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6세대 10나노급(1c) 공정 기반 16Gb LPDDR6 DRAM 개발을 세계 최초로 완료했다. 전송 속도 14.4Gbps, 전력 소비 20% 절감으로 온디바이스 AI 시대의 핵심 메모리로 자리매김한다. 2026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모바일 고객사에 본격 공급을 시작한다.

SK하이닉스가 3월 10일 차세대 모바일 DRAM인 LPDDR6의 개발을 세계 최초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업계 최신 6세대 10나노급(1c) 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 용량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핀당 14.4Gbps에 달한다. 이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제정한 LPDDR6 규격의 최대 속도이자, 전세대 LPDDR5X 대비 대역폭이 50% 향상된 수치다.

핵심은 온디바이스 AI 구동에 최적화된 설계다. LPDDR6는 듀얼 서브채널 아키텍처와 32바이트 접근 단위(access granularity)를 도입해 AI 추론 워크로드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전력 소비는 LPDDR5X 대비 20% 절감되었으며, 저주파 영역에서는 소비 전류가 최대 45%까지 줄어든다. 동적 전압·주파수 스케일링(DVFS) 기능으로 실시간으로 전력과 성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1c 공정의 기술적 의미

1c 공정은 10나노급 DRAM의 6세대 미세화 단계(1a → 1b → 1c)를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1c 공정에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를 6개 레이어에 적용했다. 이는 1b 공정의 4개 레이어에서 확대된 것으로, 회로 집적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6 팹에 ASML의 하이-NA EUV 장비(EXE:5200B)를 DRAM 업계 최초로 설치하며 차세대 공정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양산 일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말 월 2만 장 수준이던 1c DRAM 웨이퍼 생산량을 2026년 말까지 월 16만~19만 장으로 약 8배 확대할 계획이다. 1c 공정이 SK하이닉스 전체 DRAM 생산 캐파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항목 LPDDR5 LPDDR5X LPDDR6 (SK하이닉스 1c)
전송 속도 6,400 Mbps 9,600 Mbps 14,400 Mbps
전력 절감 기준 LPDDR5X 대비 20%
아키텍처 단일 채널 단일 채널 듀얼 서브채널
동작 전압 1.1V 1.1V 1.025V / 0.875V

삼성·마이크론과의 경쟁 구도

차세대 모바일 DRAM 시장의 주도권 다툼은 이미 시작되었다. 삼성전자는 12나노 공정 기반 16Gb LPDDR6를 개발해 12.8Gbps 속도를 달성했으나, SK하이닉스의 14.4Gbps보다 12.5% 느리다. 삼성은 한 발 더 나아가 차차세대 규격인 LPDDR6X 샘플을 퀄컴에 공급하며 선제적 시장 확보에 나섰다. LPDDR6X의 상용 양산은 2027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1-gamma(1c 상당) 공정 기반 16Gb LPDDR6 샘플을 OEM 파트너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론의 1-gamma 공정은 전력 20% 절감, 성능 15% 향상, 비트 밀도 30% 증가를 내세운다. 다만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강점은 속도(14.4Gbps)와 공정(1c) 양쪽에서 모두 업계 선두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퀄컴의 차세대 프리미엄 AP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6 Pro가 LPDDR6를 최초로 지원하는 칩으로, 2026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AI 스마트폰 시대, 메모리가 핵심이다

LPDDR6가 주목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온디바이스 AI의 부상에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생성AI 스마트폰 관련 소비자 지출은 2026년 3,933억 달러(약 570조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32% 성장할 전망이다. IDC는 2028년까지 생성AI 탑재 스마트폰이 전체 출하량의 70%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을 기기 내에서 직접 구동하려면 더 빠르고 전력 효율적인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CES 2026에서 LPDDR6를 처음 공개한 뒤, 2월 ISSCC 2026에서 기술 논문을 발표하고, 3월 MWC 2026에서 온디바이스 AI 시연까지 마치며 양산 준비를 완료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AI 메모리 솔루션을 시장에 적시 공급해 온디바이스 AI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에서 LPDDR까지, AI 메모리의 풀 스택 전략

SK하이닉스의 2025년 실적은 매출 97조 1,000억 원(전년 대비 47% 성장), 영업이익 47조 2,000억 원(전년 대비 101% 성장)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HBM (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 핵심 동력이었다. UBS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루빈 플랫폼용 HBM4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LPDDR6 개발은 SK하이닉스의 ‘Full Stack AI Memory Creator’ 전략의 일환이다. 데이터센터용 HBM4, 서버용 DDR5, 그래픽용 GDDR7, 모바일용 LPDDR6까지 AI 메모리 전 영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CES 2026에서 “기존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시하고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DRAM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1,260억~1,290억 달러에서 2031년 2,240억~2,68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AI 반도체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구조 속에서, SK하이닉스가 HBM과 LPDDR 양쪽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한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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