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이란 공습에 앤스로픽의 클로드 AI를 표적 식별·전투 시뮬레이션에 활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앤스로픽 연방 사용 금지를 명령한 직후의 투입이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구글·오픈AI 직원 900여 명이 ‘AI 군사 활용 제한’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하며 실리콘밸리의 윤리 갈등이 격화되는 중이다.
AI가 전쟁에 투입되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합동 공습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을 개시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 작전에서 앤스로픽(Anthropic)의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세 가지 핵심 용도에 활용했다. 첫째 위성영상·통신감청·신호정보(SIGINT) 등 방대한 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위협을 평가하고, 둘째 고가치 표적을 식별·확인하며, 셋째 타격 결과와 부수 피해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클로드가 의사결정 보조 도구로 활용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클로드가 자율적으로 무기를 통제하거나 살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최종 판단은 인간 지휘관이 유지했다.
국방부는 2025년 7월 최고디지털인공지능실(CDAO)을 통해 ‘프론티어 AI 전쟁 프로토타이핑 및 확산’ 명목으로 2억 달러(약 2,9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클로드는 팔란티어(Palantir)와 AWS 최고기밀 클라우드를 통해 기밀 네트워크에 배치됐다.
트럼프-앤스로픽 충돌의 전말
| 날짜 | 사건 |
|---|---|
| 2025년 7월 | 국방부 CDAO, 2억 달러 프론티어 AI 계약 체결 |
| 2026년 2월 27일 | 트럼프, 연방기관 앤스로픽 사용 중단 명령 |
| 2월 27일 | 헤그세스 국방장관, 앤스로픽 ‘공급망 리스크’ 지정 |
| 2월 28일 | 이란 공습 개시—클로드 AI 실전 투입 |
| 3월 1일 | 클로드 앱 다운로드 미국 1위 등극 |
| 3월 2일 | 오픈AI, 국방부와 기밀 네트워크 신규 계약 |
| 3월 3일 | 샘 올트먼 “기회주의적이고 허술했다” 자인 |
갈등의 핵심은 ‘사용 범위’다. 국방부는 클로드를 ‘모든 합법적 목적’에 쓰겠다고 요구했으나, 앤스로픽은 두 가지 레드라인을 제시했다. 미국 시민 대상 대량 감시 금지, 그리고 완전 자율 무기 시스템 금지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CEO가 이를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연방기관의 앤스로픽 제품 사용 중단을 명령했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은 앤스로픽을 ‘공급망 리스크’로 지정했는데, 이는 통상 외국 적성국 관련 기업에만 적용하는 조치이다. 앤스로픽은 이를 “법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미국 기업이 정부와 협상할 때 위험한 선례를 세운다”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테크업계의 지각 변동
앤스로픽 퇴출의 최대 수혜자는 오픈AI와 머스크의 xAI이다. 오픈AI는 앤스로픽 분쟁 직후 국방부와 기밀 네트워크 배치를 위한 신규 계약을 체결했고, xAI의 그록(Grok)은 2월 23일 ‘모든 합법적 목적’ 조건을 수용하며 GenAI.mil 플랫폼에 통합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계약은 즉각 역풍을 맞았다. 구글과 오픈AI 직원들이 “We Will Not Be Divided(우리는 분열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작성했고, 금요일 수백 명에서 시작한 서명이 월요일까지 900명에 육박했다. 서명자 중 오픈AI 직원이 약 100명, 구글 직원이 약 800명이다.
소비자 시장에서도 반응은 극적이었다. 챗GPT 삭제 건수는 일일 평균 대비 295% 급증했고, 1점 리뷰는 775% 폭증했다. 반대로 클로드 앱은 다운로드가 2일간 37%→51% 증가하며 2월 28일 미국 앱스토어 1위를 기록했다. 1월 대비 주간 다운로드가 약 20배로 뛴 것이다. 이를 의식한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CEO는 내부 메모에서 “서둘러 계약을 맺지 말았어야 했다. 기회주의적이고 허술해 보였다”고 인정했고, 수정된 계약에 ‘미국인 대상 국내 감시 금지’ 조항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AI 군사 활용의 윤리적 경계를 시험대에 올렸다. 한국은 AI 기반 국방 시스템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한화시스템·LIG넥스원 등 방산 기업이 AI 통합 무기 체계를 개발 중이다. 앤스로픽 사태는 AI 기업이 군과 협력할 때 어디까지 레드라인을 설정해야 하는지, 정부가 이를 어떻게 강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제적 선례가 될 전망이다. “AI가 결정을 보조하되, 최종 판단은 인간이 내린다”는 원칙이 이번 분쟁에서도 유지됐다는 점은 한국의 AI 국방 정책 수립에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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