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엔비디아와 수년간의 대규모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수백만 개의 블랙웰·루빈 GPU와 그레이스·베라 CPU를 도입하며, 추정 계약 규모는 약 480억 달러(약 69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공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메타가 AI 인프라 확장에 사실상 ‘올인’했다. 2월 17일(현지시간) 엔비디아와 메타는 수년간에 걸친 다세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메타는 엔비디아의 GPU, CPU, 네트워킹 장비 등 전 제품 라인업을 총망라해 수백만 개의 AI 칩을 자사 미국 데이터센터에 배치한다. 양사 모두 정확한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GPU 장착 랙 1대당 약 350만 달러(약 50억 7,500만 원)의 시세를 기준으로 GPU 100만 개가 약 480억 달러(약 69조 6,000억 원)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블랙웰에서 루빈까지, 엔비디아 풀 스택 도입
이번 계약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거의 모든 제품군을 아우른다는 점이다. 메타는 현재 세대인 블랙웰(Blackwell) GPU를 대규모로 배치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는 차세대 루빈(Rubin) GPU도 확보한다. 루빈 GPU는 3,360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되며, 추론 성능이 블랙웰 대비 최대 5배, 학습 성능이 3.5배에 달한다. 특히 HBM4 메모리를 채택해 GPU당 최대 288GB 용량에 22TB/s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CPU 부문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메타는 엔비디아의 그레이스(Grace) CPU를 GPU와 별도로 독립 배치하는 최초의 기업이 됐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를 통해 일부 CPU 워크로드에서 최대 2배의 와트당 성능 개선을 달성했다. 차세대 베라(Vera) CPU도 대규모 도입이 예정돼 있다. 베라는 2,270억 개의 트랜지스터에 88개의 커스텀 암(Arm) ‘올림푸스’ 코어를 탑재하며, 기밀 컴퓨팅(Confidential Computing) 기능을 갖추고 있어 왓츠앱(WhatsApp)의 암호화된 AI 기능에 활용될 예정이다.
| 항목 | 내용 |
|---|---|
| 계약 형태 | 수년간 다세대 전략적 파트너십 |
| 추정 규모 | 약 480억 달러(약 69조 6,000억 원) |
| GPU | 블랙웰(현세대) + 루빈(차세대) 수백만 개 |
| CPU | 그레이스(현세대) + 베라(차세대) |
| 네트워킹 | 스펙트럼-X 이더넷 스위치 |
| 메타 AI 지출 | 2026년 1,150억~1,350억 달러 |
| 데이터센터 | 총 30곳(미국 26곳)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베라 루빈 플랫폼으로 최첨단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개인용 초지능(personal superintelligence)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메타만큼 대규모로 AI를 배치하는 기업은 없다”며 “CPU, GPU,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친 긴밀한 공동 설계를 통해 엔비디아의 풀 플랫폼을 메타의 연구자와 엔지니어에게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2026년 AI 관련 자본 지출로 1,150억~1,350억 달러(약 166조 7,500억~195조 7,500억 원)를 계획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와 인프라에 총 6,000억 달러(약 870조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총 30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이 중 26곳이 미국에 위치한다.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건설 중인 1기가와트급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와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5기가와트급 ‘하이페리온(Hyperion)’이 가장 대규모 시설이다.
이번 계약은 AI 칩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발표 당일 엔비디아 주가는 1.2% 상승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로 1.25% 올랐고, 메타도 시간외 거래에서 1.21% 반등했다. 반면 경쟁사 AMD 주가는 약 4% 급락했다. 메타가 엔비디아 풀 스택을 선택하면서 AMD의 MI455X 가속기와 ‘헬리오스(Helios)’ 랙 스케일 플랫폼의 출시 지연 우려가 부각된 것이다. 네트워킹 장비 업체 아리스타 네트웍스도 2.91% 하락했는데, 메타가 기존 네트워킹 대신 엔비디아의 스펙트럼-X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한편 메타가 자체 개발 중이던 AI 칩 MTIA(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의 운명도 주목된다. 메타는 TSMC의 5나노미터 공정으로 MTIA v2를 개발해 왔으나, 이번 엔비디아와의 대규모 계약 체결은 자체 칩 개발이 기술적 난관에 봉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리콘앵글(SiliconANGLE)은 “메타가 수백만 개의 엔비디아 칩을 추가 구매하기로 하면서 자체 하드웨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계약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루빈 GPU가 채택하는 HBM4 메모리의 최대 수혜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4 수요 중 약 70%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 4분기부터 본격 출하가 시작된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 HBM4의 30% 이상을 공급하는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최종 인증 통과 후 2026년 3월부터 공식 출하를 시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의 가격 동등성(pricing parity)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HBM4 12단 제품의 개당 가격이 600달러(약 87만 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양사 모두 2026년 HBM3E 가격을 약 20% 인상할 계획이다. 메타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의 2026년 AI 자본 지출 총액이 약 6,500억 달러(약 942조 5,000억 원)로 전년 대비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전례 없는 수주 기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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