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란에 4억 9,500만 유로 규모의 베르바(Verba) 대공미사일을 비밀리에 판매하고, 중국은 500기 이상의 위성으로 미군 함대 좌표를 실시간 전송하고 있다. 이란은 GPS를 버리고 중국 베이더우(BeiDou) 위성항법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2월 28일 실전에서 중국산 HQ-9B 방공 시스템은 미·이스라엘 전자전에 무력화됐다. 기술 이전의 규모와 실전 성능 사이의 간극이 드러났다.
비밀 거래: 러시아의 베르바 미사일
2026년 2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과 러시아가 4억 9,500만 유로(약 7,178억 원) 규모의 비밀 무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최신 휴대용 방공 시스템 ‘9K333 베르바(Verba)’로, NATO 코드명은 SA-29 기즈모(Gizmo)이다. 계약 내용은 발사기 500대, 9M336 미사일 2,500발, 열화상 조준경 ‘모글리-2(Mowgli-2)’ 500대이다. 2025년 7월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 공식 요청했고, 12월 모스크바에서 계약이 서명됐다. 배송은 2027~2029년 3차에 걸쳐 예정이나, 일부는 이미 인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 항목 | 러시아 제공 | 중국 제공 |
|---|---|---|
| 방공 체계 | 베르바 MANPADS (€4.95억) | HQ-9B 장거리 방공 |
| 사거리 | 0.5~6.5km, 고도 4.5km | 260km, 고도 50km |
| 위성 정보 | 일부 공유 | 500+기 위성, 야오간 ELINT |
| 항법 시스템 | – | 베이더우(BeiDou) 전환 |
| 레이더 | – | YLC-8B 스텔스 탐지 레이더 |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미사일 기술 전문가 파비안 힌츠(Fabian Hinz)는 “2025년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이 테헤란의 방어력 취약성을 노출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호주국립대학교의 스테판 프뤼흘링(Stephan Fruehling) 교수는 “베르바 시스템으로는 고강도 폭격 작전을 막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디지털 눈’ 500기 위성과 베이더우
중국의 이란 지원은 러시아보다 더 은밀하되 전략적으로 더 심각하다. 중국은 500기 이상의 군사·이중용도 위성 함대를 통해 이란에 상시적 신호정보(SIGINT)와 지형 매핑을 제공하고 있다. 야오간(Yaogan) 위성 클러스터는 해양 전자정보(ELINT)에 특화돼 도착시차(TDOA) 계산으로 해군 함정의 신호 방출을 지리위치 추적(geolocate)한다. 이를 통해 미국 항공모함 타격단의 이동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더 결정적인 것은 이란의 GPS 포기이다. 2025년 6월 이스라엘-이란 분쟁 중 광범위한 GPS 재밍이 발생하자, 이란은 6월 23일 GPS 수신을 공식 비활성화하고 중국 베이더우로 전환했다. 에산 치트사즈(Ehsan Chitsaz) 이란 부통신장관은 “내부 시스템에 의해 GPS에 교란이 발생하며, 이것이 우리를 대안으로 밀어냈다”고 밝혔다. 베이더우는 50기 이상의 위성으로 센티미터 수준 정밀도를 제공하며, 민간 GPS의 3~5미터 정밀도를 크게 능가한다. 또한 암호화된 단문 메시지 기능으로 지휘통제(C2) 백업 채널까지 제공한다.
실전의 냉혹한 심판 HQ-9B의 실패
그러나 기술 이전의 규모와 실전 성능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2025년 이란이 원유-무기 교환(oil-for-weapons) 방식으로 도입한 중국산 HQ-9B 장거리 방공 시스템은 공식 사양상 교전 거리 260km, 요격 고도 50km, 동시 추적 100개 표적을 자랑했다. 테헤란과 이스파한의 핵시설·IRGC 기지·공군 시설을 방호하기 위해 배치됐다.
그러나 2월 28일 실전에서 결과는 참담했다. 이스라엘의 ALQ-322 전자전 시스템이 HQ-9B의 레이더와 사격통제 기능을 교란했고, 요격미사일을 발사하기도 전에 포대가 파괴되거나 비활성화됐다. 이것은 인도에서의 HQ-9B 실패에 이어 1년 내 두 번째 전투 검증 실패이다. 분석가들은 기술적 한계(레이더 커버리지, 반응 시간, 요격미사일 재고)와 작전적 과부하를 복합 원인으로 지목했다.
CRINK 동맹의 한계와 한국에의 시사점
중국·러시아·이란·북한의 ‘CRINK’ 동맹은 2022년부터 2025년 8월까지 35회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협력을 강화해왔다. 2025년 9월에는 CRINK 4국 정상이 베이징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분쟁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에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하지 않은 것은 동맹의 실질적 한계를 보여준다.
한국의 관점에서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한국산 방공 체계 천궁-II(Cheongung-II)가 이란 분쟁 이후 중동 방공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다. 둘째, 중국 위성을 통한 군사정보 공유가 한반도 주변 미군 자산 모니터링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안보적 함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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