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네트워킹 사업부가 분기 매출 110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스코를 추월했다. 2020년 69억 달러에 인수한 멜라녹스(Mellanox)가 4년 만에 연 310억 달러 사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GPU 칩 사업에 가려져 있었지만, AI 인프라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엔비디아(NVIDIA)가 GPU 반도체 사업의 그늘에서 수백억 달러 규모의 ‘조용한 제국’을 구축하고 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1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네트워킹 사업부가 칩 사업에 필적하는 거대 사업체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6 회계연도 4분기 네트워킹 부문 매출은 109억 8,000만 달러(약 15조 9,210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수치이다. 연간 매출은 310억 달러(약 44조 9,500억 원)를 넘어섰다.
69억 달러 인수, 역사상 최고의 M&A로
이 네트워킹 제국의 출발점은 이스라엘 기업 멜라녹스(Mellanox Technologies)이다. 1999년 설립된 멜라녹스는 데이터센터 간 초고속 통신을 전문으로 했으며, 엔비디아가 2020년 69억 달러(약 10조 5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멜라녹스의 연간 매출은 약 13억 달러 수준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네트워킹 사업부의 매출은 인수 시점 대비 약 10배 이상 성장했다. 엔비디아 CFO 콜레트 크레스(Colette Kress)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네트워킹 매출이 전년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요크네암(Yokneam)에 위치한 멜라녹스 출신 R&D 허브는 현재 수천 개의 프로세서를 하나의 통합 컴퓨팅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통신 칩 설계의 중심지로 운영되고 있다.
시스코를 넘어선 분기 매출
엔비디아 네트워킹 사업부의 규모를 가늠하려면 업계 거인 시스코(Cisco)와 비교하면 된다. 시스코의 2026 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치는 약 610억~617억 달러(약 88조 4,500억~89조 4,650억 원)이다. 엔비디아의 네트워킹 사업부는 한 분기 매출 110억 달러로, 시스코 네트워킹 사업이 1년에 올리는 매출을 한 분기 만에 달성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 네트워킹 시장의 판도가 AI 인프라 수요로 인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항목 | 수치 |
|---|---|
| 2026 회계연도 4분기 네트워킹 매출 | 109억 8,000만 달러(약 15조 9,210억 원) |
|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 263% |
| 연간 네트워킹 매출 | 310억 달러 이상(약 44조 9,500억 원) |
| 멜라녹스 인수가 (2020년) | 69억 달러(약 10조 50억 원) |
| 스펙트럼-X 연환산 매출 | 100억 달러 이상 |
| 2026 회계연도 전체 매출 | 2,159억 달러(약 313조 550억 원) |
| 하이퍼스케일러 2026년 인프라 투자 전망 | 6,300억 달러 이상 |
세 가지 핵심 기술이 이끄는 성장
네트워킹 사업부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세 가지 핵심 기술이다. 첫째, 엔브이링크(NVLink)는 데이터센터 랙 내에서 GPU 간 초고속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인터커넥트 기술이다. 수만 개의 GPU가 동시에 작동하는 AI 학습 환경에서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둘째, 인피니밴드(InfiniBand)는 네트워크 내 컴퓨팅 플랫폼으로,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초저지연 통신을 제공한다. 셋째, 스펙트럼-X(Spectrum-X)는 AI 네트워킹 전용 이더넷 플랫폼으로, 연환산 매출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를 돌파하며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엔비디아는 이제 세계 최대의 네트워킹 기업”이라고 선언했다.
AI 인프라 시대, ‘연결’이 곧 경쟁력
엔비디아의 네트워킹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AI 시대에 ‘칩 성능’만큼이나 ‘칩 간 연결’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력한 GPU라도 수만 대를 효율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대규모 AI 모델 학습은 불가능하다.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2026년에만 최소 6,300억 달러(약 913조 5,000억 원)를 인프라에 투자할 전망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프로세서와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시스템에 투입된다.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2,159억 달러(약 313조 550억 원)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으며, 데이터센터 매출만 620억 달러(약 89조 9,000억 원)에 달한다. 네트워킹 사업부는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 수준에 이르며, 칩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통합 AI 인프라 플랫폼’ 전략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던지는 시사점
한국 독자 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반도체 산업의 경쟁 축이 ‘칩 제조’에서 ‘시스템 통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GPU, 네트워킹,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풀스택(full-stack) 전략으로 고객을 락인(lock-in)하고 있으며, 단순 칩 공급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HBM 등 메모리 공급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시스템 레벨의 통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가치 사슬에서의 교섭력이 약화될 수 있다. 둘째, 멜라녹스 사례는 전략적 M&A의 파괴력을 보여준다. 69억 달러 투자가 4년 만에 310억 달러 매출 사업으로 성장한 것은, 기술 기업의 인수합병이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산업 생태계의 지배력을 결정짓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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