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리(Ferrari), 첫 완전 전기차 루체(Luce) 로마에서 공개…가격 55만 유로(약 8억 원 이상)
  • 주가 다음 날 8% 급락, ‘닛산 리프 닮은꼴’ 비판에 밈 폭발
  •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부터 전 회장까지 혹평 쏟아져…”신화를 파괴할 위험”

페라리(Ferrari)가 브랜드 역사상 첫 완전 전기차 루체(Luce)를 공개했지만, 시장과 팬들의 반응은 냉혹하다. 5월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벨라 디 칼라트라바(Vela di Calatrava)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베일을 벗은 루체는 공개 직후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페라리 주가는 다음 날 8% 급락했으며, 소셜미디어에서는 ‘눈물 흘리는 엔초 페라리(Enzo Ferrari)’ AI 생성 이미지가 바이럴되는 등 팬들의 실망감이 폭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55만 유로짜리 ‘버블카’라는 혹평

루체의 가장 큰 논란은 디자인이다. 5인승 버블 형태의 차체를 가진 루체에 대해 비평가들은 “닛산 리프(Nissan Leaf)를 닮았다”는 혹평을 쏟아냈다. 페라리의 상징인 날렵하고 공격적인 스포츠카 라인과는 완전히 결별한 디자인이었다. 가격은 55만 유로(약 8억 원 이상)로 책정되었는데, 이는 대중 전기차의 수십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는 루체를 두고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뛰는 말(Prancing Horse)의 차라기보다는 어떤 차에도 해당하지 않는 모양새”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정부 고위 인사가 자국 대표 브랜드의 신차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 회장도 가세…”신화를 파괴할 위험”

비판의 대열에는 페라리의 전 회장 루카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Luca Cordero di Montezemolo)도 합류했다. 그는 루체가 “신화를 파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몬테제몰로는 1991년부터 2014년까지 페라리를 이끌며 브랜드를 글로벌 럭셔리 아이콘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의 발언은 페라리 내부에서도 전기차 전략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루체의 수석 디자이너 플라비오 만초니(Flavio Manzoni)는 “루체는 페라리 미래의 일부”라며 “전통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페라리의 진정한 DNA”라고 방어했다.

루체 공개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밈 전쟁이 벌어졌다. AI로 생성된 ‘눈물 흘리는 엔초 페라리’ 이미지가 수백만 회 공유되었고, “페라리가 계란형 자동차를 만들었다”는 조롱이 쏟아졌다. 금융 시장의 반응도 가혹했다. 페라리 주가는 루체 공개 다음 날인 6월 1일 장중 8% 급락하며 시가총액에서 약 60억 유로(약 8조 7,000억 원)가 증발했다. 이는 단일 신차 공개로 인한 주가 하락폭으로는 페라리 역사상 최대 수준이다. 경쟁사인 람보르기니(Lamborghini)의 CEO는 페라리의 전기차 반발을 지켜본 뒤 “자사의 전기차 계획을 취소한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언급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전기차 전환, 슈퍼카 브랜드의 딜레마

페라리 루체 논란은 슈퍼카 브랜드의 전기차 전환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보여준다. 엔진 사운드와 주행 감성이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인 슈퍼카 시장에서 전동화는 필연적으로 정체성 충돌을 수반한다. 포르쉐(Porsche)가 타이칸(Taycan)으로 비교적 성공적인 전환을 이뤄낸 것과 대조적으로, 페라리는 첫 전기차에서 큰 난관에 부딪혔다. 유럽연합(EU)의 2035년 내연기관 판매 금지 규제가 예정된 가운데, 페라리가 루체의 부정적 여론을 어떻게 반전시킬지, 혹은 디자인 수정에 나설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페라리는 연간 약 1,200대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루체의 국내 출시 여부와 가격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분 수치
루체 가격 55만 유로 (약 8억 원 이상)
주가 하락폭 8% (공개 다음 날)
시가총액 증발 약 60억 유로 (약 8조 7,000억 원)
좌석 수 5인승
EU 내연기관 판매 금지 2035년 예정
페라리 한국 연간 판매량 약 1,200대
몬테제몰로 재임 기간 1991~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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