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챗GPT(ChatGPT)에 광고를 본격 도입했다. CPM(1,000회 노출당 비용)은 60달러(약 8만 7,000원)로, 메타(Meta) 평균의 3배에 달하는 프리미엄 가격이다. 주간 활성 사용자 8억 명을 보유한 챗GPT가 광고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AI 업계 비즈니스 모델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챗GPT 광고, 2월 9일 미국에서 시작하다
오픈AI가 2월 9일부터 미국 내 챗GPT 무료 및 고(Go) 티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 노출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1월 16일 광고 도입을 최초 발표한 지 약 3주 만의 실제 롤아웃이다. 광고는 AI 응답 아래 별도 영역에 표시되며, 대화 중간에 삽입되는 방식이 아니다. 브래드 라이트캡(Brad Lightcap)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광고가 올바르게 이루어진다면 사용자 제품 경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러스(Plus), 프로(Pro), 비즈니스(Business),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에듀케이션(Education) 등 유료 구독자에게는 광고가 노출되지 않는다. 전체 챗GPT 사용자 중 비구독자가 95%를 차지하며, 이들이 사실상 광고 수익의 핵심 대상이다. 오픈AI 대변인은 “이번 테스트의 제한된 범위는 의도적인 것으로, 어떤 유형의 광고가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60달러 CPM, 메타의 3배… 프리미엄 가격의 근거
챗GPT 광고의 CPM은 60달러(약 8만 7,000원)로 책정됐다. 이는 메타(Meta)의 평균 CPM 20달러(약 2만 9,000원) 미만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구글(Google) 디스플레이 광고의 CPM이 3~30달러(약 4,350원~4만 3,500원)인 점과 비교해도 최상위 프리미엄 구간에 해당한다. 넷플릭스(Netflix)가 광고 요금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와 유사한 가격 전략이다. 광고주의 최소 투자금은 20만 달러(약 2억 9,000만 원)로, 소규모 광고주의 진입 장벽이 높다.
초기 광고주로는 쇼피파이(Shopify), 타깃(Target), 윌리엄스 소노마(Williams Sonoma), 어도비(Adobe) 등이 참여했다.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인 WPP, 옴니콤(Omnicom), 덴츠(Dentsu) 등도 합류하며 대형 광고주 중심의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오픈AI가 높은 CPM을 책정할 수 있는 근거는 챗GPT의 독특한 사용 맥락에 있다. 사용자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는 구매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광고 전환율이 기존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 항목 | 내용 |
|---|---|
| 광고 시작일 | 2026년 2월 9일 (미국) |
| CPM | 60달러(약 8만 7,000원) |
| 최소 투자금 | 20만 달러(약 2억 9,000만 원) |
| 광고 대상 | 무료 및 고(Go) 티어 사용자 (전체의 95%) |
| 주간 활성 사용자 | 8억 명 |
| 광고 위치 | AI 응답 아래 별도 영역 |
| 초기 광고주 | 쇼피파이, 타깃, 윌리엄스 소노마, 어도비 |
| 광고 제외 주제 | 건강, 정신건강, 정치 등 민감 분야 |
| 유료 구독자 | 광고 미노출 (플러스, 프로, 비즈니스 등) |
140억 달러 적자 속 수익화 압박
오픈AI가 광고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막대한 적자 구조가 있다. 2026년 예상 손실은 140억 달러(약 20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연간 반복 매출(ARR)이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인프라 비용만 1조 달러(약 1,450조 원) 이상을 약정한 상태다. 구독료만으로는 거대한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현재 고(Go) 티어는 월 8달러(약 1만 1,600원), 프로(Pro) 티어는 월 20달러(약 2만 9,000원)에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사용자의 95%가 비구독자라는 점에서, 구독 전환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오픈AI의 연간 광고 매출이 2030년까지 250억 달러(약 36조 2,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현재 ARR을 초과하는 규모로, 광고가 구독을 넘어 오픈AI의 최대 수익원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라이트캡 COO는 “이 과정은 반복적이며, 사용자 신뢰와 프라이버시를 올바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몇 달간 지켜봐 달라”며 점진적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광고 타겟팅 방식과 프라이버시 논란
챗GPT 광고의 타겟팅은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본 타겟팅은 현재 채팅 주제, 사용자 위치, 언어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카메라 추천을 질문하면, 관련 전자제품 광고가 응답 아래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개인화 광고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개인화 광고는 이전 채팅 기록, 광고 상호작용 이력, 챗GPT에 저장된 메모리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는 사용자의 관심사와 구매 패턴을 AI가 학습한 정보를 광고에 직접 연결하는 것으로, 기존 검색 광고나 소셜미디어 광고보다 훨씬 깊은 수준의 맥락 정보를 활용하는 셈이다.
건강, 정신건강, 정치 등 민감한 주제에서는 광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AI 대화라는 극히 사적인 공간에 광고가 침투한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 우려는 불가피하다. 사용자가 AI에게 개인적인 고민이나 업무 질문을 던질 때, 그 내용이 광고 타겟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플랫폼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데이터 활용이다.
앤스로픽의 대조적 행보: “광고 없는 AI”
오픈AI의 광고 도입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앤스로픽(Anthropic)의 전략이다. 앤스로픽은 최근 슈퍼볼 광고에서 ‘광고 없는 AI’를 핵심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AI 플랫폼이 사용자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사용자층을 겨냥한 포지셔닝이다. 이로써 AI 산업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두 갈래로 분기하게 됐다. 오픈AI로 대표되는 ‘광고 기반 무료 모델’과 앤스로픽이 표방하는 ‘구독 중심 프리미엄 모델’이 정면으로 경쟁하는 구도다. 이는 과거 구글(광고 기반)과 애플(프리미엄 과금)의 대립 구도와 유사하다.
구글은 무료 서비스로 압도적 사용자 규모를 확보한 뒤 광고로 수익을 거뒀고, 애플은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면서 프라이버시를 브랜드 가치로 삼았다. AI 시대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앤스로픽의 ‘광고 없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는 미지수다. 앤스로픽 역시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며, 구독료만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시장이 검증해야 할 과제이다.
한국 시사점: 네이버-카카오 AI 광고 전략의 기로
오픈AI의 챗GPT 광고 도입은 한국 AI 시장에도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통해 검색 결과에 AI를 통합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카나나(Kanana) AI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AI 서비스의 수익화 모델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챗GPT가 60달러 CPM이라는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한 것은 한국 AI 챗봇 시장에 중요한 참조점이 된다. 네이버의 기존 검색 광고 CPM이 이보다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AI 대화형 광고가 기존 검색 광고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진 셈이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는 AI 대화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프라이버시 우려가 더욱 클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엄격한 한국에서는 AI 대화 기록 기반 타겟팅이 법적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챗GPT의 한국 시장 광고 확대 시, 네이버와 카카오의 디지털 광고 매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한국 AI 기업들은 오픈AI의 광고 모델 성과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자체 AI 서비스의 수익화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망: AI 광고 시대의 서막
챗GPT의 광고 도입은 AI 산업 전체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주간 8억 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에 광고가 붙으면서, AI 기업들의 수익화 경쟁이 본격화된다. 2030년 연간 250억 달러(약 36조 2,500억 원) 광고 매출이 실현된다면, 오픈AI는 구독과 광고 양 축에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를 완성하게 된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사용자 경험 저하로 인한 이탈, 프라이버시 규제 강화, 앤스로픽 등 경쟁사의 ‘광고 없는 AI’ 공세가 변수다. 라이트캡 COO가 “반복적 프로세스”를 강조한 것은, 광고 확대가 사용자 반응에 따라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가 인터넷의 새로운 관문이 된 시대에, 광고는 필연적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AI 대화라는 사적 공간에 광고가 들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공존한다. 오픈AI의 이번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가 AI 산업 전체의 방향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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