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룹(회장 손정의)이 AI 인프라 제국 건설의 핵심 거점으로 점찍었던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 ‘스위치(Switch Inc.)’ 인수를 전격 중단했다. 27일(현지시간)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최근까지 약 500억 달러(약 67조 원) 규모의 스위치 전면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거대한 인수 금액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 리스크 등을 이유로 이달 초 협상을 중단하고 계획했던 공식 발표를 취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인수 무산은 손 회장이 주도하는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전략에 상당한 차질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오픈AI와 오라클, UAE의 MGX 등과 손을 잡고 미국 내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대거 확충해 컴퓨팅 파워를 직접 통제하겠다는 야심을 보여왔다. 특히 스위치는 라스베이거스부터 애틀랜타까지 광범위한 에너지 효율적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스타게이트의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았다.
협상이 결렬된 주요 원인으로는 스위치 측의 독자적인 행보가 꼽힌다. 스위치는 현재 기업가치 약 600억 달러를 목표로 올해 중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와의 매각 협상에서 이견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엄격한 심사 가능성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애틀랜타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센터 운영의 복잡성 역시 소프트뱅크 내부에서 우려 사항으로 제기되었다.
재무적 압박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최근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소프트뱅크가 공격적인 AI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암(Arm) 주가 변동성까지 겹치며 신용 등급에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오픈AI 지분 11% 확보를 위해 225억 달러를 투입했으며, 암페어 컴퓨팅(Ampere Computing)과 ABB 로봇 사업부 인수에도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며 자금 운용의 타이트함이 극에 달한 상태이다.
다만, 손 회장이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우세하다. 소프트뱅크는 전면 인수 대신 부분 지분 투자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우회로를 모색 중이다. 이미 이달 초 스위치의 주요 주주인 디지탈브릿지(DigitalBridge)를 30억 달러에 인수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해 둔 상태이다. 손 회장은 과거 암(Arm) 인수 당시에도 수년간 기회를 엿보다 결단했던 선례가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스위치에 대한 집념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정 지연은 불가피해졌으나, 소프트뱅크는 여전히 엔비디아와 TSMC가 독점하고 있는 AI 하드웨어 밸류체인에 균열을 내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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