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은행 및 암호화폐 업계 대표들을 28일 긴급 소집한다. 이번 회동은 현재 미 상·하원에 계류 중인 암호화폐 입법, 그중에서도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관련 조항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마련됐다. 업계는 이번 자리가 암호화폐 산업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로, 최근 금융 시장 내 영향력을 급격히 키우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은 이러한 자산에 법적 명확성을 부여하기 위한 법안이다. 그러나 핵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이용자에게 이자나 보상을 지급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이 법안은 본래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설계됐다.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 대한 이자 지급 허용 여부는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는 지점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자 지급이 고객 유치를 위한 필수 요소이며, 이를 금지할 경우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이 이자를 지급할 경우 전통적인 은행 예금이 대거 이탈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가 법안 처리를 가로막고 있어, 이번 백악관 회의에서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미 하원은 이미 클래리티 법을 통과시켰지만,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자 조항을 둘러싼 논란 탓에 심사를 연기한 상태다. 입법 지연이 계속되는 가운데 업계의 반응은 뜨겁다. 블록체인 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썸머 머싱어(Summer Mersinger) CEO는 “이번 회의 참여를 뜻깊게 생각하며, 미국이 암호화폐의 허브로 도약하도록 입법이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챔버(Digital Chamber)의 코디 카본(Cody Carbone) CEO 역시 “백악관이 모든 이해관계자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스탠다드차타드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2028년까지 미국 은행에서 약 735조 원(약 5000억 달러) 규모의 예금을 흡수할 잠재력이 있다. 이는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경제적 파급력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지표이자,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회동은 향후 암호화폐 및 금융 정책의 장기적인 방향키를 쥐고 있다. 회의 결과에 따라 상원에서 클래리티 법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 만약 이자 제공이 허용된다면 암호화폐 업계는 사용자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반대로 은행권은 예금 유출을 막을 규제적 안전장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친(親) 암호화폐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규제 환경은 산업 친화적이고 유연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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