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석탄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자신의 관세 정책이 석탄 수출을 위축시키고 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만 1,062개 일자리가 사라졌고, 2025년 상반기 미국 석탄 수출은 11% 감소했다. 석탄산업 부흥의 꿈은 관세라는 역풍 앞에 무너지고 있다.
약속과 현실의 괴리: 석탄 일자리 1,062개 소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석탄산업 부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름다운 청정 석탄”이라는 구호 아래 규제 철폐와 생산 확대를 약속했지만, 현실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이 부메랑이 되어 미국 석탄산업의 핵심 수출 시장을 직격한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트럼프 취임 이후 1,062개의 석탄 관련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린브리어 미네랄스(Greenbrier Minerals)는 530명을 해고하고 7개 광산을 폐쇄한다고 발표했으며, 코어 내추럴 리소시스(Core Natural Resources)는 234명을, 메티키 석탄(Metiki Coal)은 약 200명을 정리해고했다. 석탄산업의 심장부라 불리는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보복관세 140%, 야금탄 수출 직격탄
문제의 핵심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비롯된 보복관세이다. 중국은 2025년 2월부터 5월까지 미국산 야금탄(제철용 석탄)에 누적 14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양국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합의 후에도 25%의 관세가 유지되고 있어 미국산 석탄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약화된 상태이다.
그 결과 2025년 상반기 미국 석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특히 야금탄 수출 감소분의 76%가 중국향이었다는 점은 관세 정책이 석탄 수출 위축의 직접적 원인임을 보여준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미국 전체 야금탄 생산의 46%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지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의 위축은 곧 이 지역 경제의 위기로 직결된다.
닉 메신저(Nick Messenger) 오하이오강유역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의 정책은 관세를 통해 석탄 생산업체가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줄인다. 이는 수출 시장에 의존하는 야금탄에 특히 치명적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린브리어 미네랄스도 광산 폐쇄 사유로 “미국 고휘발성 석탄 시장의 지속적인 약세로 로건 시설의 실현 가격이 현금 운영비용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적 쇠퇴: 석탄, 이미 재생에너지에 추월당하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만이 석탄산업의 적은 아니다. 미국 석탄산업은 이미 구조적 쇠퇴 국면에 접어든 지 오래이다. 2024년 미국 전력 생산에서 풍력과 태양광의 비중(17%)이 사상 최초로 석탄(15%)을 추월했다. 미국 석탄 소비량은 2007년 정점 대비 64% 감소했으며, 석탄 발전량은 같은 기간 68% 줄었다. 2024년 미국 석탄 생산량은 5억 1,250만 쇼트톤으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고용 지표는 더욱 암울하다. 미국 석탄 산업 종사자 수는 2024년 4만 4,060명에서 2025년 1월 3만 9,500명으로 급감했다. 의회조사국(CRS)은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야금탄 소비량은 1980년의 4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야금탄에 대한 지속적인 보복 관세는 수출 수요를 감소시키고 시장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미광산노동자조합(UMWA)의 브라이언 샌슨(Brian Sanson) 위원장도 “새로운 가스발전소가 하나 생길 때마다 석탄 발전이 대체되고, 그것은 석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이론이 아니라 사실이다”라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석탄의 쇠퇴는 관세라는 단기적 악재에 에너지 전환이라는 장기적 추세가 겹치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 IEEPA 위헌 판결, 통상 정책 대격변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 3 판결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 판결은 미국 통상 정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존 로버츠(John Roberts)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대통령은 ‘규제’와 ‘수입’이라는 두 단어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독립적 권한을 주장하지만, 그 단어들이 그러한 무게를 감당할 수는 없다”고 명시했다. 이 판결로 2025년 한 해 동안 IEEPA에 근거해 징수된 2,000억 달러(약 290조 원) 이상의 관세가 법적 근거를 잃게 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임시관세로 전환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기존 고율 관세의 법적 유효성 문제는 장기적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석탄산업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보복관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지만, 이미 폐쇄된 광산과 해고된 노동자를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 핵심 지표 | 수치 | 비고 |
|---|---|---|
| 중국 보복관세(최고점) | 140% | 2025년 2~5월 누적 |
| 합의 후 관세 | 25% | 여전히 높은 수준 |
| 미국 석탄 수출 변동(2025 H1) | -11% | 야금탄 감소의 76%가 중국향 |
| 웨스트버지니아 일자리 소실 | 1,062개 | 트럼프 취임 이후 |
| 그린브리어 미네랄스 해고 | 530명 | 7개 광산 폐쇄, 2026년 4월 14일 |
| 미국 석탄 고용 변화 | 44,060명 → 39,500명 | 2024년 → 2025년 1월 |
| 풍력+태양광 vs 석탄 비중 | 17% vs 15% | 2024년, 사상 최초 역전 |
| 석탄 소비 감소(2007년 대비) | -64% | 구조적 쇠퇴 |
| IEEPA 관세 징수액 | 2,000억 달러 이상 | 2025년, 위헌 판결 |
| 대법원 위헌 판결 | 6대 3 | 2026년 2월 20일 |
한국 시사점: 철강 관세 50%, 석탄 소비 17% 감소
미국 석탄산업의 위기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했으며, 이에 따라 2026년 한국 철강 수출은 290억 달러(약 42조 500억 원)로 전년 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2일 한국과 석탄 수출 합의를 이루었다고 주장했으나, 한국 통상당국은 이를 부인한 상태이다. 양국 간 통상 마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의 측면에서도 한국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석탄 소비는 2024년 전년 대비 17% 감소했으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이 2026년 본격 시행되면 한국 철강 및 시멘트 업계에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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