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초대형 반도체 공장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를 7일 내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약 250억 달러(약 36조 2,500억 원)를 투자해 로직·메모리·패키징을 통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시설을 미국 텍사스에 건설한다. TSMC와 삼성전자 의존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수직통합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머스크, X에서 카운트다운 선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6년 3월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을 통해 “테라팹 프로젝트가 7일 내 시작된다(Terafab Project launches in 7 days)”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월 21일 토요일에 착공식 또는 프로젝트 세부 계획 공개가 예상된다. 머스크는 올해 1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4년 내 발생할 반도체 공급 병목을 해소하려면 테슬라 테라팹을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로직, 메모리, 패키징을 포함하는 거대한 칩 팹을 미국 내에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복합 시설
테라팹은 기존 반도체 공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CPU·GPU·NPU 등 로직 반도체,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반도체, 그리고 부품 조립을 위한 패키징까지 10개 모듈로 구성된 복합 시설을 단일 캠퍼스에 구축하는 것이다. 위치는 텍사스 기가팩토리 북쪽 인접 부지로, 520만 평방피트(약 48만 3,000제곱미터) 규모의 신규 증축이 진행된다. 완공 시 총 캠퍼스 면적은 1,500만 평방피트(약 139만 제곱미터)로 확대될 계획이다. 초기 투자액은 약 250억 달러(약 36조 2,500억 원)로 추정되며, 이는 테슬라의 2026년 총 자본지출 200억 달러 이상과 별도로 편성된 항목이다.
| 항목 | 세부 내용 |
|---|---|
| 프로젝트명 | 테라팹(Terafab) |
| 위치 | 미국 텍사스주 기가팩토리 인근 |
| 투자 규모 | 약 250억 달러(약 36조 2,500억 원) |
| 시설 면적 | 신규 520만 sq ft / 총 1,500만 sq ft |
| 공정 기술 | 2나노(nm) |
| 생산 목표 | 월 10만~100만 장 웨이퍼 |
| 연간 칩 생산 | 1,000억~2,000억 개 |
| 주요 제품 | AI5 칩, 도조(Dojo) 프로세서, HBM |
| 첫 양산 시점 | AI5 샘플 2026년, 양산 2027년 |
2나노 AI5 칩, 엔비디아에 도전장
테라팹에서 생산할 핵심 제품은 테슬라의 5세대 AI 칩인 ‘AI5’이다. 현재 상용화된 가장 첨단 공정인 2나노 기술을 적용하며, 머스크는 이 칩이 “엔비디아(NVIDIA) 블랙웰(Blackwell) 대비 달러당 훨씬 뛰어난 성능”을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산 목표는 연간 1,000억~2,000억 개로, 이는 실현될 경우 TSMC의 대만 전체 생산량을 초과하는 규모이다. 초기 월 10만 장 웨이퍼에서 시작해 100만 장까지 확대하면, TSMC 현재 생산량의 약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팬아웃 패널 레벨 패키징(FOPLP) 기술과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AI5 칩 샘플은 2026년 중 실험실에서 생산되고, 본격적인 양산은 2027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빅테크와 다른 길, 수직통합 전략
테슬라의 전략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빅테크 기업들과 정반대의 행보이기 때문이다. 구글, 메타, 아마존, 애플 등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되 생산은 TSMC나 삼성전자에 외주한다. 반면 테슬라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수직통합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칩들은 테슬라 생태계 전반에 투입된다. 자율주행(FSD) 훈련용 도조(Dojo) 슈퍼컴퓨터, 2030년까지 수십억 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옵티머스(Optimus) 휴머노이드 로봇, 그리고 xAI의 대규모 언어 모델 그록(Grok) 훈련 인프라까지 모든 사업 영역에서 반도체 자급을 추구한다. 머스크는 대만과 한국에 집중된 첨단 반도체 생산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테라팹 추진의 핵심 동기로 꼽았다.
업계 경고, 실행 리스크는 상당
테라팹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테슬라 주가는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였고, 일부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 베테랑들은 실행의 어려움을 경고한다.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반도체 팹 개발은 극도로 어려운 과제”라고 언급했다. 웨드부시(Wedbush)의 댄 아이브스(Dan Ives) 애널리스트는 “성공하면 경쟁력 있는 해자와 비용 우위를 확보하겠지만, 실패하면 천문학적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는 한 대당 3억 달러(약 4,350억 원) 이상이며, 인텔의 오하이오 팹은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도 지연을 겪고 있다. 첫 웨이퍼 생산까지 2~3년, 수율 안정화까지 추가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현재 파운드리 협력사 중 하나로, 테슬라가 자체 생산 체제를 구축하면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2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공급하는 HBM 시장에서도 테슬라가 자체 생산을 시도하면 기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새로운 경쟁 변수가 된다. 다만 반도체 제조는 수십 년간 축적된 공정 노하우가 필수적이며, 테슬라가 단기간에 TSMC나 삼성전자 수준의 수율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CHIPS법 인센티브를 활용한 미국 내 반도체 자급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머스크의 테라팹이 비전에 그칠지 아니면 반도체 판도를 실제로 바꿀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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