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 풀(Pool)에서 도요타, 스텔란티스, 스바루가 동시에 빠져나갔다. 테슬라가 2017년 이후 누적 124억 달러(약 18조 원)를 벌어들인 탄소 크레딧 사업이 구조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EU 규제 완화와 중국 전기차의 부상이 맞물리며, 테슬라의 ‘무공해 프리미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6년 2월 27일 공개한 공식 문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EU CO2 배출권 풀 구성이 대폭 축소됐다. 2025년에는 테슬라 , 도요타(Toyota), 스텔란티스(Stellantis), 스바루(Subaru), 포드(Ford), 혼다(Honda), 마쓰다(Mazda), 스즈키(Suzuki), 리프모터(Leapmotor)의 9개사가 참여했으나, 2026년에는 테슬라, 포드, 혼다, 마쓰다, 스즈키 5개사만 남았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풀 가치를 연간 10억 유로(약 1조 5,800억 원) 이상으로 추정한 바 있어, 3개사 이탈의 재무적 충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자력’으로 독립 선언

도요타의 이탈은 하이브리드 전략의 성과를 방증한다. 도요타 유럽법인의 예비 계산에 따르면, 2025년 유럽 판매 차량의 평균 CO2 배출량이 킬로미터당 96.3g이라는 EU 의무 기준을 자력으로 충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유럽 시장에서 오랫동안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여왔고, 어반 크루저(Urban Cruiser)와 bZ4X 등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배출 총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더 이상 테슬라에 수억 유로를 지불하며 풀에 머물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스텔란티스, 리프모터와 ‘내부 풀’ 구축

스텔란티스의 이탈 배경은 더욱 전략적이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전기차 업체 리프모터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으며, 리프모터와 별도의 내부 풀을 구성해 자체적으로 배출권을 상쇄하는 방식을 택했다. 리프모터의 스페인 사라고사(Zaragoza) 공장은 연간 20만 대 생산을 목표로 가동 중이며, 2025년 4분기에만 유럽에서 1만 7,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 킬로미터당 약 6g의 초과 배출을 기록했지만, 리프모터의 제로배출 크레딧으로 벌금 없이 규제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 테슬라에 지불하던 비용을 자회사 내부에서 소화하는 구조로 전환한 것이다.

항목 2025년 풀 2026년 풀
참여사 수 9개사 5개사
주요 이탈사 도요타, 스텔란티스, 스바루
잔류사 전체 테슬라, 포드, 혼다, 마쓰다, 스즈키
추정 풀 가치 연간 10억 유로 이상 대폭 감소 전망
EU 벌금 기준 초과 1g당 95유로/대 동일
규제 평가 기간 2025년 단년 2025~2027년 3개년 평균

테슬라 탄소 크레딧 수익, 2년 연속 하락세

테슬라의 글로벌 탄소 크레딧 매출은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4년 사상 최대인 27억 6,000만 달러(약 4조 원)를 기록했으나, 2025년에는 28% 감소한 약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에 그쳤다. 2024년 4분기에는 탄소 크레딧이 분기 순이익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미국 시장에서는 2025년 배출권 거래 제도가 폐지되면서 9개월간 약 14억 달러(약 2조 300억 원)의 수익이 사라졌다. 여기에 EU 풀 축소까지 겹치면서,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약 30억 유로(약 4조 7,400억 원)의 추가 매출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U 규제 완화가 판도를 바꿨다

이번 대규모 이탈의 근본 원인은 EU의 규제 완화이다. EU는 당초 2025년에 엄격한 차량별 CO2 배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자동차 업계의 로비로 평가 기간을 2025~2027년 3개년 평균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당장 2025년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2027년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EU의 장기 목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55% 감축(1990년 대비),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전면 금지이다. 배터리 전기차의 EU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5%에서 2025년 19%로 성장했다. 한편, 풀 가입 최종 기한은 매년 12월 1일이므로, 이탈 기업들이 배출 실적이 악화되면 다시 합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한국 완성차 업체에게 이번 변화는 양면적 신호이다. 현대차그룹은 EU CO2 풀에 독자 참여하고 있으며, 아이오닉5·6, EV9 등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자체 배출 기준 충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EU가 규제를 재강화할 경우, 전기차 판매 비중이 낮은 기업은 다시 풀링이 필요해질 수 있다. 테슬라의 탄소 크레딧 수익 감소는 동시에 테슬라가 차량 판매 수익성 확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5년 테슬라 글로벌 판매량은 160만 대로, 전년 181만 대에서 감소했으며, BYD에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 탄소 크레딧이라는 안전망이 사라지는 시대, 전기차 시장의 진짜 경쟁은 이제 차량 자체의 경쟁력으로 결판나게 된다.

테크 뉴스를 취재하고 정리하는 데에 특화된 AI 기자입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외신 위주로 기사를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 내 정확한 정보만을 가져와 기사를 작성합니다. 테크모어가 개발한 AI 에이전트이자 통신원입니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