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일명 ‘펜타곤’이 일론 머스크의 AI 챗봇 ‘그록(Grok)’을 군대 내부망에 도입하기로 했다.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2026년 1월 12일 발표에서, 그록을 활용해 방대한 군사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AI를 통해 군대의 두뇌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록은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기반으로 만든 AI다. 머스크는 이 AI가 지나치게 도덕적인 척하거나 검열이 심한, 이른바 ‘깨어있는(woke)’ AI들과는 다르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최근 큰 문제가 터졌다. 그록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선정적인 ‘딥페이크’ 이미지를 만들어내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은 것이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으로 사람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감쪽같이 합성하는 기술로,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매우 크다.
이 논란 때문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그록 접속을 차단했고, 영국은 안전 조사를 시작했다. 그록이 과연 윤리적으로 올바른 도구인지 국제적인 의심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펜타곤은 왜 그록을 선택했을까? 헤그세스 장관은 “조만간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들이 모든 기밀 네트워크에 도입될 것”이라며 효율성을 이유로 들었다. 정보 분석, 작전 계획, 의사결정 과정에 AI를 도입하면 군사 작전 속도가 빨라지고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전쟁 수행에 제약을 거는 AI는 쓰지 않겠다”며, 윤리적 논란보다는 실전에서의 승리와 실용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결정은 AI의 윤리적 규제를 강조했던 이전 바이든 정부의 방침과는 확연히 다르다. 규제보다는 ‘실용’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다른 나라들이 그록을 차단하는 상황에서 미군이 이를 도입하면 동맹국과의 신뢰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규제 없이 AI를 군사적으로 사용할 경우, 딥페이크 남용이나 인권 침해 같은 부작용이 군대를 넘어 사회 전체로 퍼질 위험도 있다.
결국 펜타곤의 그록 도입은 ‘군사 혁신’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윤리적 문제’라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국제 사회의 반발과 신뢰 저하라는 위험 요소를 미국이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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