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 인수전에서 공식 철수했다. WBD 이사회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주당 31달러 전액 현금 제안을 ‘우월한 제안’으로 결정했으며, 3월 20일 주주 투표를 앞두고 있다. HBO 맥스, 해리포터, DC코믹스가 파라마운트 산하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미디어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된다.
넷플릭스 공식 철수, WBD 이사회가 파라마운트 손 들어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이하 WBD) 인수전에서 공식 철수했다. CNBC와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WBD 이사회는 2월 26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제출한 인수 제안을 ‘우월한 제안(Superior Proposal)’으로 최종 결정했다. 넷플릭스는 기존 합의 조건에서 인수 가격을 추가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인수전에서 물러났다.
넷플릭스의 기존 합의 조건은 주당 27.75달러(약 4만 238원)로, 스트리밍과 스튜디오 부문만을 인수하는 방식이었으며 총 기업가치를 827억 달러(약 119조 9,150억 원)로 산정했다. 반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주당 31달러(약 4만 4,950원)의 전액 현금 인수안을 제시하면서 기존 제안가 30달러에서 1달러를 추가 인상하는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특히 파라마운트는 CNN, TBS, TNT를 포함한 WBD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포괄적 제안을 내놓아 넷플릭스의 선별적 인수 전략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었다.
넷플릭스 CEO “재무적 매력 없다” 공식 입장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와 그렉 피터스(Greg Peters)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가 협상한 거래는 규제 승인에 대한 명확한 경로와 함께 주주 가치를 창출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규율을 유지해왔으며,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최신 제안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가격에서는 이 거래가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넷플릭스가 무리한 가격 경쟁보다 재무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규율 있는 인수(Disciplined Acquisition)’ 원칙을 고수했음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HBO 맥스, 해리포터(Harry Potter), DC코믹스(DC Comics) 등 프리미엄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할 기회를 놓치게 되었지만, 시장은 오히려 이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수 포기 발표 직후 넷플릭스 주가는 약 10% 급등하며 투자자들이 과도한 인수 비용 부담 회피를 환영했음을 명확히 드러냈다.
파라마운트의 압도적 조건, 70억 달러 해약금까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WBD 이사회를 움직인 결정적 요인은 주당 가격만이 아니었다. 파라마운트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70억 달러(약 10조 1,500억 원)에 달하는 해약금(Breakup Fee)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와 WBD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 해약금 28억 달러(약 4조 600억 원)까지 파라마운트가 부담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해약금을 합산하면 총 98억 달러(약 14조 2,1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이는 파라마운트가 이번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WBD 주주들에게 강력한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전략이었다. WBD 주주 투표는 3월 20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과반수 승인을 받으면 인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 항목 | 넷플릭스 제안 | 파라마운트 제안 |
|---|---|---|
| 주당 가격 | 27.75달러(약 4만 238원) | 31달러(약 4만 4,950원) |
| 인수 방식 |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만 선별 인수 | WBD 전체 인수(CNN, TBS, TNT 포함) |
| 총 기업가치 | 827억 달러(약 119조 9,150억 원) | 비공개(전체 인수로 더 높을 전망) |
| 결제 방식 | 현금+주식 혼합 | 전액 현금 |
| 규제 미승인 시 해약금 | 28억 달러(약 4조 600억 원) | 70억 달러(약 10조 1,500억 원) |
| 이사회 평가 | 기존 합의 | 우월한 제안(Superior Proposal) |
넷플릭스 급등, WBD는 하락
시장은 이번 인수전 결과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약 10% 급등하며 인수 포기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827억 달러라는 거대한 인수 비용과 이에 따른 재무 부담이 해소되면서 투자자들의 안도 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파라마운트 주가 역시 약 5% 상승했다. HBO 맥스, 해리포터, DC코믹스, CNN 등 강력한 콘텐츠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이다. 반면 WBD 주가는 약 2% 하락했다.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넷플릭스 제안보다 높은 가격이지만, WBD가 독자 생존 대신 인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HBO 맥스와 파라마운트 플러스(Paramount+)가 결합한 초대형 스트리밍 플랫폼이 탄생하며,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Disney+)에 맞서는 제3의 강자가 등장하게 된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은 넷플릭스, 디즈니, 파라마운트-WBD 연합의 3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파라마운트가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하게 될 핵심 자산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HBO 맥스는 프리미엄 드라마 시장에서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시리즈,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 ‘석세션(Succession)’ 등 글로벌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다. 해리포터 프랜차이즈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 누적 수입만 77억 달러(약 11조 1,650억 원)를 넘긴 초대형 IP이며, 현재 HBO 맥스에서 새로운 TV 시리즈가 제작 중이다. DC코믹스는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 캐릭터 기반 프랜차이즈로 마블과 경쟁하는 양대 산맥이다. 여기에 CNN이라는 글로벌 뉴스 브랜드와 TBS, TNT 등 케이블 채널까지 포함되면서, 파라마운트는 콘텐츠 제작부터 뉴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Full-Stack) 미디어 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번 미디어 대재편은 한국 OTT 시장과 콘텐츠 산업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HBO 맥스의 한국 서비스 향방이 가장 직접적인 변수이다. 현재 HBO 맥스 콘텐츠는 웨이브(Wavve)와의 제휴를 통해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파라마운트가 WBD를 인수하면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HBO 맥스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웨이브와의 기존 제휴 관계가 재협상되거나 해지될 수 있다.
한국 OTT 시장에서 웨이브, 티빙(Tving), 쿠팡플레이(Coupang Play)는 이미 넷플릭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파라마운트-WBD 통합 플랫폼까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경우 경쟁 강도가 한층 높아지게 된다. 넷플릭스의 인수 포기는 한국 콘텐츠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넷플릭스는 WBD 인수에 투입하려던 자금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재배치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은 넷플릭스의 아시아 핵심 콘텐츠 허브로서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글로벌 미디어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콘텐츠의 수출 협상력과 라이선스 가격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되며, 한국 콘텐츠 제작사들은 다변화된 글로벌 바이어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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