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 파트너십을 해지하고 비독점 라이선스 체제로 전환했다. 오픈AI는 이제 AWS, 구글 클라우드 등 모든 클라우드에서 자사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2년까지 비독점 IP 라이선스를 유지하며, 수익 배분 구조도 전면 개편됐다.
‘결별 아닌 재정의’… 5년 독점 시대의 종막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27일(현지시간) 파트너십 계약을 전면 개정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했던 오픈AI 기술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가 비독점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양사는 공동 성명에서 “유연성, 확실성, 그리고 AI의 혜택을 폭넓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정 계약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오픈AI의 ‘주요(primary) 클라우드 파트너’로 남으며, 오픈AI 제품은 애저(Azure)에서 우선 출시된다. 그러나 오픈AI는 이제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오라클 클라우드 등 경쟁 플랫폼에서도 자사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CEO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의 주요 클라우드 파트너로 남지만, 이제 모든 클라우드에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익 배분 구조 전면 개편… AGI 조항도 삭제
이번 계약 개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수익 배분(Revenue Share) 구조의 변화다. 기존 계약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수익의 일부를 지급해왔으나, 새 계약에서는 이 지급이 완전히 중단된다. 반대로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매출의 20%를 2030년까지 계속 지급하되, 총액에 상한선(Cap)이 설정됐다. 기존에는 수익 배분이 ‘범용 인공지능(AGI)’ 달성 여부라는 모호한 기술적 이정표에 연동되어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AGI 조항이 완전히 삭제됐다. 이전 계약에서 AGI 조항은 마이크로소프트에 AI 기술 진보의 해석권을 부여하는 것이어서, 오픈AI 입장에서는 사업 확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였다. 이제 수익 배분은 기술 이정표와 무관하게 확정된 기간과 상한선에 따라 운영된다.
아마존 500억 달러 딜이 촉발한 ‘독점 해체’
이번 계약 재구조화의 직접적 배경은 올해 2월 발표된 아마존과 오픈AI의 대규모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아마존은 오픈AI에 최대 500억 달러(약 7조 2,5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 중 150억 달러(약 2조 1,750억 원)는 초기 투자금이며, 나머지 350억 달러(약 5조 750억 원)는 특정 조건 충족 시 추가 투입된다. 동시에 AWS는 오픈AI의 기업용 플랫폼 ‘프론티어(Frontier)’의 독점 서드파티 클라우드 배포 파트너가 됐다. 오픈AI는 기존 380억 달러(약 5조 5,100억 원) 규모의 AWS 계약을 향후 8년간 1,0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로 확대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문제는 이 아마존 딜이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독점 계약과 정면 충돌한다는 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PI를 통해 접근하는 모든 오픈AI 제품에 대한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프론티어를 AWS에서 독점 제공하는 것은 계약 위반 소지가 있었다.
| 항목 | 기존 계약 | 신규 계약 |
|---|---|---|
| 라이선스 유형 | 독점 (AGI 달성 시까지) | 비독점 (2032년까지) |
| 클라우드 배포 | 애저 독점 | 애저 우선, 멀티클라우드 허용 |
| MS→오픈AI 수익 배분 | 지급 | 중단 |
| 오픈AI→MS 수익 배분 | AGI 이정표 연동 | 2030년까지, 20%, 총액 상한 |
| AGI 조항 | 존재 (MS 해석권) | 삭제 |
| 오픈AI 지분 | MS 27% | MS 27% (변동 없음) |
마이크로소프트, 잃은 것과 남은 것
130억 달러(약 18조 8,5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오픈AI 영리법인의 27%를 확보한 마이크로소프트에 이번 계약 개정은 양날의 검이다. 2025년 10월 자본 재편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 지분 가치는 1,350억 달러(약 195조 7,5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오픈AI가 애저 서비스에 2,500억 달러(약 362조 5,000억 원)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클라우드 매출 기반은 여전히 탄탄하다. 그러나 독점이라는 핵심 차별화 요소를 상실한 대가도 크다. 발표 당일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약 3% 하락한 반면, 아마존과 알파벳은 소폭 상승했다. 시킹 알파(Seeking Alpha)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AI 사업 수주 잔고의 45%가 오픈AI와 연결되어 있어, 멀티클라우드 전환으로 인한 고객 이탈 리스크가 존재한다.
엔터프라이즈 AI 시장, ‘삼국지’ 구도로 재편
업계에서는 이번 독점 해체가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D.A. 데이비슨(D.A. Davidson & Co)의 길 루리아(Gil Luria) 애널리스트는 “이번 딜은 오픈AI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며 “기존에 독점 때문에 오픈AI를 선택하지 못했던 AWS, 구글 클라우드 고객들이 앤스로픽(Anthropic)과 함께 오픈AI도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Barclays)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프라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오픈AI가 플랫폼 전반에서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게 한다”며 양사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발표와 같은 날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샘 올트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재판이 시작됐다. 이 소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비영리에서 영리로의 전환을 조장했는지 여부를 다루고 있어, 양사 관계의 복잡한 이면을 보여준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 미칠 파장
한국 기업 입장에서 이번 변화는 AI 클라우드 선택지의 확대를 의미한다. 그동안 오픈AI 모델을 활용하려면 사실상 애저를 선택해야 했지만, 이제 AWS나 구글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에서도 오픈AI의 최신 모델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AWS를 주요 클라우드로 사용하는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에 유리한 변화다. 다만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데이터 거버넌스, 비용 최적화 전략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오픈AI가 프론티어 플랫폼을 AWS 독점으로 제공하면서 동시에 애저에서도 제품을 우선 출시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워크로드 특성에 따라 클라우드 조합을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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