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핸들도 페달도 없는 로보택시 ‘사이버캡’ 양산을 시작했다. 가격 3만 달러(약 4,350만 원) 미만의 2인승 자율주행 전용 차량이다. 그러나 오스틴 로보택시 서비스에서 8개월간 14건의 사고가 보고되는 등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의 사이버캡 첫 생산 차량이 2026년 2월 18일 기가팩토리 텍사스 생산라인에서 출고됐다. 당초 4월로 예정됐던 본격 양산보다 앞선 일정이다. 사이버캡은 핸들과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전용 차량으로, 35kWh 배터리에 200마일(약 322km) 주행거리를 갖춘 2인승이다. 버터플라이 도어를 채택했고, 25kW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월 20일 사이버캡의 초광대역(UWB) 무선 충전 시스템에 규제 면제를 승인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는 “10초마다 1대를 생산하겠다”며 소비자 가전 수준의 제조 속도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동시에 “사이버캡과 옵티머스 출시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이버캡 양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이다. 테슬라가 2025년 6월 오스틴 텍사스에서 시작한 로보택시 서비스는 8개월 만에 14건의 사고를 기록했다. 이는 약 5만 7,000마일당 1건꼴로, 미국 인간 운전자 평균(50만 마일당 1건)보다 약 8~9배 높은 사고율이다. 테슬라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데이터베이스에서 사고 내역을 ‘기밀 사업 정보’로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웨이모(Waymo)와 주스(Zoox)가 사고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머스크는 “사이버캡은 자율주행이 가능하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핸들과 페달이 없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작동하지 않으면 차량 자체가 운행 불가능하다. 머스크는 안전한 무감독 자율주행을 위해 약 100억 마일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2026년 7월경 그 기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테슬라의 FSD(완전 자율주행)는 약 500마일당 1회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수준으로, 웨이모의 1만 4,000마일당 1회와 28배 차이가 난다.
| 항목 | 테슬라 사이버캡/FSD | 웨이모 | 현대 모셔널 |
|---|---|---|---|
| 자율주행 레벨 | 목표 레벨4 (현재 미달) | 레벨4 상용 운영 | 레벨4 목표 |
| 센서 방식 | 비전 온리(카메라 8대) | 라이다+레이더+카메라 | 라이다+카메라 하이브리드 |
| 개입 빈도 | 약 500마일당 1회 | 약 1만 4,000마일당 1회 | 미공개 |
| 무인 주행 실적 | 오스틴 제한적 운영 | 1,400만 건 이상 | 2026년 말 서비스 개시 |
| 차량 가격 | 3만 달러 미만 | 약 4만 달러(지커 RT) | 아이오닉5 기반 |
| 핸들/페달 | 없음 | 있음 | 있음 |
| 매출 | 미공개 | 2억 8,600만 달러(약 4,147억 원) | – |
사이버캡의 사업 모델도 불분명하다. 3만 달러짜리 2인승 차량을 개인 소비자가 왜 구매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테슬라는 소비자 직접 판매와 로보택시 플릿 운영이라는 두 가지 사업 모델을 모두 거론하지만, 어디에 집중할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운영비가 마일당 약 0.30달러(약 435원)로 기존 라이드셰어보다 저렴해 플릿 사업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으나,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됐을 때의 이야기이다.
사고 책임 문제도 미해결이다. 핸들이 없는 차량이 사고를 내면 운전자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 제품책임법에 따라 테슬라가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크지만, 많은 주(州)에서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의 보험 요건을 구분하지 않아 법적 공백이 존재한다. 테슬라는 2026년 상반기 9개 도시, 연내 30개 이상 도시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며, 2027년 유럽 진출도 목표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레벨2, 규제 격차 뚜렷
한국에서 사이버캡은 현행법상 운행이 불가능하다. 한국 도로교통법은 자율주행 레벨2까지만 허용하며, 핸즈오프 주행과 시스템 주도 차선 변경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핸들과 페달이 없는 차량의 도로 주행은 논의 자체가 이른 단계이다. 한국 정부는 2026년에 핸들·페달 없는 B·C형 차량에 대한 신속허가(Fast-track)를 적용하고 자율주행 실증 도시를 구축할 계획이다.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 목표는 2027년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수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접근을 택하고 있다.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은 아이오닉5 기반 레벨4 무인 로보택시를 2026년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용 서비스할 계획이다. 핸들과 페달을 유지하면서 미국 연방 차량 안전 인증을 획득한 것이 테슬라와의 차이점이다. 현대차-웨이모 파트너십으로 아이오닉5에 웨이모 기술을 탑재하는 협력도 진행 중이다. 다만 미국 안전기준 수입차 5만 대 상한이 철폐되면서,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규제 역차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 사이버캡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지녔지만, 기술 완성도, 안전성, 책임 소재라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풀지 못한 채 양산에 돌입했다. 머스크의 비전이 현실이 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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