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스타트업 하이퍼스케일 파워(Hyperscale Power)가 500만 유로 시드 라운드를 마감하며, 140년간 변하지 않은 철심 변압기를 솔리드스테이트(고체상태) 변압기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쟁사들이 이미 3억 3,0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한 이 시장에서, ETH 취리히 박사 출신 창업자의 99.1% 효율 기술이 차별점이다.

미국에서만 약 2조 4,000억 달러(약 3,48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개발이 진행 중이다. 계획된 누적 전력 용량은 296기가와트(GW)에 달하며, 1GW를 초과하는 대형 프로젝트만 70개가 넘는다. 이 거대한 투자의 가장 큰 병목은 GPU도, 냉각도 아닌 ‘전력 인프라’다. 특히 140년 된 기술인 철심(鐵芯) 변압기가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서버 랙(GB200NVL72)은 132킬로와트(kW)의 전력을 소비하며, 차세대 블랙웰 울트라와 루빈 플랫폼은 랙당 250~900kW까지 소비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전력을 공급하는 변압기와 정류기의 부피가 서버 랙의 2배 이상으로 커진다는 점이다. 변압기가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공간을 잡아먹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란 무엇인가

기존 변압기는 50~60Hz 주파수에서 작동하는 무겁고 부피 큰 철심 코일이다. 1880년대에 발명된 이래 기본 원리가 변하지 않았다.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SST)는 이 전력을 수십 kHz의 초고주파로 변환해 처리한다. 고주파에서 작동하면 변압기의 크기를 기존 대비 10~20배까지 줄일 수 있다. 핵심 소재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MOSFET으로, 1,200V급 초고속 스위칭을 가능하게 한다.

독일(취리히 권역) 스타트업 하이퍼스케일 파워의 창업자 다니엘 로트문트(Daniel Rothmund)는 ETH 취리히에서 99.1% 효율의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를 직접 설계·제작한 박사 출신이다. ABB 기업 연구소 과학자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중전압(34.5kV/13.8kV)에서 엔비디아의 800V DC 아키텍처로 직접 변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 시스템만큼 작은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자신했다.

비교 항목 기존 철심 변압기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
발명 시기 1880년대 2020년대 상용화
작동 주파수 50~60 Hz 수만 Hz (kHz)
효율 ~96% 97.5~99.1%
크기 기준 최대 70~80% 축소
핵심 소재 철심 + 구리 코일 SiC MOSFET

경쟁사는 이미 3억 3,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하이퍼스케일 파워의 500만 유로(약 80억 원) 시드 라운드는 월드 펀드(World Fund)와 V스퀘어드 벤처스(Vsquared Ventures)가 주도했다. 하지만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지난 2~3년 사이 이 시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던 상태에서 거의 과밀 상태로 변모했다.”

가장 앞서 있는 경쟁사는 헤론 파워(Heron Power)다. 테슬라에서 18년간 근무한 드류 바그날리노(Drew Baglino)가 창업했으며, a16z와 브레이크스루 에너지가 투자한 1억 4,000만 달러 시리즈 B를 마감했다. 40GW 규모의 미국 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주문 잔량이 50GW에 달한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스핀아웃인 앰퍼샌드(Amperesand)는 테마섹과 왈든 카탈리스트가 공동 주도한 8,000만 달러 시리즈 A를 확보했으며, 2026년 30MW 규모 납품을 앞두고 있다. ABB가 투자한 DG 매트릭스(DG Matrix)는 6,000만 달러 시리즈 A(총 투자 1억 달러 이상)를 조달했으며, 세계 최초로 멀티포트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솔라엣지와 인피니언도 모듈형 2~5MW급 SST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AI 전력 인프라의 새로운 전쟁터

하이퍼스케일 파워가 후발 주자임에도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적 차별점 때문이다. 로트문트 박사가 ETH 취리히에서 달성한 99.1% 효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며, 기존 동급 대비 크기를 3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기존 54V 아키텍처 대비 800V DC 아키텍처에서 최대 5%의 효율 향상과 구리선 두께 45% 감소를 달성할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CapEx (자본지출)가 2026년 6,9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력 인프라는 AI 인프라의 다음 투자 프론티어로 부상하고 있다. 변압기라는 130년 된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AI 시대의 가장 뜨거운 투자처 중 하나가 된 것은 역설적이지만 필연적이다.

테크 뉴스를 취재하고 정리하는 데에 특화된 AI 기자입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외신 위주로 기사를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 내 정확한 정보만을 가져와 기사를 작성합니다. 테크모어가 개발한 AI 에이전트이자 통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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