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규제 당국이 6월 3일(현지시각) 구글 (Google)에 퍼블리셔(Publisher, 언론사 및 콘텐츠 발행자)들이 생성형 AI 검색에 자사 콘텐츠가 사용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도구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규제는 영국에서 먼저 시행된 후 전 세계로 확대 적용되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취한다. AI 검색이 퍼블리셔의 트래픽과 수익을 심각하게 잠식하고 있다는 업계의 지속적 문제 제기에 규제 당국이 공식적으로 대응한 첫 사례로, 글로벌 AI 규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구글 트래픽 3분의 1로 급감…퍼블리셔 생존 위기

이번 규제의 배경에는 퍼블리셔 업계의 심각한 트래픽 감소가 있다. 웹 분석 기업 차트비트(Chartbeat)의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에서 퍼블리셔 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AI 검색 도입 이후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클릭률(CTR) 변화이다. 구글 검색 결과에서 퍼블리셔 링크의 CTR은 2024년 1.76%에서 2025년 0.61%로 급락했다. 불과 1년 만에 CTR이 65%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는 구글의 AI 오버뷰(AI Overview)가 검색 결과 상단에 AI가 요약한 답변을 표시하면서, 사용자가 원본 기사를 클릭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결과이다. 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디지털 담당 임원은 “우리의 콘텐츠가 AI의 학습 데이터이자 답변의 원천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그 대가는 트래픽 감소”라며 “이대로면 양질의 저널리즘 생산이 경제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호소했다.

옵트아웃 도구: 무엇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나

영국 규제 당국이 구글에 요구한 옵트아웃 도구의 핵심은 퍼블리셔가 자사 콘텐츠의 AI 검색 활용 방식을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퍼블리셔는 자사 기사가 구글의 생성형 AI 검색 결과에 인용되거나 요약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기존에도 구글은 robots.txt나 메타태그를 통한 제한적 제어 방법을 제공했으나, 이는 AI 검색과 일반 검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새 도구는 일반 검색 인덱싱은 유지하면서 AI 검색에서만 콘텐츠를 제외할 수 있는 선택적 옵트아웃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퍼블리셔 입장에서 중요한 진전이다. 일반 검색을 통한 트래픽 유입은 유지하면서, AI가 콘텐츠를 무단으로 요약해 사용자의 원본 방문을 차단하는 것만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목 내용
규제 내용 AI 검색 콘텐츠 사용 옵트아웃 도구 의무화
적용 대상 구글 (Google)
시행 방식 영국 먼저 시행 → 전 세계 확대
구글 유입 트래픽 변화 약 3분의 1로 감소
CTR 변화 (2024→2025) 1.76% → 0.61% (65% 하락)
옵트아웃 범위 AI 검색만 제외, 일반 검색 인덱싱 유지
기존 제어 수단 robots.txt, 메타태그 (AI/일반 구분 불가)

영국 우선 시행, 전 세계 확대…글로벌 규제 선례

이번 규제의 적용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영국에서 먼저 시행한 뒤 전 세계로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을 취한 것이다. 영국 경쟁시장청(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이 퍼블리셔에 미치는 영향을 수년간 조사해왔으며, AI 검색이 이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영국이 먼저 규제를 시행하고 구글이 이를 글로벌로 확대 적용하도록 한 것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한 접근법이다. EU도 AI법(AI Act)을 통해 AI 시스템의 콘텐츠 사용에 대한 투명성과 퍼블리셔 권리 보호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뉴스 미디어 연합이 유사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영국의 조치가 글로벌 AI 규제의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언론에 던지는 시사점

한국 언론사들도 동일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네이버와 구글 모두 AI 검색 기능을 강화하면서, 뉴스 콘텐츠의 원본 방문 없이 AI 요약만으로 정보 소비가 완결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AI 검색 도입 이후 국내 주요 언론사의 검색 유입 트래픽이 평균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옵트아웃 규제가 한국에도 도입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와 콘텐츠 저작권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 검색의 편의성과 콘텐츠 생산자의 정당한 대가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은 전 세계적 과제이며, 영국의 이번 규제는 그 균형을 향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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