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이재명 대통령과 회동하고, 전 세계 최초의 구글 AI 캠퍼스를 서울 강남에 연내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구글은 미국 본사 연구진 최소 10명을 한국에 파견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보스턴다이내믹스)·LG전자와의 협력을 본격 확대한다. 알파고 대국 10주년을 맞아 하사비스는 이세돌 9단과 공동 서명한 바둑판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알파고의 도시, AI 캠퍼스의 심장이 되다
2026년 4월 27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하사비스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던 ‘구글 AI 캠퍼스’를 서울에 최초로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캠퍼스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하며, 규모는 1,980제곱미터(약 600평)로 연내 개소를 목표로 한다. 이 시설은 구글 딥마인드의 영국 본부 이외 지역에 설립되는 최초의 AI 전용 연구 거점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하사비스는 “한국은 역사적인 알파고 대국 이래로 구글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라며 서울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AI 캠퍼스는 한국의 학계, 연구기관, 스타트업을 구글의 세계 최고 수준 AI 전문가와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과기정통부 MOU와 미국 연구진 파견
같은 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장관과 하사비스 CEO가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 장소는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역사적 대국이 열렸던 바로 그곳이다. MOU는 AI 공동 연구, AI 인재 양성, 책임감 있는 AI 활용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체결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합의는 구글 미국 본사 연구진의 한국 파견이다. 한국 정부가 “최소 10명”의 핵심 연구원 파견을 요청하자, 하사비스는 즉석에서 수락했다. 이들은 한국의 연구자, 대학, 스타트업과 직접 협업하며 AI 기술 이전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게 된다. 배경훈 장관은 “10년 전 알파고가 AI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 AI가 과학기술의 복잡한 난제를 풀어내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SK하이닉스·현대·LG와 산업 협력 확대
하사비스는 한국 방문 중 주요 기업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LG전자 등 세계적 수준의 기업들과 이미 매우 깊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는 AI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현대자동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와는 물리적 AI와 로봇공학에서, LG전자와는 소비자·기업용 전자제품에서의 협력을 심화할 계획이다. 이는 구글 딥마인드가 연구 단계를 넘어 산업 응용과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신호로 해석된다.
| 항목 | 세부 내용 |
|---|---|
| 캠퍼스 위치 | 서울 강남구 (기존 구글 코리아 오피스 내) |
| 캠퍼스 규모 | 1,980㎡ (약 600평) |
| 개소 시기 | 2026년 내 |
| 미국 파견 연구진 | 최소 10명 |
| 산업 파트너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보스턴다이내믹스), LG전자 |
| 학술 파트너 | 서울대, KAIST, AI 바이오 혁신 허브 3곳 |
| 핵심 AI 모델 | 알파폴드, 알파지놈, 알파이볼브, 웨더넥스트 |
| 알파폴드 한국 이용자 | 8만 5,000명 이상 |
K-문샷 프로젝트와 AI 강국 로드맵
이번 MOU는 한국 정부의 ‘K-문샷(K-Moonshot)’ 프로젝트와 직결된다. K-문샷은 AI와 과학기술 역량을 결합해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장기 전략으로,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을 세계 5위로 끌어올리고, 2035년까지 첨단바이오·미래에너지·물리적 AI·우주·소재·반도체·양자 등 8개 분야에서 12대 국가 과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서울대학교(SNU),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기부 산하 AI 바이오 혁신 허브 3곳과 연구 협력을 시작하며, 생명과학·에너지·기후 분야에서 알파폴드(AlphaFold), 알파지놈(AlphaGenome), 알파이볼브(AlphaEvolve), 웨더넥스트(WeatherNext) 등 최첨단 AI 모델을 활용한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 특히 알파폴드는 이미 한국 연구자 8만 5,000명 이상이 사용 중이며, 이번 협력을 통해 접근 범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26년 5월에는 국가 과학 AI 연구센터(NAIS)도 운영을 시작한다.
AGI 전망과 AI 안전 공감대
이재명 대통령이 범용인공지능(AGI)의 도래 시점을 질문하자, 하사비스는 “앞으로 5년 안에, 이르면 2030년 인간의 모든 인지 능력을 구사하는 AGI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산업혁명보다 더 큰 사회적 변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AI가 저성장·기후위기·의료 문제 등 인류 난제 해결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 반면, 전쟁 악용이나 빈부 격차 심화와 같은 위험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AI를 통제할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글 딥마인드는 한국 AI 안전연구소(AISI)와도 안전 연구 협력을 추진하며, 2024년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프론티어 AI 안전 약속의 이행에 나선다.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구글 딥마인드 인턴십 기회 확대와 5만 개의 AI 에센셜 장학금도 이번 협력의 일환이다.
바둑판 위의 10년, 그리고 다음 10년
이날 회동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하사비스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넨 바둑판이었다. 이 바둑판에는 하사비스 본인과 이세돌 9단의 서명이 함께 새겨져 있다. 2016년 3월, 같은 포시즌스 호텔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4대 1로 이긴 대국은 전 세계에 AI의 가능성을 각인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하사비스는 “알파고는 알파폴드(AlphaFold) 시스템을 비롯한 과학 분야의 많은 발전에 영감을 주었다”고 회고했다. 10년 전 바둑 한 판이 현대 AI 시대의 서막이었다면, 오늘 서울에 문을 여는 AI 캠퍼스는 한국이 미국·중국과 함께 글로벌 AI 3강 구도에 진입하겠다는 선언이다. 반도체 경쟁력, 제조 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인재를 보유한 한국이 구글 딥마인드의 첫 번째 글로벌 파트너로 선택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AI 캠퍼스가 실제로 가동되었을 때, 한국의 AI 생태계가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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