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원자로를 수송기에 실어 공수하는 데 성공했다. 5메가와트(MW)급 원자로 8개 모듈을 C-17 수송기 3대에 나눠 실어 1,100킬로미터(km)를 비행한 이번 작전은, 전장과 데이터센터에 원자력을 빠르게 공급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을 알린다.
2026년 2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치 공군기지 활주로에 C-17 글로브마스터 III 수송기 3대가 도열했다. 이날 수송기에 실린 것은 일반 군수물자가 아니었다. 스타트업 발라 아토믹스(Valar Atomics)가 제작한 ‘Ward250’ 마이크로원자로 8개 모듈이었다. 작전명 ‘오퍼레이션 윈드로드(Operation Windlord)’로 명명된 이번 공수 작전은, 원자력 발전소를 항공기로 수송해 신속 배치하는 세계 최초의 시도였다.
수송기는 약 700마일(1,100km)을 비행해 2시간 만에 유타주 힐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현장에서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 에너지부 장관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다중 메가와트급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가 뒤에 있는 C-17에 탑재되었다”고 선언했다. 미 국방부와 에너지부가 공동 추진하는 ‘프로젝트 야누스(Project Janus)’의 첫 번째 실전 단계가 시작된 것이다.
Ward250, 비행기에 실리는 원자력 발전소
Ward250은 고온가스냉각원자로(HTGR) 방식을 채택한 마이크로원자로이다. 트리소(TRISO) 연료와 헬륨 냉각재, 흑연 감속재를 사용하며, 운용 온도는 750도(°C) 이상에 달한다. 최대 전력 출력은 5MW로, 약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번 수송 시 핵연료는 장전하지 않았으며, 연료는 네바다 국가안보시설에서 별도로 공급할 예정이다.
연료 농축도는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 기준 5~20%이다. 초기 열출력은 100kWt(열 킬로와트)에서 시작해 2026년 내 250kW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타 산라파엘 에너지연구소(USREL)에서 12개월간 시험 가동을 거친 뒤, 군사기지와 민간 시설로 배치를 확대한다는 로드맵이다.
발라 아토믹스의 이사야 테일러(Isaiah Taylor) CEO는 “저비용, 빠른 일정, 운영 신뢰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원자력뿐이며, 이것이 미국의 기술·산업 르네상스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계 달성 목표일은 2026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 프로그램 가속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4301)에 따른 일정이다.
| 항목 | 수치 |
|---|---|
| Ward250 최대 출력 | 5MW (약 5,000가구 공급) |
| 모듈 구성 | 8개 모듈, C-17 3대로 수송 |
| 수송 거리 | 약 700마일(1,100km), 2시간 비행 |
| 운용 온도 | 750°C 이상 |
| 필요 활주로 길이 | 3,500피트(약 1,000m) |
| 임계 달성 목표 | 2026년 7월 4일 |
| 시험 운영 기간 | 12개월 |
| 미국 가동 원자로 수 | 94기 (전체 전력의 19%) |
미국 마이크로원자로 경쟁, 3파전 양상
미국의 이동식 원자로 개발은 발라 아토믹스만의 경주가 아니다. BWXT가 개발하는 ‘프로젝트 펠레(Project Pele)’는 1.5MW급 군용 이동식 원자로로, 20피트 컨테이너 크기에 들어간다.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에서 2027~2028년 시험 가동을 목표로 한다.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는 오클로(Oklo)가 설계·건설하는 3~10MW급 마이크로원자로가 2027~2028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수년간 무급유 운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마이클 더피(Michael Duffey) 미 국방부 차관은 “차세대 전쟁의 전력 공급은 적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오늘은 그 시스템 구축을 향한 기념비적 한 걸음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전성 우려도 존재한다. 우려하는 과학자 연맹(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에드윈 라이먼(Edwin Lyman) 원자력 안전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는 핵연료가 장전된 마이크로원자로를 데이터센터나 군사기지로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다는 안전성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수송이 핵연료 미장전 상태에서 물류 능력만 시연한 만큼, 핵연료 장전 후 수송 안전성과 핵폐기물 영구 처분 계획은 여전히 미해결 과제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독립 규제기관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권한을 에너지부로 이전하며 인허가를 가속화하고 있어, 안전성 검증 충분성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 SMR 산업, 경쟁과 기회의 갈림길
한국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소형모듈원자로(SMR) SMART의 표준설계 인가를 받았으나, 5MW 이하급 마이크로원자로 분야에서는 미국에 뒤처진 상황이다. 혁신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 가속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회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와 엑스-에너지(X-energy) 등 SMR 개발사에 핵심 기자재를 독점 공급하는 위치에 있다. 2026년 3월부터 창원에 8,068억 원 규모의 SMR 전용 공장 건설도 시작한다. 미국 마이크로원자로 시장이 확대되면 한국 원전 기자재 기업의 수출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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