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업계의 인재 전쟁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국방 테크 스타트업과 로봇 기업들이 자율주행 전문 엔지니어에게 기본 연봉 30만~50만 달러(약 4억 3,500만~7억 2,500만 원)를 제시하며 공격적 채용에 나서면서, 웨이모·테슬라·크루즈 등 기존 자율주행 기업들이 핵심 인력 유출 위기에 직면했다.
“칼싸움에서 전면전으로” 진화한 인재 전쟁
약 7년 전 한 자율주행 기업의 창업자가 웨이모와의 인재 경쟁을 “칼싸움(knife fight)”에 비유한 적이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그보다 훨씬 큰 규모의 전면적 인재 전쟁이다. 가장 공격적인 채용자는 더 이상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아니다. 미국 국방부(DoD)의 대규모 예산에 힘입은 국방 테크 스타트업들이 자율주행 엔지니어들을 가장 높은 보상 패키지로 유혹하고 있다.
기본 연봉 30만~50만 달러(약 4억 3,500만~7억 2,500만 원)는 스톡옵션과 기타 혜택을 제외한 금액이다. 가장 수요가 높은 직군은 AI 활성화 엔지니어(AI Enablement Engineer)와 응용 연구원(Applied Researcher)으로, 고전적 로보틱스와 AI 양쪽에 능숙한 하이브리드 인재가 최우선 타깃이다.
자율주행에서 로봇·농업·건설로 확산
| 분야 | 인재 수요 기업 유형 | 핵심 기술 수요 |
|---|---|---|
| 국방 테크 | 자율 무기 체계, 드론 | 센서 퓨전, 경로 계획 |
| 휴머노이드 로봇 | 산업용·서비스 로봇 | 실시간 인지, 조작 제어 |
| 물류 자동화 | 자율 지게차, 창고 로봇 | SLAM, 장애물 회피 |
| 건설·광업·농업 | 자율 중장비 | 비정형 환경 인식 |
| 공항 운송 | 에어사이드 자율 이동 | 저속 자율주행, 안전 인증 |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빠르게 흡수되는 곳은 자동차가 아닌 로봇과 산업 장비 분야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 지게차, 건설·광업·농업용 자율 중장비, 심지어 공항 활주로 내 직원 수송까지 ‘물리적 AI(Physical AI)’ 영역이 급팽창하면서, 자율주행 엔지니어들의 전문성이 전혀 다른 산업에서 재평가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퓨전 프로세싱(Fusion Processing)이 정부 지원을 받아 공항 에어사이드 자율 수송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기존 자율주행 빅3, 각자의 위기
웨이모(Waymo)는 런던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장하고 고속도로 주행을 활성화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핵심 인재 이탈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테슬라는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원격 인간 운전자가 간헐적으로 차량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기술 완성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GM의 크루즈(Cruise)는 미국 3개 주에서 도로 복귀에 성공했지만, 아직 승객 대상 차량 호출 서비스는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완성차 업체들도 위기감이 크다. 자동화 주행 기술을 개발하던 엔지니어들이 보상 격차를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면서, 전통 자동차 기업들의 자율주행 로드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모빌리티 업계에 던지는 경고
이번 인재 대이동은 한국 자율주행 생태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현대차그룹의 모셔널(Motional), 네이버랩스, 42닷 등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도 글로벌 인재 유출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국방 테크와 로봇 분야의 보상 수준이 자율주행을 압도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스타트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응용 범위가 자동차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전략으로 핵심 인재를 확보·유지할 것인지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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