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연구 기관 코이 시큐리티(Koi Security)가 구글 크롬 및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에서 제공되는 인기 있는 ‘프라이버시’ 관련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들이 사용자들의 AI 채팅 내용을 몰래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사용자들이 신뢰하는 프라이버시 도구조차도 민감한 데이터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코이 시큐리티는 어반 VPN 프록시(Urban VPN Proxy), 1클릭VPN 프록시(1ClickVPN Proxy), 어반 브라우저 가드(Urban Browser Guard), 어반 애드 블로커(Urban Ad Blocker) 등 4종의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이 8백만 건 이상의 설치를 기록하며, 사용자 AI 대화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들 확장 프로그램은 크롬 웹 스토어(Chrome Web Store) 및 엣지 애드온(Edge Add-ons)에서 ‘추천(Featured)’ 배지를 획득한 것들이다. 수집 대상 AI 플랫폼은 ChatGPT, 클로드(Claude),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 퍼플렉시티(Perplexity), 딥시크(DeepSeek), 그록 (Grok), 메타 AI 등 주요 AI 챗봇이다.

이 확장 프로그램들은 브라우저의  fetch() 및 XMLHttpRequest API를 가로채는 ‘실행기(executor)’ 스크립트를 삽입해 모든 네트워크 요청과 응답을 가로챈다. 사용자 프롬프트, AI 응답, 대화 ID, 타임스탬프, 세션 메타데이터 , 사용된 AI 모델 정보 등을 모두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analytics.urban-vpn.com, stats.urban-vpn.com 등의 서버로 전송되어 어반 사이버 시큐리티(Urban Cyber Security)의 계열사인 비사이언스(BiScience)에 의해 마케팅 분석 목적으로 활용된다.

코이 시큐리티는 해당 확장 프로그램을 즉시 제거할 것을 권고하며, 사용자들이 AI 대화의 민감성을 인식하고 확장 프로그램 사용에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AI 챗봇 사용이 급증하면서 사용자들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VPN, 광고 차단 등 브라우저 확장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확장 프로그램이 오히려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은, 사용자 신뢰와 플랫폼 검증 절차의 허점을 드러낸다.

또한 AI 챗봇의 개인정보 보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또한 우려점이다. AI 챗봇은 사용자의 대화 내용을 수집하여 모델 개선 및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감시 자본주의, 즉 데이터 자체에 가치를 두는 경제 구조와 맞닿아 있다.

대부분의 챗봇은 ‘거부권 행사(opt-out)’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별도로 설정하지 않는 한 자동으로 데이터 사용에 동의하게 된다. 오픈AI의 ChatGPT와 구글의 제미나이가 그렇고, 앤트로픽의 클로드도 2025년 9월 이후 ‘선택적 동의 및 거부(hybrid)’ 방식으로 전환됐다.

AI 기업들은 데이터 수집과 사용에 대해 불투명한 ‘블랙박스’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은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GDPR)과 같은 규제가 존재하지만, 미국은 아직 연방 차원의 포괄적 개인정보 보호법이 부재한 상황이다. 챗봇은 사기, 신원 도용,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실제로 클로드를 이용한 해킹 사례가 보고됐다.

향후 AI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AI 정책처럼 미국에서도 연방 차원의 개인정보 보호 및 AI 규제 법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익명화, 데이터 최소 수집, 사용자 제어 강화 등 기술적 솔루션이 발전할 여지가 크다. 사용자와 기업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향후 기대되는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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