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C-V 칩 설계의 개척자 사이파이브(SiFive)가 시리즈G에서 4억 달러(약 5,80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6억 5,000만 달러(약 5조 2,925억 원)를 달성했다. 엔비디아가 직접 투자에 참여했으며, 자사 NVLink 퓨전(NVLink Fusion)과의 기술 통합을 예고해 AI 데이터센터 CPU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엔비디아가 직접 베팅한 RISC-V 스타트업
사이파이브가 4월 9일 발표한 시리즈G 라운드는 초과 청약(oversubscribed)으로 마감됐다. 아트레이디스 매니지먼트(Atreides Management)가 리드 투자자로 나섰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엔비디아(NVIDIA), 포인트72 튜리온(Point72 Turion), 티로우프라이스(T. Rowe Price)가 대거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프로스퍼리티7 벤처스(Prosperity7 Ventures)와 서터힐 벤처스(Sutter Hill Ventures)도 후속 투자에 합류했다.
사이파이브는 2022년 시리즈F에서 1억 7,500만 달러(약 2,538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3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4년 만에 기업가치가 57% 상승한 셈이다. 2025년에는 역대 최고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자사 IP가 500개 이상의 칩 설계에 탑재되고 누적 100억 개 이상의 코어가 출하됐다.
“에이전틱 AI 시대, CPU가 다시 핵심이다”
| 항목 | 사이파이브 | Arm 서버 칩 | x86 서버 칩 |
|---|---|---|---|
| 아키텍처 | RISC-V (오픈 표준) | Arm (라이선스) | x86 (독점) |
| 라이선스 비용 | 낮음 | 중간 | 높음 |
| 커스터마이징 | 완전 자유 | 제한적 | 불가 |
| 전력 효율 | 높음 | 높음 | 중간 |
| 엔비디아 통합 | NVLink Fusion | 부분 지원 | 부분 지원 |
패트릭 리틀(Patrick Little) 사이파이브 회장 겸 CEO는 “하이퍼스케일 고객들이 데이터센터를 위한 오픈 표준 대안의 가속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RISC-V가 이러한 요구사항을 유일하게 충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부상을 강조했다.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스템에서는 GPU만으로는 처리가 비효율적인 오케스트레이션 작업이 급증하며, 이 영역에서 고성능 CPU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NVLink 퓨전, RISC-V 생태계의 게임체인저
이번 투자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의 전략적 참여다.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자사의 핵심 인터커넥트 기술인 NVLink 퓨전을 사이파이브 플랫폼과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NVLink 퓨전은 서로 다른 CPU가 엔비디아 GPU 및 가속기와 고대역폭·저지연으로 연결되는 랙 서버 시스템이다. RISC-V 기반 CPU가 엔비디아의 ‘AI 팩토리’에 직접 플러그인할 수 있게 되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x86이나 Arm 대신 RISC-V를 선택할 강력한 동기를 갖게 된다.
사이파이브는 투자금을 세 가지 영역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첫째, 스칼라·벡터·매트릭스 연산을 아우르는 고성능 RISC-V CPU 및 가속기 IP 로드맵 확대. 둘째, CUDA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우분투 등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가속. 셋째, 엔비디아 NVLink 퓨전 통합을 포함한 고객사 배포 경로 간소화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
사이파이브의 부상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 엑시노스(Exynos) 프로세서에 RISC-V 코어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컨트롤러에 RISC-V IP를 활용하고 있다. RISC-V가 데이터센터 CPU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구축하면, Arm 라이선스에 의존해온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전략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다만 RISC-V의 데이터센터 진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성숙도에서 x86·Arm 대비 격차가 크고,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검증 기간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자사 CUDA를 RISC-V에 포팅하기로 한 것은 업계에서 결정적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픈 표준 아키텍처가 AI 인프라의 차세대 CPU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사이파이브의 행보가 그 답을 제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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