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Block)이 전체 직원의 절반인 4,000명을 해고하고, 이베이(eBay)가 800명을 추가 감원한다. 잭 도시(Jack Dorsey) CEO는 “1년 내 대다수 기업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전망이 더 이상 가설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블록, 직원 절반을 잘랐다
미국 핀테크 기업 블록(Block)이 전체 직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000명 이상을 해고한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록의 직원 수는 1만 명 이상에서 6,000명 미만으로 줄어든다. 블록은 스퀘어(Square) 결제 시스템과 캐시앱(Cash App)을 운영하는 핀테크 대기업으로, 창업자이자 CEO인 잭 도시(Jack Dorsey)가 이번 구조조정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도시는 전 직원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블록을 1만 명 이상에서 6,000명 미만으로 줄인다”고 밝히며, 이번 조치가 AI 기술 발전에 따른 근본적인 조직 재편임을 분명히 했다. 같은 날 이베이(eBay)도 800명 감원을 발표하면서, 미국 테크 업계에서 AI 기반 대규모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잭 도시의 발언이다. 도시는 “AI가 노동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단언하며, 이번 감원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AI 시대에 맞춘 조직 구조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시는 “1년 내 대다수 기업이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유사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경고해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흐름이 블록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도시는 또한 “수개월에 걸친 반복적 감원은 사기, 집중력, 그리고 고객과 주주가 우리 리더십에 부여하는 신뢰를 파괴한다”며 “강제적이고 수동적으로 끌려가느니 솔직하게, 우리 주도로 결단을 내리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한 번에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것이 점진적 구조조정보다 조직에 덜 해롭다는 판단이다.
블록은 자체 개발한 AI 도구 ‘구스(Goose)’를 통해 업무 자동화를 추진해 왔으며, 이번 구조조정은 AI가 실제로 인간의 업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내부 검증 결과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금과 구조조정 비용
블록은 해고 대상 직원에게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퇴직 패키지를 제공한다. 기본 급여 20주분에 근속 연수 1년당 1주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며, 5월 말까지 지분 베스팅(vesting)을 계속 보장한다. 의료보험은 6개월간 유지되고, 전환 지원금으로 5,000달러(약 725만 원)를 별도로 지급한다. 블록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므리타 아후자(Amrita Ahuja)는 “이번 감원은 AI를 활용해 더 많은 업무를 자동화하는 소규모 고효율 팀으로 회사를 재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항목 | 블록(Block) | 이베이(eBay) |
|---|---|---|
| 해고 인원 | 약 4,000명 | 800명 |
| 전체 직원 대비 비율 | 약 50% | 약 6% |
| 잔여 직원 수 | 6,000명 미만 | 약 11,500명 |
| 구조조정 비용 | 4.5억~5억 달러(약 6,525억~7,250억 원) | 미공개 |
| 주가 반응 | 시간외 22% 급등 | – |
| AI 자동화 도구 | 구스(Goose) | AI 고객 지원 시스템 |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은 4억 5,000만~5억 달러(약 6,525억~7,2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록 주가는 구조조정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22% 급등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AI 기반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규모 해고가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현상은 월가(Wall Street)가 AI 시대의 ‘린(lean) 경영’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베이, 3년 연속 구조조정의 의미
이베이의 800명 감원은 전체 직원 1만 2,300명의 약 6%에 해당한다. 블록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이베이의 구조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3년 연속이라는 점이다. 이베이는 2023년 500명, 2024년 1,000명, 그리고 2026년 800명을 감원하며 매년 대규모 인력 조정을 반복하고 있다. 3년간 누적 감원 인원은 2,300명에 달한다.
이베이는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전략적 우선순위에 맞춰 사업 구조를 재정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인도와 아일랜드로 일부 역할을 이전하고, AI 기반 고객 지원 자동화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특히 이베이가 영국 중고거래 플랫폼 디팝(Depop)을 12억 달러(약 1조 7,400억 원)에 인수한 직후 감원을 단행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규모 인수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기존 직원을 내보내는 구조는, 기업이 인건비를 AI 투자와 인수합병(M&A) 재원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구조조정 시대, 시장은 환호한다
블록 주가가 22% 급등한 것은 단순히 한 기업의 주가 변동이 아니다. 이는 자본시장이 AI 기반 인력 구조조정을 ‘올바른 전략적 판단’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잭 도시의 “1년 내 대다수 기업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발언과 결합하면, 앞으로 더 많은 테크 기업이 AI를 명분으로 대규모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25년부터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AI 효율화를 이유로 수천 명 단위의 감원을 단행해 왔으며, 블록의 사례는 이 흐름이 중소형 테크 기업과 핀테크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므리타 아후자 CFO는 “소규모 고효율 팀이 AI를 활용해 더 많은 업무를 자동화하는 구조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단순 반복 업무만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인간 직원 1만 명이 하던 일을 AI와 6,000명이 해낼 수 있다는 블록의 판단은, 노동 생산성의 정의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도시가 밝힌 것처럼 “수개월에 걸친 반복적 감원보다 한 번에 단행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는, AI 전환이 점진적 변화가 아닌 급진적 구조 개편의 형태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카카오-네이버-쿠팡도 예외 아니다
블록과 이베이의 AI 구조조정은 한국 테크 업계에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핀테크 분야다. 블록의 스퀘어와 캐시앱에 대응하는 한국 기업으로는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이 있다. 블록이 자체 AI 도구 ‘구스’로 업무 자동화를 실현한 것처럼, 한국 핀테크 기업들도 고객 상담, 이상거래 탐지, 대출 심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자동화를 가속하고 있다. 블록의 사례는 이러한 자동화가 궁극적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둘째, 이커머스 분야다. 이베이의 3년 연속 구조조정은 쿠팡(Coupang), SSG닷컴, 11번가 등 한국 이커머스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 기반 고객 지원 자동화, 물류 최적화, 개인화 추천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기존에 사람이 담당하던 역할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가 인도와 아일랜드로 역할을 이전하는 것처럼,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인력 재배치 전략도 한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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