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쓰레기의 급증이 지구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과학자들은 지진 관측 기술을 활용해 우주 쓰레기의 대기권 재진입 경로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는 물체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소닉붐(음속 폭음)’ 현상을 이용하는 것으로, 날씨나 시간의 제약을 받는 기존 레이더 및 광학 추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연구 결과는 22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링크)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위성과 로켓 등 우주 발사체의 발사가 잦아지며 지구 궤도상의 잔해물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이들 잔해 대부분이 제어되지 않은 무방비 상태로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지상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이번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2024년 4월 2일 중국 셴저우-15호(Shenzhou-15) 모듈의 재진입 사례는 이러한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분리된 1.5톤 규모의 모듈이 통제 불능 상태로 지구로 떨어졌을 때, 기존 시스템은 낙하 지점을 북대서양 상공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모듈은 예상 경로보다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남쪽으로 벗어났다. 이는 현재의 추적 기술에 맹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페르난도(Fernando)와 샤랄람보스(Charalambous) 연구팀은 ‘소닉붐’에 주목했다. 소닉붐은 물체가 소리의 속도(음속)를 초과하여 비행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파로, 지상의 지진계를 통해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셴저우-15호 모듈이 재진입할 때 발생한 초음속 충격파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설치된 120개 이상의 지진계 네트워크에 포착된 점을 활용했다. 이들은 공개된 오픈소스 지진 데이터를 ‘최소 기울기 적합(minimum-gradient fit)’이라는 역산 기법으로 분석해 모듈의 속도, 하강 각도, 궤적을 정밀하게 역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셴저우-15호 모듈의 재진입 데이터 분석은 소닉붐 기반 추적법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연구진은 “수집된 데이터를 역설계하여 모듈의 궤적과 파편화 과정을 상세히 복원했다”고 밝혔다. 기존 궤도 예측 시스템이 북대서양 상공을 지목하며 오차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지진파 분석은 실제 경로가 수백 킬로미터 남쪽으로 치우쳤음을 명확히 규명해 냈다.
소닉붐 기반 추적법은 단순히 경로를 아는 것을 넘어 지상 낙하 지점 파악, 파편 회수, 그리고 재진입 시 발생하는 대기 중 화학적 영향 분석 등 다방면에서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공개된 데이터와 효율적인 계산 방식을 결합해 ‘준실시간(near real-time)’ 추적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존에 설치된 지진계 인프라를 활용하므로 비용 효율적이며, 광학 장비가 무용지물이 되는 밤이나 흐린 날에도 작동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기술의 완성을 위해서는 자동화된 분석 시스템 구축과 우주 쓰레기 추적에 최적화된 맞춤형 지진 관측망 보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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