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합작 스타트업인 스타더스트 솔루션(Stardust Solutions)이 2026년 4월부터 태양 지구공학 실험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이미 약 882억 원(6천만 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친(?) 실험을 예고했다.
태양 지구공학은 태양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여 지구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광선의 일부를 우주로 다시 반사시키면 대기가 시원해지고, 결국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거대한 화산이 폭발했을 때 대기 중에 퍼진 분출물이 햇빛을 가려 일시적으로 지구를 식히는 현상과 같은 원리다.
스타더스트 솔루션은 2025년 초부터 반사 입자를 개발하여 성층권에 뿌리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이 입자가 환경과 인체에 해롭지 않으며, 하늘의 보호막인 오존층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입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스타더스트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오히려 기존에 연구되던 황산염이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태양 지구공학 기술은 과거 학계의 소수 연구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던 주제였으나, 지난 10월 스타더스트가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발표가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타더스트는 로어카본 캐피털(Lowercarbon Capital)과 전 메타 경영진 맷 콜러(Matt Cohler)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총 약 1,102억 5,000만 원(7,500만 달러)을 확보했다. 이 규모는 태양 지구공학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중 현재까지 알려진 최대 규모다.
모금한 투자액을 바탕으로 2026년 4월부터는 항공기를 개조해 약 18km 고도의 성층권에서 입자를 뿌리는 실험을 시작한다. 회사는 이후 10년 안에 이 기술을 실전에 배치하겠다는 목표를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수백 년 동안 꾸준히 대기에 입자를 뿌려야 하는 상황에서 만약 투입이 갑자기 멈춘다면, 지구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환경법센터(CIEL)는 “이러한 계획이 기후 시스템의 예측 불가능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술 중단 시 발생하는 ‘종료 충격(termination shock)’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코넬 대학교에서 태양 지구공학을 연구하는 더글러스 맥마틴 부교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내 기사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에 편견이 없어야 하며, 기술 배치를 밀어붙이는 과정에 숨겨진 동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적절하고 충분한 정보 공개 없이 사람들에게 이 기술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실험은 생물다양성 협약(CBD)의 연구 유예(모라토리엄)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이 주도했던 태양 지구공학 연구 프로그램은 수년간의 논란과 대중의 반대 끝에 2024년에 공식적으로 취소된 바 있다.
만약 스타더스트의 기술이 상업화되면 지구 온도를 조절하는 막강한 권한이 특정 집단에 쏠릴 수 있다. 또한 이런 강력한 기술이 소수의 강대국이나 기업의 손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기술이 전 세계 기상 패턴을 교란하고,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많은 학자는 태양 지구공학을 연구하는 행위 자체가 오히려 인류를 위험한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연구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2022년에는 수백 명의 학자가 태양 지구공학 기술의 개발과 사용을 전면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타더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예드바브는 “우리의 모든 주장을 입증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과학계의 모든 구성원이 우리가 모든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2025 TechMor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제보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시면 techmore.main@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