바 ‘SaaS마겟돈(SaaS-mageddon)’이 발생하다. 생성형 AI 도구들이 포토샵(Photoshop)이나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 같은 전문 소프트웨어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어도비의 핵심 수익원인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 구독 모델이 근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캔바(Canva), 미드저니(Midjourney) 등 AI 네이티브 경쟁자들이 전문 디자인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으며, 이는 나라옌 시대가 구축한 구독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나라옌이 남긴 유산: 패키지에서 클라우드로

나라옌의 18년은 어도비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전환기이다. 그는 어도비를 패키지 소프트웨어 판매 모델에서 클라우드 구독 모델로 전환하는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피벗’을 주도해, SaaS가 대규모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다. 재임 기간 동안 직원 수는 약 3,000명에서 3만 명 이상으로 10배 증가했고, 매출은 10억 달러 미만에서 250억 달러(약 36조 2,500억 원) 이상으로 25배 이상 성장하다. 또한 디지털 익스피리언스(Digital Experience) 플랫폼으로 마케팅·분석·고객 참여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으며, 파이어플라이(Firefly) 생성형 AI 모델을 제품 전반에 통합해 누적 65억 장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하다. AI 퍼스트 제품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다. 나라옌은 “모든 사람이 창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우리의 사명은 AI 시대에 콘텐츠가 모든 경험을 이끌면서 더욱 큰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히다.

전망: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

어도비의 CEO 교체는 단순한 경영 인사가 아니라 AI 시대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상징하다. 한국의 크리에이티브 산업과 디지털 마케팅 시장은 어도비 생태계에 깊이 의존하고 있어, 새 CEO의 AI 전략 방향에 따라 국내 기업과 크리에이터들의 워크플로가 크게 변화할 수 있다. 2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64억 3,000만~64억 8,000만 달러, EPS 5.80~5.85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며 사업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잔여이행의무(RPO)가 222억 2,000만 달러(약 32조 2,190억 원)에 달하는 만큼, 새 리더는 이 안정적 수익 기반 위에서 AI 전환을 가속하면서도 구독 모델의 가치를 재정의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나라옌의 퇴임은 어도비뿐 아니라 모든 SaaS 기업에 던지는 질문이다—AI가 소프트웨어를 민주화할 때, 기존의 프리미엄 구독 모델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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