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파이브(SEMIFIVE)가 삼성파운드리 4nm 공정 기반 AI NPU 턴키 설계 프로젝트를 180억 원 규모로 수주하며 AI ASIC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이번 수주는 XCENA, 하이퍼엑셀(HyperAccel)에 이은 세 번째 연속 4nm급 대형 프로젝트로, 글로벌 커스텀 실리콘 시장에서 한국 팹리스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사례이다. AI 반도체 설계의 ‘플랫폼화’를 내건 세미파이브가 엔비디아 (NVIDIA) GPU 일변도의 시장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다.

180억 원 규모 4nm AI NPU, 온프레미스 시대를 겨냥하다

세미파이브는 3월 13일,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과 180억 원(약 1,240만 달러) 규모의 턴키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하는 차세대 AI NPU는 삼성파운드리의 첨단 4nm(SF4X) 공정을 기반으로 하며, 외부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는 온프레미스(On-Premise) 환경에 최적화된 칩이다. 고해상도 비전 AI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 추론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며, 고속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데이터 병목 현상을 구조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미파이브는 웨이퍼 제조, 패키징, 테스트까지 아우르는 풀 턴키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사가 칩 설계부터 양산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기존에 수천억 원 이상의 개발비와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던 ASIC 개발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전략이다.

세 번째 4nm 연속 수주, 기술 성숙도를 입증하다

이번 수주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세미파이브가 삼성파운드리 4nm 공정에서 세 번째 연속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메모리 확장 칩 ‘엑세나(XCENA)’, 두 번째는 하이퍼엑셀과 협업한 LLM 추론 최적화 LPU(Language Processing Unit) 프로젝트이다. 세 프로젝트 모두 삼성파운드리 SF4X 공정을 활용하며, 세미파이브는 현재 800mm² 이상의 빅다이(Big-Die) 설계 역량과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속 인터페이스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나아가 삼성파운드리 2세대 2nm GAA(Gate-All-Around) 공정에서 업계 최초로 턴키 DSP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기도 하다. 조명현 대표는 “TSMC가 반도체 제조를 플랫폼화한 것처럼, 세미파이브는 설계를 플랫폼화하여 누구나 AI 반도체를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목 내용
수주 규모 180억 원(약 1,240만 달러)
공정 노드 삼성파운드리 4nm SF4X
칩 용도 온프레미스 AI NPU (비전AI·LLM 추론)
선행 프로젝트 XCENA(CXL), 하이퍼엑셀(LPU)
빅다이 설계 역량 800mm² 이상
2024년 매출 1,118억 원(전년 대비 57% 성장)
2024년 신규 수주 1,238억 원

창립 5년 만에 매출 1,000억 돌파, IPO로 글로벌 확장 가속

세미파이브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9년 창립 후 5년 만인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118억 원을 기록해 전년(713억 원) 대비 57% 성장했다. 같은 해 신규 수주는 1,2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특히 첨단 공정(2nm~4nm) 기반 매출 비중이 2022년 5%에서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41.4%로 급등한 점이 눈에 띈다. 해외 수주 비중 역시 2024년 전체 매출의 4.4%에 불과했으나, 2025년 3분기에는 59.8%까지 치솟았다. 현재 글로벌 고객사는 14곳이며, 협의 중인 잠재 고객은 59곳에 달한다. 세미파이브는 2025년 말 코스닥 상장을 완료했으며, 공모가 상단인 주당 2만 4,000원에 확정해 약 1,296억 원을 조달했다. 미국, 중국에 이어 2025년 11월에는 일본 현지 법인도 설립하며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AI ASIC 시장, GPU 독주에 균열

세미파이브의 연속 수주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AI 가속기 시장은 2033년까지 6,000억 달러(약 870조 원)를 넘어설 전망이며, 이 가운데 커스텀 ASIC 비중은 2024년 8%에서 2033년 1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SIC 시장 자체도 연평균 27% 성장해 2033년 1,180억 달러(약 171조 1,000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구글 , 아마존 ,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이를 설계해 줄 턴키 ASIC 파트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미파이브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천억 원 규모의 개발비와 3~5년의 기간이 필요한 ASIC 설계를 플랫폼 기반으로 단축시키며, 삼성파운드리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무기로 글로벌 팹리스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반도체 설계 생태계의 분기점

세미파이브의 행보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세미파이브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Rebellions), 한화비전 등 국내 AI 칩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양산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행하며 ‘K-팹리스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2,400억 원에 달하며, 테마섹 자회사 파빌리온캐피탈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2026년에는 한화비전 AI 카메라 칩, 데이터센터 AI 가속기, 스마트 글라스 핵심 칩 등 주요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양산에 돌입하면서 실질적인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AI 반도체 설계의 ‘브로드컴(Broadcom)’ 을 꿈꾸는 세미파이브가 삼성파운드리를 등에 업고 글로벌 무대에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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