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에 ‘태스크(Tasks)’ 기능을 추가하며, AI가 이메일과 회의에서 할 일을 추출해 직접 실행하는 시대를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을 ‘대화형 도구’에서 ‘실행형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핵심 기능을 공개했다. 2월 26일(현지시간) 발표된 코파일럿 태스크(Copilot Tasks)는 이메일, 채팅, 회의록에서 작업 항목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할 일 목록을 생성한 뒤, 사용자 동의 하에 AI가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단순히 “이런 일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일정을 잡고 문서를 작성하며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까지 나아간 것이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생태계 전반에 걸친 대규모 업그레이드의 일환으로, AI 에이전트 시장의 경쟁 구도를 한층 격화시킬 전망이다.
이메일에서 할 일 추출, AI가 단계별로 분해
코파일럿 태스크의 작동 방식은 직관적이다. 사용자가 아웃룩(Outlook) 이메일이나 팀즈(Teams) 채팅, 회의 요약 등을 열면, AI가 텍스트에서 작업 항목을 자동으로 식별한다. “금요일까지 보고서 보내주세요”라는 이메일 문장을 감지하면, 코파일럿은 이를 할 일 목록에 추가하고,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단계를 분해한다. 관련 데이터 수집, 초안 작성, 검토 요청 등 세부 작업을 자동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사용자는 각 단계를 확인하고 승인하거나, AI에게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이 단순한 채팅 앱에서 실행 앱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AI가 작동했지만, 태스크 기능은 업무 맥락을 스스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행동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3가지 에이전트 모드: 오토, 리서처, 애널리스트
코파일럿 태스크는 작업 성격에 따라 3가지 전문 에이전트 모드를 제공한다. 각 모드는 서로 다른 AI 모델과 도구를 활용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도록 설계되었다.
| 모드 | 기반 기술 | 주요 기능 |
|---|---|---|
| 오토(Auto) | 범용 에이전트 | 브라우저 제어 + 딥리서치 결합, 일반 업무 자동 처리 |
| 리서처(Researcher) | 오픈AI 딥리서치 모델 | 다단계 웹 검색 + 사내 업무 데이터 교차 조사 |
| 애널리스트(Analyst) | o3-mini 추론 모델 | 라이브 파이썬(Python) 실행으로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
오토 모드는 가장 범용적인 에이전트로, 웹 브라우저를 직접 제어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업무를 처리한다. 리서처 모드는 오픈AI의 딥리서치(Deep Research) 모델을 활용해 웹 전체와 사내 문서를 동시에 탐색하며, 여러 출처를 교차 검증하는 다단계 조사를 수행한다. 애널리스트 모드는 오픈AI의 o3-mini 추론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라이브 파이썬 환경에서 데이터를 직접 실행하고 분석 결과를 시각화한다. 리서처와 애널리스트 모드는 2025년 중반에 일반 공개된 뒤 이번 태스크 기능에 통합된 것이다.
동의 없이는 단 한 푼도 못 쓴다
코파일럿 태스크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설계 원칙은 인간 중심의 안전장치다. AI가 업무를 직접 수행하되, 금전적 지출이나 외부 메시지 발송 등 되돌리기 어려운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용자의 명시적 동의를 구하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AI가 업무 조사 중 유료 데이터베이스 구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결제를 진행하기 전에 사용자에게 승인을 요청한다. 팀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일정 초대를 발송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는 AI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과제인 ‘자율성과 통제 사이의 균형’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해법이다. 완전 자율 실행은 효율적이지만 사고 위험이 크고, 매번 승인을 요구하면 자동화의 의미가 퇴색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행동의 영향도에 따라 동의 수준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 딜레마를 해결했다. 일상적인 정보 검색이나 문서 초안 작성은 자동으로 진행하되, 비용 발생이나 대외 커뮤니케이션 같은 고위험 행동에만 동의를 요구하는 것이다.
윈도우와 엣지로 확장, OS 수준 에이전트 구상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태스크를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에 한정하지 않고, 윈도우(Windows) 운영체제와 엣지(Edge) 브라우저 전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코파일럿이 단순한 오피스 도구 보조를 넘어, PC 사용 전반을 관리하는 OS 수준의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윈도우 환경에서는 파일 관리, 앱 실행, 시스템 설정 변경 등 운영체제 수준의 작업을 AI가 대행할 수 있게 된다. 엣지 브라우저에서는 웹 탐색, 양식 작성, 온라인 예약 등을 자동화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세계 윈도우 사용자 수는 16억 명 이상으로, 이 확장이 현실화되면 역사상 가장 거대한 AI 에이전트 배포가 될 수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의 월 구독료는 사용자당 30달러(약 4만 3,500원)이며, 기업용 프리미엄 플랜은 사용자당 50달러(약 7만 2,500원)에 달한다.
AI 에이전트 3파전: 마이크로소프트 vs 앤스로픽 vs 구글
코파일럿 태스크의 출시로 AI 에이전트 시장은 3강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앤스로픽은 최근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를 공개하며, AI가 사용자와 협업하는 방식의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구글은 제미나이(Gemini) 플랫폼에 자동화 워크플로우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으며, 노코드 앱 빌더 오팔(Opal)에 에이전트 스텝 기능을 탑재했다.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Gartner)는 2026년 말까지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가 AI 에이전트를 내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기준 5%에 불과했던 수치에서 8배 급증하는 것이다.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2025년 51억 달러(약 7조 3,950억 원)에서 2030년 472억 달러(약 68조 4,400억 원)로 연평균 56%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강점은 이미 전 세계 기업의 업무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생태계에 있다. 아웃룩, 팀즈, 워드, 엑셀 등 기업이 매일 사용하는 도구에 AI 에이전트를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형 AI 서비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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