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25년 중국 공장에 총 1조 5,000억 원 이상 투자…전년 대비 최대 102% 급증
-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25년 중국 공장에 총 1조 5,000억 원 이상 투자…전년 대비 최대 102% 급증
- 삼성 시안(Xi’an) 공장 236단 V8 NAND 양산 돌입, SK하이닉스 다롄(Dalian) 2기 설비 투입 하반기 착수
- 골드만삭스 “NAND 공급 부족률 4.2%, 15년 만에 최악”…엔터프라이즈 SSD 수요 41% 폭증이 핵심 동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위치한 NAND 플래시 생산 거점을 AI 메모리 수요 대응의 핵심 기지로 전환하고 있다. 양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 공장에 총 1조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이는 AI 데이터센터용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고단(高段) 3D NAND로의 공정 전환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미·중 반도체 수출 규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신규 공장 건설에 3~5년이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기존 중국 생산 기지의 공정 고도화가 가장 빠른 공급 대응 수단이라는 판단이다.
삼성 시안, 236단 V8 양산…V9 전환도 연내 목표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NAND 플래시 생산 기지인 시안(西安) 공장이 대대적인 공정 전환에 돌입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삼성은 기존 128단(V6) 제품의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236단(V8) NAND의 양산을 개시했다. 시안 2기(X2) 라인에서는 286단(V9) NAND로의 전환을 2026년 내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은 2025년 시안 공장에 4,654억 원(약 3억 880만 달러)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년(2,778억 원) 대비 67.5% 증가한 수치다. 시안 공장은 삼성 전체 NAND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으로, 이 공장의 공정 전환이 삼성의 NAND 경쟁력을 좌우한다.
SK하이닉스 다롄, 2기 설비 투입으로 반격 준비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다롄(大連) NAND 공장의 대규모 업그레이드에 착수했다. 인텔(Intel)로부터 인수한 다롄 공장에 2025년 4,406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규모다. 현재 다롄 1기 라인은 192단 NAND를 생산하고 있으나, SK하이닉스의 최신 321단 기술과는 2세대의 격차가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다롄에서 중간 단계인 200단 중반대 NAND 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 2기 공장의 설비 투입은 2026년 하반기에 본격화될 예정이다.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 전체 NAND 생산량의 40~45%를 담당하고 있어, 이 공장의 업그레이드가 회사의 NAND 공급 능력을 결정짓는 변수다.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 41% 폭증, NAND 가격 급등
양사가 중국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붐이 자리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는 전년 대비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엔터프라이즈 SSD는 NAND 플래시 최대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공급업체들은 122TB, 245TB급 대용량 QLC 엔터프라이즈 SSD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NAND 계약 가격은 2026년 2분기에 전분기 대비 70~75% 급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26년 NAND 공급 부족률을 전체 수요의 4.2%(기존 전망 2.5%에서 상향)로 추산하며, 이를 “15년 만에 가장 심각한 공급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 구분 | 삼성전자 시안(Xi’an) | SK하이닉스 다롄(Dalian) |
|---|---|---|
| 2025년 투자액 | 4,654억 원(+67.5% YoY) | 4,406억 원(+52% YoY) |
| 전체 NAND 생산 비중 | 약 40% | 약 40~45% |
| 현재 공정 | 236단(V8) 양산 중 | 192단 생산 중 |
| 차기 목표 | 286단(V9), 2026년 내 전환 | 200단 중반대 검토 중 |
| 월 웨이퍼 생산량 | 약 15만 장(5~6% 감소 중) | 2기 설비 H2 2026 착수 |
| 인수 배경 | 자체 건설(2012~) | 인텔 NAND 사업 인수(90억 달러) |
수출 규제의 그림자, “지속 가능성은 미지수”
다만,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는 양사의 중국 공장 업그레이드에 구조적 제약을 가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025년 8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부여했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rified End-User, VEU) 자격을 철회하고,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에 연간 개별 승인을 요구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시안 공장의 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양상이며, SK하이닉스는 다롄에서 최첨단 321단 기술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종연구소 이병철 연구위원은 “신규 공장 건설에 통상 3~5년이 소요되기에, 기존 중국 생산 기지를 최적화하는 것이 가장 빠른 공급 대응 수단”이라면서도 “수출 규제를 고려하면 이 추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중국 생산 비중에 대한 장기적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단기 공급 차질 불가피, 그러나 장기 전략적 투자
삼성 시안 공장의 고단 전환 과정에서 단기적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공정 전환 과정에서 시안 공장의 월간 웨이퍼 생산량이 전년 대비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환을 “최소 6개월, 길면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수율 안정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NAND 생산 능력의 본격적 확장이 2027년 말~2028년 이전에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중국 공장 업그레이드는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공급 확대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2년 연속 중국발전포럼(China Development Forum)에 참석한 것도 중국 생산 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을 방증한다.
한국 반도체, AI 메모리 패권의 갈림길
한국 반도체 산업의 관점에서, 중국 NAND 공장의 AI 메모리 거점 전환은 양면의 칼이다. 단기적으로는 AI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 급증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될수록 중국 내 생산 비중 40% 이상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한편, 구글(Google)의 터보퀀트(TurboQuant) 알고리즘이 AI 모델의 메모리 요구량을 기존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수요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공존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금 당장 가용한 생산 능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중국 공장이라는 카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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