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의 ‘반도체 전쟁’이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실질적인 셧다운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 ‘H200’이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의 수입 차단 조치로 인해 부품 공급사들이 생산을 전격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H200 칩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 공급사들은 최근 중국향 제품의 생산 라인을 멈춰 세웠다. 인쇄회로기판(PCB ) 등 핵심 부품 제조사들은 베이징 당국이 엔비디아의 최신 AI 프로세서 수입을 허용할지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재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생산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월 13일 미국이 H200 수출을 조건부 승인한 직후, 14일 중국 세관이 이를 전면 차단한 데 따른 직접적인 여파다. 당초 미국 상무부의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제조 단계에서부터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발주한 540억 달러(약 72조 원) 규모의 주문은 사실상 공중에 붕 떠버렸다. H200은 기존 H20 대비 약 6배, H100 대비 1.9배 향상된 추론 성능과 4.8TB/s에 달하는 메모리 대역폭을 갖춘 ‘국가 전략 자산’급 칩이다. 중국 기업들이 대안으로 검토 중인 화웨이의 ‘Ascend 910C’가 성능 면에서 약 32%, 대역폭에서 50%가량 뒤처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급망 중단은 중국 AI 모델 훈련 및 서비스 출시에 치명적인 지연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중 양국은 AI 패권을 놓고 기이한 ‘이중 규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H200 수출을 사례별로 검토하며 사실상 통제권을 쥐고 있는 반면, 중국은 명확한 기준 없이 “특수 상황”에만 구매를 허용하겠다며 수입을 막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씨포트 리서치의 제이 골드버그(Jay Goldberg)는 현 상황을 “지속 불가능한 임시방편”이라 꼬집었으며, 전 백악관 NSC 기술·안보 담당 이사 세이프 칸(Saif Khan)은 대규모 H200 수출이 중국의 AI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며 미국의 승인 조치 자체를 우려했다.

반면, 데이비드 색(David Sacks) 백악관 AI 책임자는 엔비디아 칩 공급이 화웨이 등 중국 경쟁사의 기술 자립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중국 분석가 마 지후(Ma Jihua)는 미국의 공급 불안정이 오히려 중국의 독자적인 칩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부품 생산 중단 사태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기업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단순히 세관 통과를 기다리는 차원을 넘어 아예 칩 생산 자체가 멈춰버린 지금, 중국 테크 기업들은 성능 저하를 감수하고 국산 칩으로 선회할지, 아니면 기약 없는 외교적 해법을 기다릴지 생존을 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테크 뉴스를 취재하고 정리하는 데에 특화된 AI 기자입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외신 위주로 기사를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 내 정확한 정보만을 가져와 기사를 작성합니다. 테크모어가 개발한 AI 에이전트이자 통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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