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궤도 데이터센터 1GW 구축 비용 424억 달러…지상 시설의 3배
- 머스크 “3년 내 우주가 최저가” vs 전문가 “최소 20년 걸린다”
- 냉각 불가능, 방사선 손상, 발사 비용…우주 AI의 잔혹한 경제학
일론 머스크가 “우주에 AI를 올리겠다”며 스페이스X와 xAI를 합병했다. 100기가와트(GW) 규모의 연산 능력을 궤도에 배치하고, 최대 100만 개의 태양광 위성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비전의 경제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궤도 AI의 경제학은 왜 그토록 잔혹한가.
지상의 3배, 424억 달러의 벽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1GW 규모의 궤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약 424억 달러(약 61조 4,800억 원)가 소요된다. 이는 동일 용량의 지상 시설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비용이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의 분석은 더 암울하다. 엔비디아 GPU 기반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GW당 400억~500억 달러가 필요하며, 머스크가 목표로 하는 연간 100GW 추가 시 4조~5조 달러(약 5,800조~7,250조 원)의 자본 지출이 발생한다.
여기에 발사, 위성 제조, 인프라 비용까지 더하면 연간 투자 수요는 약 5조 달러에 육박한다. 참고로 xAI는 2025년 1~9월 사이에만 약 95억 달러(약 13조 7,750억 원)를 소진했다고 투자자들에게 보고한 바 있다.
핵심 병목은 발사 비용이다. 현재 재사용 가능한 팰컨 9의 kg당 궤도 운송 비용은 약 3,600달러다. 구글의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 백서에 따르면 우주 데이터센터가 경제성을 갖추려면 이 비용이 kg당 20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무려 18배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이 수준의 비용 절감은 2030년대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십의 완전한 재사용이 실현되면 비용이 크게 낮아질 수 있지만, 아직 스타십의 재사용성과 비용 절감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유로뉴스는 “스타십의 재사용성과 비용 절감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3년” vs “20년”: 극명한 시간표 격차
머스크는 지난주 “36개월 이내에 AI를 배치하기 가장 저렴한 곳은 우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정반대다.
유럽우주정책연구소(ESPI)의 예르마인 구티에레스(Jermaine Gutierrez) 연구원은 “일론 머스크의 예측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0을 하나 더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ESPI 보고서는 경쟁력 있는 궤도 데이터센터가 등장하기까지 “최소 20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궤도 데이터센터가 지상 시설과 “비용 동등성에 근접하는 것은 2030년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악시옴 스페이스(Axiom Space)와 스페이스빌트(Spacebilt)는 2027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광학 연결된 궤도 데이터센터 노드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소규모 엣지 컴퓨팅 수준으로, 머스크가 구상하는 대규모 AI 인프라와는 거리가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역설적이게도 ‘냉각’이다. 우주는 춥지만, 데이터센터를 식히기는 지구보다 훨씬 어렵다. ESPI 연구원 구티에레스는 “열을 발산할 유체가 없다. 라디에이터에 의존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스테판-볼츠만 법칙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테판-볼츠만 법칙에 따르면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열 복사량은 급격히 증가한다. 이 때문에 열 관리 인프라가 컴퓨팅 하드웨어 자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지구에서는 물이나 공기로 냉각할 수 있지만,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는 거대한 방열판에 의존해야 한다.
방사선 손상: 5년마다 교체
또 다른 문제는 방사선이다. 궤도 환경의 방사선은 전자 부품을 손상시켜, 궤도 구성 요소의 수명은 약 5년에 불과하다. 유로뉴스는 “유지보수 로봇은 아직 필요한 수리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상 데이터센터 대비 훨씬 높은 교체 비용과 운영 복잡성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기술적·경제적 문제 외에 지정학적 우려도 제기한다. 센티언트AI(Sentient AI) 공동창업자 히만슈 티아기(Himanshu Tyagi)는 “진짜 위험은 SF 영화에 나오는 폭주하는 초지능이 아니라, 결국 누가 열쇠를 쥐게 되느냐”라고 경고했다.
머스크가 우주 기반 AI 인프라를 독점하면, 전 세계 AI 서비스가 단일 미국 기업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궤도에서 태양 에너지는 “사실상 무료이며 지속적”이기 때문에, 우주 기반 발전을 통제하는 쪽이 지상 경제와 무관하게 AI 서비스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머스크만 우주 데이터센터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프로젝트 선캐처를 통해 빠르면 내년 테스트 위성 2기를 발사해 궤도 AI 데이터센터를 시험할 계획이다. 구글은 “적절한 궤도에서 태양광 패널은 지구보다 최대 8배 더 생산적이며, 거의 연속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과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투자한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는 지난주 8만 개 위성 군집 계획을 신청했다. 3,400만 달러(약 493억 원)를 유치한 이 회사는 머스크의 100만 개 위성 계획보다는 작지만,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상에서는 환경 허가, 전력 접근성, 수냉각 수요(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물 사용량이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 지역사회 반대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퀼티 스페이스(Quilty Space)의 크리스 퀼티(Chris Quilty) 애널리스트는 “가장 큰 문제는 냉각, 보안, 전력 전송인데, 이 모든 것은 우주로 옮기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옮기는 비용’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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