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가 지원한 스타트업 에이키도 테크놀로지스가 세계 최초의 해상 풍력-데이터센터 일체형 플랫폼 ‘AO60DC’를 공개했다. 15~18MW 풍력터빈에 10~12MW AI 연산 장비를 통합해, 전력·냉각·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 올해 노르웨이에서 100kW 시범 가동을 시작한다.
풍력터빈 안에 데이터센터를 넣는다
에이키도 테크놀로지스(Aikido Technologies)가 3월 3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해상 풍력-데이터센터 일체형 부유식 플랫폼 ‘AO60DC’를 공개했다. 15~18MW급 해상 풍력터빈에 10~12MW의 AI 연산 장비와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를 통합 설치하는 구조다. 30MW에서 1GW 이상 규모의 데이터센터 팜을 구성할 수 있다.
핵심은 냉각 방식이다. 플랫폼의 강철 선체 아래 밸러스트 탱크의 담수가 데이터홀로 올라가 서버를 냉각한 뒤, 다시 탱크로 돌아와 주변 해수와의 열 전도를 통해 자연 냉각된다. 바다 자체가 무한한 방열판(heat sink)이 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PUE(전력 사용 효율)가 1.08 이하로, 일반 데이터센터의 1.3~1.6은 물론 구글의 최적 육상 데이터센터(약 1.10)보다도 낮다.
샘 캐너(Sam Kanner) CEO는 “우주로 가기 전에 해상으로 가야 한다. 40년 전 심해 자원을 개발한 석유·가스 산업의 선구자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10배 빠른 조립, 노르웨이 시범 운영
| 항목 | 사양 |
|---|---|
| 풍력 용량 | 15~18MW 터빈 |
| 연산 용량 | 10~12MW AI 컴퓨팅 |
| 팜 규모 | 30MW ~ 1GW+ |
| PUE | 1.08 이하 |
| 지연 시간 | 200마일 내 10ms 미만 |
| 조립 시간 | 기존 해상 구조물 대비 10배 빠른 40시간 |
| 운반 크기 | 기존 설계 대비 1/3로 접이식 |
AO60DC 플랫폼은 13개의 모듈형 강철 부품(기둥+트러스)을 핀 조인트로 연결하는 반잠수식(semi-submersible) 구조로, 대규모 용접이나 도장이 필요 없다. 1:4 스케일 시제품 ‘에이키도 원(Aikido One)’은 루이지애나주 모리슨 에너지에서 제작됐으며, 최종 구조 조립이 40시간 이내에 완료돼 기존 해상 구조물 대비 10배 빠른 속도를 입증했다. 2025년 2월 미국 선급 협회(ABS)의 성숙도 인증(Statement of Maturity)을 받았다.
올해 안에 노르웨이 북해 연안(METCentre, 하우게순트)에서 100kW 규모의 시범 데이터센터를 수중에 설치할 예정이다. 풍력터빈의 부유식 플랫폼 밸러스트 탱크 내부에 데이터센터를 넣는 방식으로, 전력 품질·열 성능·해양 내구성을 검증한다. 2027년에는 15MW 풀스케일 데모 프로젝트(AO60)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MS 프로젝트 나틱의 실패를 넘어서
해상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부터 수중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을 실험했다. 2018년 스코틀랜드 오크니 해안에서 2년 이상 수중 운영하며 육상 대비 하드웨어 고장률 8배 감소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2024년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밀폐형 수중 포드는 GPU와 서버를 업그레이드할 수 없어 빈번한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한 AI 시대와 양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에이키도는 이 문제를 달리 접근한다. 데이터홀이 접근 가능한 모듈형 구조여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고, 플랫폼은 수면 위에 위치하면서도 선체 아래 해수 냉각의 장점을 유지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자체 풍력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중국의 하이랜더(Highlander)는 이미 하이난 해안에 1,300톤 규모의 상업용 수중 데이터센터를 가동 중이며, 상하이 해안에 세계 최초 풍력 기반 수중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500MW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소버린 AI 인프라의 새로운 선택지
캐너 CEO는 “풍력 전력이 있고 무료 냉각이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비교해 비용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향후 5년간의 AI 수요 폭증은 우리가 이 기술을 검증하고 필요한 곳에 AI 연산을 공급할 기회”라고 말했다.
에이키도는 2022년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펠로우스(Breakthrough Energy Fellows)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설립됐으며, 2024년 아졸라 벤처스(Azolla Ventures) 주도로 400만 달러(약 58억 원)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엔비디아 인셉션(NVIDIA Inception) 프로그램 멤버이기도 하다. 최초 상업 프로젝트는 영국에서 2028년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며, 부지 선정과 상세 설계 협의가 진행 중이다.
부유식 데이터센터 시장은 2034년까지 8억 2,89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 연평균 성장률 10.1%)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6년 약 1조 달러(약 1,4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냉각·부지 확보라는 3대 병목을 동시에 해결하는 해상 데이터센터는 각국의 데이터 주권(Sovereign AI) 확보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도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 목표를 추진하고 있어, 풍력+데이터센터 통합 모델의 적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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