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 망원경이 102개의 적외선 색을 활용해 하늘 전체의 모습을 담은 우주 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이 획기적인 지도는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천문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우주 탄생의 초기 순간과 은하의 진화, 그리고 생명의 기초가 되는 물질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NASA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 제트추진연구소(JPL), BAE 시스템즈 등 여러 기관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2025년 3월 11일에 발사되었으며, 같은 해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과학 관측을 시작했다.
스피어엑스는 하루에 약 3,600장의 이미지를 촬영하며, 6개월이면 하늘 전체를 한 번 다 관측할 수 있다. 이 망원경은 6개의 검출기를 사용하는데, 검출기마다 17개의 색 필터가 달려 있어 총 102개의 색 정보를 동시에 수집한다. 이러한 방식을 ‘분광학’이라고 부르며, 이를 통해 천체까지의 거리나 구성 물질, 생명의 구성 요소를 분석할 수 있다. 덕분에 스피어엑스는 평면적인 2차원 이미지를 넘어 입체적인 3차원 우주 지도를 제작한다.
스피어엑스의 주요 과학적 목표는 우주 초기 단계, 특히 빅뱅 직후 우주가 갑자기 팽창했던 ‘우주 인플레이션’이 현재의 은하 분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또한 은하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우주의 140억 년 역사를 추적하며, 우리 은하 안에 생명의 기초 물질이 어떻게 퍼져 있는지 연구한다. 스피어엑스가 제공하는 다채로운 색상의 지도는 이러한 복잡한 과학적 질문들을 풀어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첫 번째 전천 지도는 관측 시작 6개월 만에 완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102개의 색상별 지도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는 앞으로 진행할 추가 관측 데이터와 합쳐져 훨씬 더 선명하고 정밀해질 예정이다. 스피어엑스가 모은 자료는 공개 저장소인 ‘적외선 과학 아카이브(IRSA)’를 통해 전 세계 과학자와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NASA의 숀 도마갈-골드만 박사는 “모든 천문학자가 이 데이터에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것”이라며, 스피어엑스가 우주의 탄생과 변화를 이해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트추진연구소의 데이브 갤러거 소장 역시 중형급 임무임에도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추가 관측을 통해 지도가 더 정밀해지면 우주 초기 구조와 인플레이션 이론을 더욱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다. 또한 공개된 스피어엑스 데이터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나 로먼 우주망원경, 유클리드 망원경 등 다른 우주 망원경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은하 내에 물과 유기 분자가 어떻게 퍼져 있는지 밝혀내어 천문학뿐만 아니라 생명과학과 행성과학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2025 TechMor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제보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시면 techmore.main@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