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예측시장에서 기밀 정보를 이용해 베팅한 직원을 해고했다. 대형 기술기업이 예측시장 내부자 거래를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것은 이번이 최초 사례다. 브라우저 출시 40시간 전 13개 신규 지갑이 30만9,486달러(약 4억5,000만 원)를 베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AI 업계와 예측시장의 접점에서 새로운 윤리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오픈AI, 기밀 유출 직원 즉각 해고
오픈AI가 자사 기밀 정보를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개인 이익을 위해 사용한 직원을 해고했다. 오픈AI 애플리케이션 CEO 피지 시모(Fidji Simo)가 27일(현지시간) 내부 메시지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했다.
오픈AI 대변인 케일라 우드(Kayla Wood)는 “기밀 정보를 개인 이익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한 직원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대형 기술기업이 예측시장에서의 내부자 거래를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것은 이번이 업계 최초 확인 사례다.
오픈AI는 해고된 직원의 신원이나 구체적인 베팅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 사건이 내부 감사 과정에서 적발되었음을 시사했다. AI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의 내부 정보가 예측시장을 통해 금전적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술 업계 전반에 새로운 규제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60개 지갑, 77건 의심 포지션… 조직적 베팅 정황
이번 사건의 규모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블록체인 분석 기업 어뉴절 웨일즈(Unusual Whales)의 조사 결과다. 이 기업은 2023년 3월 이후 폴리마켓에서 오픈AI 관련 이벤트에 베팅한 60개 암호화폐 지갑에서 총 77건의 의심 포지션을 발견했다.
베팅 대상은 소라(Sora) 출시일, GPT-5 발표 시점, 챗GPT 브라우저 출시 등 오픈AI의 핵심 제품 로드맵과 직결되는 이벤트들이다. 특히 챗GPT 브라우저 출시 40시간 전에는 기존에 거래 이력이 전혀 없던 13개 신규 지갑이 동시에 등장해 총 30만9,486달러(약 4억5,000만 원)를 베팅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 이력이 없는 지갑이 특정 이벤트 직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정황은, 내부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인물들이 의도적으로 새 지갑을 생성해 추적을 회피하려 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 항목 | 세부 내용 |
|---|---|
| 해고 사유 | 기밀 정보를 예측시장에서 개인 이익에 사용 |
| 분석 기관 | 어뉴절 웨일즈(Unusual Whales) |
| 의심 지갑 수 | 60개 |
| 의심 포지션 | 77건 (2023년 3월 이후) |
| 브라우저 출시 전 베팅 | 13개 신규 지갑, 30만9,486달러(약 4억5,000만 원) |
| 베팅 대상 | 소라 출시일, GPT-5, 챗GPT 브라우저 등 |
| 베팅 플랫폼 | 폴리마켓(Polymarket) |
법적 회색지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예측시장
이번 사건이 특히 복잡한 이유는 예측시장에서의 내부자 거래가 법적으로 명확하게 규제되지 않는 회색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예측시장을 증권거래소로 분류하지 않으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권한도 제한적이다. 전통적인 증권시장에서 내부자 거래는 연방법에 의해 엄격히 처벌되지만, 예측시장은 이러한 법적 틀 밖에 놓여 있다. 즉, 오픈AI 직원이 자사 제품 출시 정보를 활용해 폴리마켓에서 베팅하더라도, 이를 직접 처벌할 연방법 조항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픈AI가 법적 조치 대신 내부 정책 위반을 근거로 해고라는 자체 제재를 택한 배경도 이러한 규제 공백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예측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이 회색지대를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폴리마켓은 2024년 미국 대선을 계기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기술 기업의 제품 출시, 경영 인사, 실적 발표 등에 대한 예측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칼시 제재부터 이스라엘 기소까지
오픈AI의 직원 해고는 고립된 사건이 아니다. 예측시장을 둘러싼 내부자 거래 문제는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는 유명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의 편집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베팅한 사실을 적발하고, 2년간 플랫폼 이용 정지와 2만 달러(약 2,900만 원) 벌금을 부과했다.
칼시는 또한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에 대한 내부 정보 이용 베팅 사례에서도 관련자를 플랫폼에서 추방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사 정보를 이용해 예측시장에서 베팅한 2명이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예측시장 내부자 거래가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까지 비화된 바 있다.
흥미로운 것은 폴리마켓 CEO 셰인 코플란(Shayne Coplan)이 과거 인터뷰에서 예측시장이 정보 공개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사실이다. 코플란은 내부자들이 시장에 참여하면 가격 신호가 더 정확해진다는 논리를 펼쳤으나, 이번 오픈AI 사건은 그 논리의 이면에 있는 윤리적 위험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편, 폴리마켓에서는 ‘구글 고래(Google Whale)’로 불리는 익명의 트레이더가 구글 관련 이벤트에서 100만 달러(약 14억5,000만 원) 이상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져, 빅테크 내부 정보와 예측시장의 연결 고리에 대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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