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의 유전 법칙과 예외
목차
멘델 유전 법칙의 개요
멘델의 유전 법칙은 19세기 중반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이 완두콩 교배 실험을 통해 발견한 유전 원리로, 현대 유전학의 기초를 이룬다. 멘델은 대립 유전자가 감수분열 과정에서 유전적으로 분리되고 독립적으로 조합된다고 제안함으로써, 유전자와 대립유전자의 행동 방식을 설명했다 (pmc.ncbi.nlm.nih.gov). 그의 법칙들은 이후 세포 분열과 염색체의 동태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다양한 생물의 여러 형질과 질병에 적용되는 멘델식 유전의 기저를 이룬다 (pmc.ncbi.nlm.nih.gov). 즉, 멘델의 법칙은 한 생물체의 부모로부터 두 개의 대립유전자가 전달되며, 이 대립유전자는 감수분열을 거치면서 분리되어 자손에게 하나씩 전달된다는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멘델 유전 법칙은 크게 우열의 법칙(Law of Dominance), 분리의 법칙(Law of Segregation), 독립의 법칙(Law of Independent Assortment)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열의 법칙은 서로 다른 대립유전자를 가진 경우 하나가 다른 하나를 가려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고, 분리의 법칙은 부모의 두 대립유전자가 자손 형성 시 각 생식세포로 나뉘어 들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독립의 법칙은 서로 다른 두 유전자 쌍이 감수분열 동안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분리된다는 원리로, 이는 예를 들어 둥근 노란 콩과 주름진 녹색 콩을 교배할 때 F₂ 세대에 9:3:3:1의 비율로 네 가지 표현형이 나타나는 실험 결과로 확인되었다 (university.pressbooks.pub).
멘델 법칙은 이후 고전유전학의 뼈대가 되었으며, “유전의 법칙”이라는 명칭처럼 오랫동안 교과서에서 기본으로 다루어졌다. 현대에는 멘델 법칙을 유전의 기본 원리로서 받아들이며, 그 유효성과 한계를 규명하는 것이 유전학 연구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멘델의 역사적 배경
멘델의 생애와 연구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 1822–1884)은 오스트리아 제국(현재 체코)에서 수도사로 일하면서 유전에 관한 실험을 수행했다 (www.dongascience.com). 멘델은 빈 대학에서 식물학과 수학을 토대로 유전 현상에 뛰어난 흥미를 보였으며, 1856년부터 브루노 수도원 정원에서 완두콩 교배 실험을 시작했다. 그는 34그루의 완두콩으로부터 출발하여 다양한 형질의 순계(동형접합)를 교배한 후 약 1만 종 이상의 잡종콩을 수확하여 연구하였다 (www.dongascience.com). 이러한 대규모 실험 결과를 1865년에 자신이 속한 브륀 자연사 학회에 발표하고, 1866년 《식물 잡종에 대한 실험》이라는 논문으로 발표함으로써 유전 법칙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멘델 가족과 동료 수도사들 사이에서는 유전 현상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실제로 멘델과 동료들은 부모의 형질이 자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오랜 기간 탐구해 왔으며, 이를 통해 과학적 유전 이론을 체계화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멘델 이전의 많은 생물학자들은 부모의 형질이 섞여 나타난다는 융합설을 믿었는데, 이는 자손이 부모의 형질을 반반씩 닮는다고 보는 상식적인 관점이었다. 반면 멘델은 이 가설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완두 실험의 설계와 결과
멘델은 완두콩의 형태와 색 등 뚜렷하게 구분되는 7가지 대립 형질(예: 씨의 둥근과 주름, 색깔이 노란색과 초록색 등)을 선택하여 교배 실험을 실시했다 (www.dongascience.com). 우선 각 형질에 대해 순종(순계)을 확보한 뒤, 두 가지 순종 사이를 교배하여 나온 F₁(잡종 1대) 세대의 형질을 분석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둥근 콩을 낳는 순종(AA)과 주름진 콩을 낳는 순종(aa)을 교배한 결과 F₁의 모든 완두콩은 둥근 모양(메멘델이 우성이라고 명명한 형질)을 보였다 (www.dongascience.com). 색깔 형질에서도 노란색 순종과 녹색 순종을 교배하면 F₁은 모두 노란색으로 나타났다. 이런 실험들은 F₁ 세대에서 한쪽 형질이 다른 쪽 형질을 완전히 가린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으며, 이를 멘델은 우열의 법칙으로 정리했다 (www.dongascience.com). 즉, 잡종 1대에서는 부모 형질의 절반이 중간적으로 섞여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우성 형질)만이 나온다. 멘델은 F₁ 세대의 각 개체에 우성 형질을 나타내는 대립 유전자가 하나, 열성 형질을 나타내는 대립 유전자가 하나씩 있음을 가정하여 이 현상을 설명했다.
멩델은 이어 F₂(잡종 2대) 세대를 얻기 위해 F₁ 개체들끼리 자가 수분 시켰다. 그 결과 우성과 열성 형질이 3:1의 비율로 나타났다 (www.dongascience.com). 예를 들어, 둥근(Aa) 개체들끼리 교배하여 얻은 F₂의 3/4은 둥근 모양의 씨앗을, 1/4은 주름진 씨앗을 낳았다. 즉 원래 F₁ 세대에서 잠재되어 있던 열성 형질(주름)이 4분의 1 확률로 다시 나타난 것이다 (www.dongascience.com). 멘델은 이 사실을 바탕으로 “분리의 법칙”을 제안하였다. 분리의 법칙에 따르면 부모 개체가 가지고 있던 두 대립유전자가 감수분열 과정에서 분리되어 각 생식세포로 들어가고, 각 후손은 부모 중 한쪽으로부터 하나의 대립유전자씩을 랜덤하게 물려받는다고 설명된다. 이러한 실험은 다른 형질에서도 일관된 3:1 비율이 확인되었으며, 이를 통해 멘델은 유전 인자가 정량적이고 법칙적으로 전달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www.dongascience.com).
멘델은 또한 두 쌍 이상의 대립 형질에 대한 교배 실험(잡종 2종 이상을 갖는 개체들 간의 교배, 즉 이수성 교배)도 수행하였다. 예를 들어 둥근 노란 씨앗(AA BB)과 주름진 녹색 씨앗(aa bb)을 교배한 결과, F₂ 세대는 둥근 노란(9/16), 둥근 녹색(3/16), 주름진 노란(3/16), 주름진 녹색(1/16) 꼴로 나타나서 두 형질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유전됨을 확인했다 (www.dongascience.com) (www.dongascience.com). 이를 통해 “독립의 법칙”을 확립했는데, 같은 염색체에 위치하지 않은 서로 다른 유전자들은 감수분열 시 각각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유전된다는 것이다. 멘델의 실험 결과는 당시 정통생물학계가 믿던 융합 유전설과 크게 달랐으며, 이로 인해 초기에는 멘델의 법칙이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하기도 했으나 후에 1900년대들어 재발견되면서 현대 유전학의 기틀로 확립되었다.
주요 용어 정의
- 유전자(gene): 생물의 형질을 결정하는 기본 단위로, 염색체 상의 특정 위치(locus)에 존재한다. 각 유전자는 특정 단백질 또는 RNA를 발현하여 표현형(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기여한다.
- 대립유전자(allele): 한 유전자에 대한 서로 다른 형태로, 같은 위치의 대립 염색체에 각각 존재한다. 예를 들어, 완두콩의 종자색 유전자에는 노란색을 나타내는 대립유전자(Y)와 녹색을 나타내는 대립유전자(y)가 있을 수 있다.
- 유전자형(genotype): 개체가 가진 두 대립유전자의 조합을 말한다. 예를 들어 A와 a 두 가지 대립유전자가 있을 때, AA나 Aa, aa가 유전자형이 될 수 있다.
- 표현형(phenotype): 유전자형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실제로 나타나는 생물의 관찰 가능한 형질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형 Aa의 완두콩은 A 유전자가 우성이라면 둥근 종자를 표현형으로 나타낼 것이다.
이러한 용어들을 통해 유전 법칙을 기술한다. 예를 들어 우성 대립유전자는 이형접합 시 표현형에 주로 나타나는 반면, 열성 대립유전자는 두 개가 모두 있어야 나타날 수 있다.
우열의 원리와 예외
우열의 법칙(Law of Dominance)에 따르면, 서로 다른 기능을 지닌 두 대립유전자가 만났을 때 한쪽(우성)이 다른 한쪽(열성)의 효과를 가려서 표현형에 나타난다. 멘델의 완두콩 실험에서 둥근 씨앗(유전자 A)은 주름진 씨앗(a)을 가리는 우성 형질이었으며, 색깔 형질에서도 노란색(Y)이 초록색(y)을 가리는 우성 형질이었다 (www.dongascience.com). 이 경우 동형접합 우성(예:AA)이나 이형접합(Aa) 모두 둥근 씨앗색을 보이고, 동형접합 열성(aa)일 때만 주름진 씨앗색이 나타난다. 우성과 열성의 관계는 표현형을 결정할 뿐, 대립유전자의 전달 과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자연계에는 불완전 우성(incomplete dominance)과 공동 우성(codominance)처럼 멘델의 단순 우열 관계에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불완전 우성에서는 이형접합자(heterozygote)의 표현형이 두 동형접합자의 중간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꽃 색깔이 붉은색인 스냅드래곤(R)과 흰색인 스냅드래곤(r)의 교배에서, 이형접합자(Rr)는 붉거나 흰색이 아닌 분홍색 꽃을 피운다 (pmc.ncbi.nlm.nih.gov). 이는 하나의 붉은색 대립유전자만으로는 완전한 붉은색 안료가 생산되지 않아 분홍빛이 되는 것이다. 이때 R과 r은 불완전 우성 관계를 이루며, 깃발나무의 종자색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다. 불완전 우성의 경우 이형접합자의 표현형(분홍색)의 비율이 1:2:1로 나오며, 멘델 식 3:1과 다른 표현형 비율이 나타나지만 유전자의 분리 자체는 멘델의 법칙을 따른다 (pmc.ncbi.nlm.nih.gov). 실제로 Rr 교배에서 나타나는 유전자형 비율 1:2:1은 불완전 우성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대립유전자 전달이 정상적으로 일어난 결과이다 (pmc.ncbi.nlm.nih.gov) (pmc.ncbi.nlm.nih.gov).
공동 우성(codominance)은 서로 다른 두 대립유전자 모두가 이형접합 상태에서 동시에 표현형에 관여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람이 예로, 혈액형 유전자를 보면 A와 B 대립유전자는 O 대립유전자에 대해 각각 우성이지만 A와 B 사이에는 우열이 없다. A형(A)과 B형(B)의 순형접합(AA, BB) 세포에는 각각 A형과 B형 표면 단백질이 온전히 나타나지만, A형과 B형 대립유전자(I^A, I^B)를 동시에 가진 이형접합자(I^A I^B)는 둘 다 발현하여 AB형 혈액형을 가진다 (pmc.ncbi.nlm.nih.gov). 이 경우 교배에서 나오는 유전자형과 표현형 모두 1:2:1의 비율이며, 표준적인 3:1이 아니라 2개의 우성 표현형(A·B)이 이형접합에 나타난 특수한 경우이다 (pmc.ncbi.nlm.nih.gov).
또한 현실에서는 한 유전자가 두 가지 대립형질 외에 세 가지 이상의 대립유전자를 가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BO 혈액형 유전자는 I^A, I^B, i 세 가지 대립유전자가 알려져 있다. 중요한 점은 개체가 갖는 대립유전자는 여전히 두 개이며, 이 두 유전자는 다른 두 영역으로 분리되어 자손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즉, 형질의 유전은 복수의 대립유전자 존재 여부나 공동·불완전 우성 관계 여부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멘델의 분리 법칙을 따른다 (pmc.ncbi.nlm.nih.gov). 예를 들어 쥐의 아구티 유전자는 19개 이상의 대립유전자를 가지지만, 쥐 하나당 두 개의 대립유전자만 유전되며 각 대립유전자는 멘델의 법칙대로 분리된다 (pmc.ncbi.nlm.nih.gov). 멘델 자신도 열성, 공우성, 다인자 유전(epistasis) 등 여러 예외 가능성을 인식했으나, 그 법칙이 제시된 맥락에서는 두 가지 우성·열성 관계만을 명확히 설명하였다.
분리의 법칙
분리의 법칙(confirms the Law of Segregation)은 개체가 부모로부터 두 개의 대립유전자를 물려받고, 생식세포 형성 시 이 두 유전자가 갈라져 각각 다른 생식세포로 들어간다는 원리다. 즉, 이형접합자(Aa)라면 생식세포(꽃가루 또는 난세포)에는 A와 a가 각각 절반의 빈도로 들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Aa × Aa 교배에서 나오는 자손의 유전자형 비율은 AA: Aa: aa = 1:2:1이 되고, 표현형 비율은 3:1이 된다(동형접합 우성과 이형접합은 동일한 표현형, 동형접합 열성은 다른 표현형). 예를 들어 멘델의 보라색(P)과 흰색(p) 꽃 실험에서도 P/p × P/p 교배 시 F₂의 유전자형 비율은 1:2:1, 표현형 비율은 3:1임이 관찰되었다 (pmc.ncbi.nlm.nih.gov). 이러한 3:1 비율은 두 대립유전자의 분리가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진 결과로, 분리의 법칙을 뒷받침한다.
분리의 법칙은 염색체 수준에서 볼 때 상동염색체의 분리를 의미한다. 현대 세포생물학에서 우리는 감수분열 동안 상동염색체가 각 생식세포로 갈라지는 모습을 관찰한다. 예컨대 두 상동염색체가 짝을 이룬 상태에서 감수분열 제1분열을 거치면, 염색체와 그 내부의 대립유전자가 각각 개별적인 배우체(생식세포 전구체)로 분리된다 (pmc.ncbi.nlm.nih.gov). 이후 수정 과정을 통해 두 배우체가 합쳐지면 자손은 각 부모로부터 하나씩의 염색체(즉 하나씩의 대립유전자)를 갖게 된다. 이처럼 분리의 법칙은 염색체 분리 현상에 기초하여 유전자를 물리적으로 설명해 준다 (pmc.ncbi.nlm.nih.gov).
그러나 분리의 법칙에도 예외가 있다. 예를 들어, 염색체 비분리(nondisjunction) 현상이 발생하면 두 상동염색체(또는 사이토카인시스 미분열)가 한 배우체로 함께 들어가게 되어 멘델이 말한 “반드시 한 개씩 전달” 원리가 깨진다. 이런 경우를 일으키면 다운증후군(21번 비분리) 같은 염색체 이상이나 특정 유전자의 비정상적 표현형(유전자가 과다 복제되어 나타나는 형질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돌연변이성 불안정으로 인하여 한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대립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두 개 이상 전달되는 경우도 분리의 법칙에서 벗어난다. 현대 유전학에서는 비분리 사례를 통해 유전 인자 뿐만 아니라 염색체 행동에도 주의 깊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독립의 법칙과 그 한계
독립의 법칙(Law of Independent Assortment)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유전자 쌍이 감수분열 시 독립적으로 분리된다는 원리다. 즉, 한 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나가는 생식세포는 다른 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나가는 생식세포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조합된다. 이 원리에 따르면 AaBb형 유전자형을 가진 두 개체를 교배했을 때 부모 형질의 조합과는 독립적으로 16개의 가능한 유전자형(4×4) 중 9:3:3:1의 비율로 표현형이 나타난다. 실제로 멘델은 둥근 노란콩과 주름진 녹색콩 순종을 교배하여 얻은 AaBb 형질의 잡종 2대에서 둥근 노란형(9/16), 둥근 녹색(3/16), 주름진 노란(3/16), 주름진 녹색(1/16)의 비율이 나오는 것을 보고 두 형질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유전됨을 확인했다 (university.pressbooks.pub).
하지만 독립의 법칙도 모든 경우에 완벽하게 성립하지는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예외는 유전자의 연관(linkage)이다. 같은 염색체나 서로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유전자들은 감수분열 중 교차(염색체 재조합)가 일어나지 않는 한 함께 이동하여 함께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9:3:3:1이 아닌 부모형질 조합(예: 원형-노란, 주름-초록)이 높은 빈도로 유지되며, 독립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lawshun.com). 토마스 헌트 모건의 초파리 실험이 대표적인데, 서로 다른 염색체에 있지 않은 연관 유전자의 경우 예상 비율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우리 몸에서도 고양이나 개 털 색과 같은 성질들이 2유전자 상호작용(epistasis) 등에 의해 9:3:3:1 비율을 어기는 경우가 있다.
또 하나의 예외는 성 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의 경우로, 보통 X 또는 Y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는 일반적인 상염색체 유전자와 다른 분리 패턴을 보인다. 예를 들어 사람의 혈우병이나 적록 색맹 유전자는 X염색체에 존재하므로, 남자는 하나뿐인 X에서만 유전자를 물려받아 열성 대립유전자가 있으면 바로 빈혈이나 색맹이 나타난다. 이처럼 성염색체성 유전은 기본적으로 멘델 식법에 따르지만 자손의 성비나 표현형 분포가 까다로워진다. 연관유전과 성엽성 유전 외에도 염색체 재조합에 의해 수정되는 변이 유발 요소(예: 돌연변이, 유전자 재배열, 전좌 등)는 독립의 법칙의 형식적 적용에는 변칙을 가져온다.
멘델 법칙의 현대적 해석
멘델의 법칙은 이후 유전학과 진화론의 발전 속에서 더욱 깊이 있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다윈의 진화론에서는 자연선택의 재료가 될 유전적 변이가 중요하므로, 멘델의 발견은 다윈에게 꼭 필요한 유전 기전을 제공했다. 실제로 Mendel과 Darwin 사이의 직접적인 학술적 교류는 없었지만, 멘델의 유전 원리는 “다윈의 문제를 완성해 주는 missing piece“로 평가되었다. Berry와 Browne(2022)는 멘델이 자신의 연구로 “진화론을 완성해 주는 유전기구”를 발견했다고 서술했다 (pmc.ncbi.nlm.nih.gov). 현대 진화생물학의 현대 합성 이론(Modern Synthesis)도 사실상 멘델의 유전 개념과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을 결합한 것이다. 멘델과 피셔의 탐구를 통해, 개체 내 유전형질의 분포 양상이 유전적 확률론으로 설명 가능해졌고, 이를 바탕으로 집단 유전학이 태동했다.
한편, 최근 유전학 연구는 멘델 법칙의 예외적 상황들을 통해 유전 현상의 복잡성을 밝혀 가고 있다. Wolf 등(2022)은 “자연 속의 유전적 변이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법칙과 예외가 함께 작용한다”고 강조하였다 (pmc.ncbi.nlm.nih.gov). 예를 들어, 중간우성이나 공동우성, 다대립유전자, 성염색체 유전, 다인자 유전(polygenic inheritance), 편모 유전(세포 소기관 유전자) 등 수많은 패턴들이 관찰되지만, 이 모든 경우에도 기본적인 유전자 분리와 조합의 법칙 자체는 여전히 기반으로 남는다. 예를 들어 불완전 우성과 공동 우성처럼 표현형 비율이 변형되는 경우에도, 실제 유전형 비율은 멘델이 예측한 1:2:1에서 벗어나지 않고 멘델식 유전의 구조를 따른다 (pmc.ncbi.nlm.nih.gov). 멘델이 당시에 몰랐던 후성유전(epigenetics) 현상도 그 예외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유전자 자국마다 방식에 따라 어머니 또는 아버지 쪽에서만 발현되는 유전자 인쇄(genomic imprinting)나 모체의 세포 환경에 의한 일시적 유전자 발현 조절이 밝히면서, 동일한 DNA 서열이라도 유전형과 실제 표현형 간 연결이 멘델식 표준 모델과 달라질 수 있음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예외적 경우조차도 DNA 염기서열 자체가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물려간다는 구조(멘델이 제창한 ‘불변의 유전 인자’ 개념)는 유지된다.
결국 멘델의 법칙은 현대 유전학의 출발점으로 남아 있으며, 그 이후 발견된 모든 유전 현상은 멘델 시스템을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세베리아의 잎색 유전이나 인간의 혈액형 유전 등에서 나타나는 예외도, 철저히 조사해 보면 멘델의 기본 원리(분리와 독립)가 관여한다. 현재 유전학·유전체학에서는 대사 네트워크, 단백질 상호작용, 환경적 영향 등을 고려하여 멘델 법칙을 보다 통합적으로 해석한다. 또한 진화론과 멘델 법칙의 관계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는데, 멘델 자신도 다윈의 저서들을 읽었고 교배 실험이 어떻게 진화적 다양성에 기여하는지 관심을 가졌다 (pmc.ncbi.nlm.nih.gov) (pmc.ncbi.nlm.nih.gov). 따라서 멘델 법칙은 고전유전학을 넘어 현대 진화유전학, 유전체학의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유전병 연구·농업 품종 개량·인간 유전체 연구 등의 분야에서 여전히 핵심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관련 자료 및 참고 문헌
- 이종필, “멘델의 유전법칙과 재발견”, 동아사이언스(2020) (www.dongascience.com) (www.dongascience.com).
- Susan Strome 외, Clarifying Mendelian vs non-Mendelian inheritance, Genetics (2024) (pmc.ncbi.nlm.nih.gov) (pmc.ncbi.nlm.nih.gov).
- Jason B. Wolf 외, Mendel’s laws of heredity on his 200th birthday: What have we learned by considering exceptions?, Heredity 129:1-3 (2022) (pmc.ncbi.nlm.nih.gov) (pmc.ncbi.nlm.nih.gov).
- Andrew Berry, Janet Browne, Mendel and Darwin, Proc. Natl. Acad. Sci. U.S.A. 119(30):e2122144119 (2022) (pmc.ncbi.nlm.nih.gov) (pmc.ncbi.nlm.nih.gov).
- 기타 상세한 개념 설명 참고 (온라인 강의 노트 및 생물학 교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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