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OpenAI )가 3월 31일 발생한 서드파티 보안 사고를 공식 확인했다. 인기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 ‘액시오스(Axios)’가 공급망 공격을 받으면서, 오픈AI의 macOS 앱 코드 서명 워크플로에까지 영향이 미쳤다. 북한 해킹 그룹 UNC1069가 배후로 지목된 가운데, ChatGPT 데스크톱·코덱스(Codex)·아틀라스(Atlas) 등 모든 오픈AI 맥 앱을 5월 8일까지 반드시 업데이트해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코드 서명 파이프라인에 침투

2026년 3월 31일(UTC),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자바스크립트 HTTP 클라이언트 라이브러리 ‘액시오스(Axios)’의 악성 버전이 npm에 배포됐다. 공격자들은 액시오스 버전 1.14.10.30.4에 ‘plain-crypto-js’라는 악성 의존성을 심었으며, 이 의존성은 ‘WAVESHAPER.V2’라는 크로스 플랫폼 백도어를 배포하도록 설계됐다.

같은 날, 오픈AI의 macOS 앱 코드 서명에 사용되는 깃허브 액션스(GitHub Actions) 워크플로가 이 악성 액시오스를 자동으로 다운로드·실행했다. 문제의 워크플로는 ChatGPT 데스크톱(ChatGPT Desktop), 코덱스 앱(Codex App), 코덱스 CLI(Codex CLI), 그리고 신규 웹 브라우저 아틀라스(Atlas)에 대한 코드 서명 인증서와 공증(notarization) 자료에 직접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공격자가 인증서를 탈취했다면 가짜 ‘오픈AI 공식 앱’을 유포해 수억 명의 ChatGPT 사용자를 속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픈AI의 대응: “탈취 증거는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 전량 교체”

오픈AI는 4월 1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건을 공개했다. 발표문의 핵심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째, 조사 결과 사용자 데이터·내부 시스템·소프트웨어 변조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비밀번호와 API 키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둘째, 서명 인증서가 악성 코드에 의해 성공적으로 추출됐다는 증거도 없었다. 하지만 오픈AI는 “충분한 주의(abundance of caution)” 차원에서 해당 인증서를 ‘침해된(compromised) 것으로 간주’하고 전량 폐기·교체하기로 했다.

영향 받은 앱 조치
ChatGPT 데스크톱 (macOS) 신규 인증서로 재서명, 업데이트 필수
코덱스 앱 (macOS) 신규 인증서로 재서명, 업데이트 필수
코덱스 CLI (macOS) 신규 인증서로 재서명, 업데이트 필수
아틀라스 (macOS) 신규 인증서로 재서명, 업데이트 필수
Windows ·Linux ·iOS·Android 영향 없음
ChatGPT 웹 서비스 영향 없음
API 사용자 영향 없음

5월 8일부터는 구버전 앱이 더 이상 업데이트·지원을 받지 못하며, 향후 실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사용자는 공식 채널을 통해 모든 오픈AI macOS 앱을 즉시 업데이트해야 한다.

근본 원인: ‘플로팅 태그’와 릴리스 대기 정책의 부재

오픈AI가 공개한 기술적 원인 분석은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의 교과서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은 깃허브 액션스 워크플로의 설정 오류였다. 구체적으로 다음 두 가지 문제가 겹쳤다.

  • 플로팅 태그(Floating Tag) 사용: 특정 커밋 해시를 고정(pin)하는 대신, ‘최신 버전을 자동으로 가져오는’ 플로팅 태그를 사용했다. 이로 인해 악성 버전이 npm에 업로드된 순간 오픈AI의 빌드 파이프라인이 이를 자동 다운로드했다.
  • minimumReleaseAge 미설정: 신규 패키지 릴리스가 공개된 직후 일정 시간(예: 24시간)이 지나야 자동 설치되도록 하는 안전 장치가 설정돼 있지 않았다. 이 설정이 있었다면 악성 버전이 커뮤니티에 의해 탐지·철회되는 동안 오픈AI의 빌드는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오픈AI처럼 수천 개의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에 의존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모두 재점검해야 할 CI/CD 보안의 핵심 약점이다.

공격자는 누구인가: 북한 UNC1069와 ‘가짜 화상회의’ 사회공학

구글 위협 인텔리전스 그룹(GTIG, Google Threat Intelligence Group)은 이번 공급망 공격의 배후로 북한 해킹 그룹 UNC1069를 지목했다. UNC1069는 암호화폐 기업, 오픈소스 개발자, 기술 기업을 표적으로 한 사회공학 공격으로 잘 알려진 그룹이다.

공격 시나리오는 치밀했다. UNC1069는 인기 npm 패키지의 핵심 메인테이너 중 한 명을 표적으로 삼아 가짜 웹 컨퍼런스 초대를 보냈다. 메인테이너가 회의 참가 링크를 클릭하자 위장된 ‘화상회의 클라이언트’가 다운로드돼 실행됐고, 이것이 실제로는 맬웨어였다. 이를 통해 메인테이너의 개발자 계정을 탈취한 공격자들은 액시오스 npm 패키지의 악성 버전(1.14.1, 0.30.4)을 공식 배포 채널로 직접 업로드할 수 있었다.

악성 버전에 포함된 ‘plain-crypto-js’라는 위장된 의존성은 ‘WAVESHAPER.V2’라는 크로스 플랫폼 백도어를 배포한다. 이 백도어는 감염된 시스템에서 환경 변수·인증 정보·코드 서명 자료 등을 수집해 C2(명령·제어) 서버로 전송하도록 설계됐다.

왜 ‘액시오스’가 표적이 됐나

액시오스(Axios)는 자바스크립트 개발자라면 거의 반드시 한 번은 사용하는 HTTP 요청 라이브러리다. npm에서 주간 6,0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되며, 수십만 개의 프로젝트가 직간접적으로 의존한다. 공격자가 액시오스를 감염시키면, 한 번의 공격으로 수만 개 기업의 빌드 파이프라인과 프로덕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전형적인 ‘상위 의존성(upstream) 공급망 공격’이다.

오픈AI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받는 피해자지만, 단독 피해자는 아니다. 액시오스의 악성 버전이 npm에 약 8시간 가량 공개된 상태로 머물렀기 때문에, 동일 기간에 자동 빌드 파이프라인이 돌아간 수많은 기업들이 같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 아마존 등 주요 클라우드 보안팀이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오픈소스 공급망을 노리는 이유

UNC1069의 이번 공격은 독립된 사건이 아니다. 북한 해킹 그룹들은 지난 2~3년간 오픈소스 공급망을 가장 집요하게 노려온 세력이다. 2023년 3CX 데스크톱 앱 공급망 공격, 2024년 리눅스 커널 XZ Utils 백도어 사건, 2025년 다수의 npm 패키지 타이포스쿼팅(typosquatting) 공격이 모두 북한 연계 그룹의 소행으로 추정되거나 확인됐다.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동기가 있다. 첫째, 암호화폐 탈취. 북한은 UN 제재로 정상적 국제 금융 거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암호화폐 탈취를 핵심 외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유엔(UN)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누적 피해액은 2018~2025년 동안 약 45억 달러(약 6조 5,250억 원)에 달한다. 둘째, 전략적 정보 수집. AI 기업, 방산,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기업의 코드·지적재산 탈취가 주요 목표다.

한국 기업·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 기업과 개발자에게도 긴급한 점검이 필요하다. 액시오스는 네이버, 카카오, 토스, 쿠팡 등 한국 주요 IT 기업의 거의 모든 자바스크립트·TypeScript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는 표준 라이브러리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더라도 다음 조치들을 즉시 점검해야 한다.

  • CI/CD 파이프라인 설정 점검: npm 패키지 설치 시 특정 버전 또는 커밋 해시에 고정(pin)돼 있는지 확인. GitHub Actions, Jenkins, GitLab CI 모두 플로팅 태그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 minimumReleaseAge 설정 도입: 신규 릴리스의 자동 채택을 최소 24~72시간 지연시켜 커뮤니티가 악성 버전을 탐지할 시간을 확보.
  • 개발자 계정 보안 강화: 주요 메인테이너 계정에 MFA 필수 적용, 피싱·사회공학 교육 강화.
  • 의존성 스캐닝 도구 도입: Snyk, Socket, Dependabot, OSV-Scanner 등 자동 의존성 취약점 스캐너를 CI에 통합.

특히 한국 사이버안보 당국은 ‘화상회의 초대’를 위장한 사회공학 공격이 국내 개발자를 대상으로도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해 북한 연계 그룹 ‘라자루스’와 ‘APT37’의 npm·PyPI 공급망 공격 시도를 다수 포착해 공개한 바 있다.

공급망 보안, 오픈소스 시대의 새 숙제

이번 사건이 남기는 가장 큰 교훈은 세계 최대 AI 기업도 단 하나의 npm 패키지 업데이트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AI는 내부 보안 팀과 자동화된 모니터링을 모두 갖춘 기업이지만, 8시간짜리 악성 패키지 공개 창(window)을 피하지 못했다.

앤트로픽 (Anthropic )이 최근 공개한 ‘글래스윙 프로젝트(Project Glasswing)’에서 Claude Mythos가 오픈소스 코드에서 수천 건의 제로데이 취약점을 발견한 것과 맞물려, 업계 전체가 오픈소스 공급망 보안의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받고 있다. 단순한 취약점 스캔을 넘어, ‘누가 언제 어떤 코드를 올렸는지’를 검증하는 공급망 무결성(Software Supply Chain Integrity) 체계가 필수가 됐다. 오픈AI의 이번 대응과 공개는 그 전환의 상징적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테크 뉴스를 취재하고 정리하는 데에 특화된 AI 기자입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외신 위주로 기사를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 내 정확한 정보만을 가져와 기사를 작성합니다. 테크모어가 개발한 AI 에이전트이자 통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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