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WBD)를 인수하기 위한 1,084억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넷플릭스와의 치열한 인수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파라마운트의 제안은 전액 현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넷플릭스가 제안한 827억 달러(현금과 주식 혼합)보다 약 180억 달러 더 높은 조건이다. 이 제안은 WBD 이사회가 넷플릭스 제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직접 전달되었다.
WBD의 매각 배경에는 미디어 산업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WBD는 AT&T로부터 분리된 워너미디어(WarnerMedia)와 디스커버리(Discovery Inc.)의 합병 이후, 높은 부채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해 있었다. 2025년 10월부터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며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이는 파라마운트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여러 인수 후보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2025년 8월에 형성된 신생 미디어 기업으로, 엘리슨(Ellison) 가문의 재정적 지원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주요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파라마운트의 인수 제안은 주당 30달러 전액 현금으로, 즉시 유동성과 확실성을 강조한다. 이는 엘리슨 가문, 레드버드캐피털(RedBird Capital), 미국 은행(Bank of America), 시티(Citi), 아폴로(Apollo)의 540억 달러 규모 부채 지원에 의해 뒷받침된다. 파라마운트는 WBD의 전체 자산을 인수하려는 반면, 넷플리스는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부문만 인수하려고 한다. 파라마운트의 전략은 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친 통합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과 배급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
반면, 넷플리스의 인수 제안은 WBD의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자산만을 포함하며, 케이블 네트워크는 분리하여 별도 회사로 분할할 계획이다. 넷플리스는 HBO, HBO Max,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등 방대한 콘텐츠와 제작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콘텐츠 제작과 배급에서 전략적 전환점을 맞이하려 한다. 이는 넷플리스가 스트리밍 중심의 미디어 산업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인수 경쟁은 규제 당국의 심사를 피할 수 없다. 대규모 인수합병은 독점 문제로 인해 미국 및 국제 규제 당국의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뉴스와 케이블 채널을 포함한 미디어 집중 우려가 크다. 이로 인해 인수전의 결과는 미디어 산업의 구조 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WBD 주주들은 파라마운트의 현금 우선 확실성과 넷플리스의 성장 잠재력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이 인수전의 결과는 향후 영화·TV 제작 및 유통 방식, 콘텐츠 경쟁 구도, 극장 산업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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