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 자사의 대형 궤도 로켓 ‘뉴 글렌(New Glenn)’의 첫 번째 단계(부스터) 재사용 계획을 공식화하며, 우주 산업의 판도를 바꿀 준비를 마쳤다. 업계가 주목하는 점은 단순한 재사용이 아닌, 그 ‘속도’와 ‘시기’에 있다.
현지 시간 목요일 블루 오리진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뉴 글렌의 차기 미션인 ‘NG-3’는 AST 스페이스모바일의 대형 통신 위성인 ‘블록 2 블루버드’를 저궤도에 실어 나를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의 36번 발사대에서 이르면 2026년 2월 말, 혹은 3월 초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션의 핵심은 부스터의 재활용이다. 지난 2025년 11월 13일, NG-2 미션에서 성공적으로 수직 착륙했던 ‘네버 텔 미 더 오즈(Never Tell Me The Odds)’ 부스터를 리퍼비시(재사용을 위해 기체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과정)하여 이번 미션에 다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발사 예정일인 2월 말(혹은 3월 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첫 비행 후 불과 4개월 미만의 턴어라운드(Turnaround)를 기록하게 된다.
블루 오리진의 이번 재사용 시도는 업계 리더인 스페이스X의 초기 기록과 비교했을 때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과거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에 처음으로 ‘팰컨 9’ 부스터를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기체 내부의 손상을 확인한 후 이를 재비행에 사용하지 않고 분석용으로 활용한 바 있다. 스페이스X가 두 번째로 착륙시킨 부스터를 실제 재비행에 투입하기까지는 약 11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이는 팰컨 9의 전체 비행 횟수가 23회에 도달했을 때의 일이었다.
반면 블루 오리진은 뉴 글렌의 단 세 번째 비행 만에 부스터 재사용을 시도하고 있으며, 첫 비행 후 재발사까지의 기간을 4개월 미만으로 단축하려 한다. 이는 블루 오리진이 자사의 서브오비탈(우주 경계선까지 올라갔다가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하강하는 방식) 로켓인 ‘뉴 셰퍼드’ 운용 경험과 기존 업계의 선례를 통해 습득한 기술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학습 곡선을 극적으로 끌어올렸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미션의 페이로드(로켓에 실리는 화물) 구성에도 전략적인 변화가 있었다. 당초 블루 오리진은 NG-3 미션에 자사의 MK1 달 착륙선을 탑재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상업용 위성 발사로 변경했다. 현재 MK1 달 착륙선은 모든 통합 작업을 마치고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존슨 우주 센터로 이동 중이다. 이곳에서 해당 기체는 우주의 극한 환경을 견뎌내기 위한 필수 관문인 진공 챔버(공기가 없는 우주 환경을 모사한 실험 시설) 테스트를 거치게 되며, 실제 발사는 올해 봄이나 여름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점진적 전진’을 모토로 다소 느린 개발 속도를 지적받았던 블루 오리진이 이제는 ‘속도’를 무기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뉴 글렌의 빠른 재사용 주기가 안착될 경우, 발사 단가 경쟁에서 스페이스X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AST 스페이스모바일과 같은 대형 상업 고객의 위성을 재사용 부스터에 실어 보낸다는 것은, 이미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2월 말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펼쳐질 뉴 글렌의 세 번째 도약이 우주 경제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아가 이번 재사용 시도가 성공한다면 이후 이어질 ‘블루 문 MK1’의 달 탐사 임무와 유인 우주선 개발 사업에도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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