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Rivian)에서 분사한 마인드로보틱스(Mind Robotics)가 시리즈A 라운드에서 5억 달러(약 7,250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를 기록했다. 엑셀(Accel)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공동 리드했으며, 휴머노이드 대신 작업 최적화 로봇으로 제조 현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투자자들의 대규모 베팅을 이끌어냈다. 창업 4개월 만에 누적 6억 1,500만 달러(약 8,918억 원)를 확보한 이 회사는, 2026년 말까지 리비안 공장에 대규모 로봇을 배치할 계획이다.
창업 4개월 만에 6억 달러, 로보틱스 역대급 시리즈A
마인드로보틱스가 3월 11일 시리즈A 라운드에서 5억 달러(약 7,250억 원)를 조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엑셀(Accel)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공동으로 라운드를 주도했으며, 이클립스캐피탈(Eclipse Capital)과 리비안오토모티브(Rivian Automotive)가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로 마인드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에 달하게 되었다. 2025년 11월 리비안에서 분사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시드 라운드 1억 1,500만 달러(약 1,668억 원)를 포함해 누적 6억 1,500만 달러(약 8,918억 원)를 확보한 셈이다. 로보틱스 분야 시리즈A로는 역대 최대 규모 중 하나로 평가된다.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RJ 스카린지(RJ Scaringe)는 리비안 CEO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AI 기반 로봇을 만들고 있다. 모델, 하드웨어, 배치 인프라까지 포함해 실제 공장에서, 실제 규모로, 실제 작업을 수행할 로봇”이라고 밝혔다. 앤드리슨호로위츠의 사라 왕(Sarah Wang)은 이사회에 합류하며 “지능이 스크린을 벗어나 물리적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거부, ‘작업 최적화’ 로봇의 승부수
마인드로보틱스의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점이다. 피겨AI(Figure AI), 앱트로닉(Apptronik), 테슬라(Tesla) 옵티머스 등 경쟁사 대부분이 인간의 형태를 모방한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는 것과 정반대의 접근이다. 스카린지는 “공중제비를 돌 수 있는 건 제조 현장에서 아무런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연 문화를 직접 겨냥했다.
마인드로보틱스가 추구하는 것은 ‘공동 설계(co-design)’ 방식이다. 인간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대신, 특정 산업 작업에 최적화된 형태의 로봇을 AI 모델과 함께 설계하는 전략이다. 플랫폼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자율성과 지능을 부여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둘째, 다목적이되 작업에 특화된 비(非)휴머노이드 로봇 하드웨어. 셋째, 산업 환경에 대규모 배치가 가능한 배포 인프라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정교하고, 가변적이며, 추론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만들려면 실제 세계 데이터로 훈련된 통합 모델이라는 새로운 기반이 필요하다”고 이 접근법을 뒷받침했다.
리비안 공장이 만드는 ‘데이터 해자’
마인드로보틱스의 핵심 경쟁력은 리비안 공장에서 확보한 실제 제조 데이터에 있다. 리비안은 공장 전체에 수천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제조 공정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마인드로보틱스는 이 데이터를 AI 모델 훈련에 직접 활용한다. 대부분의 로보틱스 스타트업이 시뮬레이션이나 인터넷 영상 아카이브에 의존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이를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캡처드 디스트리뷰션(Captured Distribution)’이라 부른다. 출시 첫날부터 리비안이라는 대규모 제조 환경에 즉시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로봇을 배치하면 운영 데이터가 쌓이고, 이 데이터로 AI 모델이 개선되며, 개선된 모델이 더 나은 로봇을 만드는 데이터 플라이휠이 작동하는 구조다. 리비안의 자율주행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체 AI 프로세서도 향후 로봇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마인드로보틱스의 인재 풀 역시 피지컬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 웨이모(Waymo), 주스(Zoox), 구글(Google)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어 기술적 역량을 뒷받침한다.
| 항목 | 세부 내용 |
|---|---|
| 시리즈A 규모 | 5억 달러(약 7,250억 원) |
| 기업가치 |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
| 누적 조달 | 6억 1,500만 달러(약 8,918억 원) |
| 공동 리드 | 엑셀(Accel),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
| 설립 시점 | 2025년 11월 (리비안 분사) |
| 로봇 유형 | 비휴머노이드, 작업 최적화형 |
| 핵심 데이터 | 리비안 공장 실시간 제조 데이터 |
| 배치 목표 | 2026년 말 리비안 공장 대규모 배치 |
로보틱스 투자 전쟁, 경쟁 지형은 어떻게 되나
마인드로보틱스의 등장은 이미 과열된 로보틱스 투자 시장에 새로운 축을 추가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만 46억 달러(약 6조 6,700억 원)가 투입되었다. 앱트로닉(Apptronik)은 시리즈A 확장 포함 총 9억 3,5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50억 달러(약 7조 2,5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피겨AI는 2025년 시리즈C에서 10억 달러를 확보했고, 2026년 1만 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한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3세대를 5만 대 이상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같은 달에는 로다AI(Rhoda AI)도 4억 5,000만 달러를 확보해 산업용 로봇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마인드로보틱스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첫째, 실제 공장 데이터로 훈련한다는 점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경쟁사 대비 데이터 품질 우위를 주장한다. 둘째, 리비안이라는 즉각적인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죽음의 계곡(기술 개발~상용화 사이의 공백)’을 뛰어넘을 수 있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AI가 발전할수록 로보틱스의 병목은 인지(cognition)에서 실행(execution)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실행력 중심의 마인드로보틱스 전략에 힘을 실었다.
한국 로봇 시장에 던지는 시사점
마인드로보틱스의 ‘공장 우선’ 전략은 한국 시장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한국은 제조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밀도 1,012대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독일의 두 배 이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까지 125조 2,000억 원(약 867억 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중 9조 원을 AI 데이터센터, 로봇 공장, 수소 플랜트에 배정했다. 현대가 11억 달러(약 1조 5,950억 원)에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Atlas)는 2028년부터 연간 3만 대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5%를 확보해 협동 로봇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마인드로보틱스의 비휴머노이드 접근법은 현대-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전략, 삼성의 협동 로봇 전략과 모두 경쟁 관계에 놓인다. 스카린지는 “AI가 물리적 세계의 운영 방식을 바꿀 잠재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24~2028)’을 통해 2030년까지 공공과 민간을 합해 30조 원을 투자하고, 산업 및 사회 전 영역에 로봇 100만 대를 배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 밀도를 가진 한국은 마인드로보틱스가 리비안 이후 확장을 노릴 핵심 시장이 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대 비휴머노이드, 시뮬레이션 대 실제 데이터라는 두 가지 근본적 노선 대결의 결과가 향후 글로벌 제조 로봇 시장의 판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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