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와 내성: 인류를 위협하는 그림자, 극복을 위한 노력
목차
- 항생제란 무엇인가?
- 항생제의 정의 및 역사
- 자연물, 합성물, 미생물 유래 항생제의 시대별 발전
- 항생제의 역할과 중요성
- 세균 감염에 대한 약리 작용
- 효능과 효과
- 항생제의 분류
- 세포벽 합성 방해제
- 단백질 합성 억제제
- DNA/RNA 합성 억제제
- 세포막 파괴제
- 항생제 내성
- 항생제 내성의 정의와 위험성
- 유명 사례 소개
- 내성 발생 원인 및 예방법
- 항생제의 부작용 및 주의사항
- 일반적인 부작용
- 항생제 오남용 주의
- 항생제 내성 연관 사고 사례
- 항생제 관련 정책 및 사용 제한
- 대한민국의 사용 제한 항생제
- 식약처 허가 항목
- 항생제 연구와 미래 전망
- 최근 개발 동향
- 내성 극복을 위한 연구 방향
1. 항생제란 무엇인가?
1.1. 항생제의 정의 및 역사
항생제(antibiotics)는 세균(bacteria)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거나, 직접 사멸시켜 감염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물이다. ‘anti’는 ‘대항하는’, ‘bios’는 ‘생명’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미생물에 대항하는 물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항생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의학적 발견 중 하나로 꼽히며, 과거에는 치명적이었던 세균 감염 질환으로부터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항생제의 역사는 1928년 영국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이 푸른곰팡이(Penicillium notatum)에서 페니실린(penicillin)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플레밍은 포도상구균 배양 접시에 곰팡이가 자라면서 주변의 세균들이 죽는 현상을 관찰하고, 이 곰팡이가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페니실린의 대량 생산과 임상 적용은 1940년대 하워드 플로리(Howard Florey)와 에른스트 체인(Ernst Chain)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 많은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며 ‘기적의 약’으로 불리게 되었다.
1.2. 자연물, 합성물, 미생물 유래 항생제의 시대별 발전
항생제는 그 기원에 따라 크게 자연물, 합성물, 그리고 미생물 유래 항생제로 분류할 수 있으며, 시대별로 다양한 발전 양상을 보여왔다.
자연물 유래 항생제: 페니실린이 대표적인 자연물 유래 항생제이다. 곰팡이나 세균과 같은 미생물이 생존 경쟁 과정에서 다른 미생물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물질이 바로 항생제인 경우가 많다.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은 1943년 셀먼 왁스먼(Selman Waksman)에 의해 토양 미생물인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Streptomyces griseus)에서 분리되었으며, 결핵 치료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 시기에는 자연에서 새로운 항생제를 찾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합성 항생제: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화학 합성을 통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설폰아마이드(sulfonamide) 계열은 1930년대에 개발된 최초의 합성 항생제로, 세균의 엽산 합성을 방해하여 성장을 억제한다. 퀴놀론(quinolone) 계열 항생제 또한 합성 항생제의 대표적인 예로, 세균의 DNA 복제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합성 항생제는 특정 세균에 대한 표적 치료가 가능하며, 자연에서 찾기 어려운 구조를 가진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합성 항생제 및 현대적 발전: 자연물 유래 항생제의 구조를 변형하여 효능을 개선하거나 내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졌다. 이를 반합성 항생제라고 하는데, 페니실린 계열의 암피실린(ampicillin)이나 아목시실린(amoxicillin)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페니실린보다 넓은 항균 스펙트럼을 가지거나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연구도 활발하며,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항생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 항생제의 역할과 중요성
2.1. 세균 감염에 대한 약리 작용
항생제는 세균의 필수적인 생명 활동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약리 작용을 나타낸다. 마치 특정 자물쇠에 맞는 열쇠처럼, 각 항생제는 세균이 가진 고유한 취약점을 공격한다. 이러한 작용 기전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 세포벽 합성 억제: 세균은 세포를 보호하는 단단한 세포벽을 가지고 있다. 페니실린이나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과 같은 항생제는 이 세포벽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여 세균이 새로운 세포벽을 만들지 못하게 한다. 세포벽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세균은 삼투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죽게 된다.
- 단백질 합성 억제: 세균은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단백질을 합성해야 한다.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이나 마크로라이드(macrolide) 계열 항생제는 세균의 리보솜(ribosome)에 결합하여 단백질 합성을 방해한다. 단백질이 없으면 세균은 성장하거나 번식할 수 없다.
- DNA/RNA 합성 억제: 세균의 유전 정보는 DNA에 저장되어 있으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RNA를 만들고 단백질을 합성한다. 퀴놀론 계열 항생제는 DNA 복제에 관여하는 효소(DNA 자이라아제 등)의 기능을 방해하여 세균의 유전 정보 복제 및 전사를 막는다. 설폰아마이드 계열은 세균의 DNA 합성에 필요한 엽산 생성을 억제한다.
- 세포막 기능 파괴: 세균의 세포막은 세포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고 물질 교환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폴리믹신(polymyxin)과 같은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막에 손상을 입혀 세포 내부 물질이 새어 나오게 하거나, 외부 물질이 과도하게 유입되게 하여 세균을 사멸시킨다.
이러한 약리 작용 덕분에 항생제는 세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폐렴, 요로 감염, 수막염 등 다양한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2.2. 효능과 효과
항생제의 가장 중요한 효능은 세균 감염으로 인한 질병의 치료 및 예방이다. 항생제가 없던 시절에는 단순한 상처 감염이나 폐렴으로도 사망하는 경우가 흔했다. 항생제는 이러한 질병들을 치료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으며, 인류의 평균 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 치료 효과: 항생제는 감염 증상을 완화하고, 감염원의 확산을 막아 환자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세균성 폐렴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폐렴균을 제거하여 발열,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개선하고, 폐렴이 더욱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예방 효과: 특정 수술 전이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는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미리 투여하기도 한다. 이를 예방적 항생제 사용이라고 하는데, 수술 부위 감염이나 특정 질병의 합병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 공중 보건 기여: 항생제는 전염병의 확산을 억제하여 공중 보건에 크게 기여했다. 과거에는 홍역, 디프테리아 등과 함께 세균성 질환이 대규모 유행을 일으키며 많은 희생자를 낳았으나, 항생제 덕분에 이러한 유행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항생제는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세균 이외의 미생물에는 효과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균 발생을 촉진하는 위험한 행동이다.
3. 항생제의 분류
항생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주요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분류는 의사들이 특정 세균 감염에 가장 적합한 항생제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3.1. 세포벽 합성 방해제
이 항생제들은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방해하여 세균을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인체 세포는 세포벽이 없으므로, 이 계열의 항생제는 인체에 대한 독성이 비교적 낮아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 베타락탐(Beta-lactam) 계열: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 중 하나이다. 페니실린(Penicillin),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카바페넴(Carbapenem), 모노박탐(Monobactam)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세균 세포벽의 펩티도글리칸(peptidoglycan) 합성에 필수적인 효소인 페니실린 결합 단백질(PBP)의 작용을 억제하여 세포벽 형성을 막는다.
- 페니실린: 최초의 항생제로,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 그람 양성균에 효과적이다.
- 세팔로스포린: 페니실린보다 넓은 항균 스펙트럼을 가지며, 세대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개발되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 카바페넴: 매우 넓은 항균 스펙트럼을 가지며, 다제내성균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강력한 항생제이다.
- 글리코펩타이드(Glycopeptide) 계열: 반코마이신(Vancomycin), 테이코플라닌(Teicoplanin) 등이 있으며, 베타락탐 계열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포벽 합성을 억제한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감염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3.2. 단백질 합성 억제제
이 항생제들은 세균의 단백질 합성 과정을 방해하여 세균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한다. 세균의 리보솜은 인체 세포의 리보솜과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 항생제들은 세균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 계열: 겐타마이신(Gentamicin), 토브라마이신(Tobramycin),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등이 있다. 세균 리보솜의 30S 소단위에 결합하여 단백질 합성 오류를 유발한다. 주로 그람 음성균에 효과적이다.
-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계열: 테트라사이클린,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등이 있으며, 30S 소단위에 결합하여 아미노아실-tRNA가 리보솜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한다. 광범위한 항균 스펙트럼을 가진다.
- 마크로라이드(Macrolide) 계열: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 클래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등이 있다. 50S 소단위에 결합하여 단백질 사슬 연장을 방해한다.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 대체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 린코사마이드(Lincosamide) 계열: 클린다마이신(Clindamycin) 등이 있으며, 50S 소단위에 결합하여 단백질 합성을 억제한다. 혐기성 세균 감염에 효과적이다.
- 옥사졸리디논(Oxazolidinone) 계열: 리네졸리드(Linezolid) 등이 있으며, 단백질 합성 개시를 억제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가진다. MRSA 및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등 다제내성 그람 양성균에 사용된다.
3.3. DNA/RNA 합성 억제제
이 항생제들은 세균의 유전 물질인 DNA와 RNA의 합성 과정을 방해하여 세균의 생존과 증식을 막는다.
- 퀴놀론(Quinolone) 계열: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 등이 있다. 세균의 DNA 복제에 필수적인 효소인 DNA 자이라아제(DNA gyrase)와 토포이소머라아제 IV(topoisomerase IV)의 작용을 억제한다. 광범위한 항균 스펙트럼을 가지며, 요로 감염, 호흡기 감염 등에 사용된다.
- 리팜핀(Rifampin) 계열: 리팜핀이 대표적이며, 세균의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에 결합하여 RNA 합성을 억제한다. 주로 결핵 치료에 사용된다.
- 설폰아마이드(Sulfonamide) 계열: 설파메톡사졸(Sulfamethoxazole) 등이 있으며, 세균의 엽산 합성 경로를 방해하여 DNA 합성에 필요한 퓨린(purine)과 피리미딘(pyrimidine) 생성을 막는다. 트리메토프림(Trimethoprim)과 병용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3.4. 세포막 파괴제
이 항생제들은 세균의 세포막에 직접적으로 손상을 입혀 세포의 투과성을 변화시키고, 결국 세균을 사멸시킨다.
- 폴리믹신(Polymyxin) 계열: 폴리믹신 B(Polymyxin B), 콜리스틴(Colistin) 등이 있다. 그람 음성균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지질다당류(LPS)와 결합하여 세포막 구조를 파괴한다. 신독성 및 신경독성 부작용이 있어 주로 다제내성 그람 음성균 감염의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된다.
- 다프트마이신(Daptomycin): 그람 양성균의 세포막에 삽입되어 막 전위(membrane potential)를 파괴하고, DNA, RNA, 단백질 합성을 억제한다. MRSA, VRE 등 다제내성 그람 양성균 감염 치료에 사용된다.
4. 항생제 내성
4.1. 항생제 내성의 정의와 위험성
항생제 내성(antibiotic resistance)은 세균이 특정 항생제의 작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현상이다. 즉, 항생제가 더 이상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세균이 항생제에 대항하는 방어 기전을 개발했음을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공중 보건 위협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전 세계적인 건강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2050년에는 연간 1,000만 명이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초과하는 수치이다.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면 기존의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입원 기간이 늘어나며, 더 독성이 강하거나 비싼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 심지어는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 감염의 경우, 치료할 방법이 없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수술, 장기 이식, 항암 치료 등 현대 의학의 많은 부분이 항생제의 효과적인 사용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은 의료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4.2. 유명 사례 소개
항생제 내성균의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이다. 황색포도알균은 흔히 피부, 코 등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정상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폐렴, 패혈증, 수술 부위 감염 등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1960년대 메티실린이라는 새로운 항생제가 도입되었으나, 곧 메티실린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알균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MRSA는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치료가 매우 어렵다.
또 다른 심각한 사례는 다제내성 결핵균(MDR-TB, Multidrug-resistant Tuberculosis)이다. 결핵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망자를 내는 질병으로,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여 치료한다. 그러나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는 경우, 결핵균이 내성을 획득하여 다제내성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XDR-TB)은 거의 모든 1차 및 2차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카바페넴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 감염에 사용되는 최후의 항생제 중 하나인데, CRE는 이 카바페넴에도 내성을 보인다. CRE 감염은 특히 중환자실 환자나 면역 저하 환자에게 치명적이며,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4.3. 내성 발생 원인 및 예방법
항생제 내성은 주로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다.
- 항생제의 부적절한 사용: 가장 큰 원인이다.
- 불필요한 처방: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
- 과다 처방: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이나 넓은 스펙트럼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
- 환자의 불성실한 복용: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임의로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 항생제는 처방된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해야 모든 세균이 사멸하고 내성균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 농업 및 축산업에서의 항생제 사용: 가축의 질병 예방 및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항생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 내성균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내성균은 환경을 통해 사람에게 전이될 수 있다.
- 병원 내 감염 관리 부족: 병원 환경은 다양한 세균과 항생제가 공존하는 곳이므로, 감염 관리가 소홀하면 내성균이 쉽게 확산될 수 있다.
- 새로운 항생제 개발 지연: 항생제 내성균은 계속 진화하지만,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항생제 개발은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신약 개발 속도가 내성균 출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확한 용량과 기간을 지켜 복용해야 한다.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항생제를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 손 씻기 등 위생 관리 철저: 감염 전파를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 예방접종: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등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병을 예방하여 항생제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 병원 내 감염 관리 강화: 의료기관은 철저한 위생 수칙 준수와 감염 관리 시스템을 통해 내성균 확산을 막아야 한다.
- 농축수산 분야 항생제 사용 최소화: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대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2011년부터 가축 성장 촉진용 항생제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 신규 항생제 개발 및 연구 지원: 내성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5. 항생제의 부작용 및 주의사항
항생제는 생명을 구하는 약물이지만, 모든 약물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오남용 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5.1. 일반적인 부작용
항생제의 부작용은 종류와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흔하게 보고된다.
- 소화기계 부작용: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등이 있다. 항생제는 장내 유익균까지 사멸시켜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lostridioides difficile) 감염으로 인한 위막성 대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
- 알레르기 반응: 피부 발진, 가려움증, 두드러기, 얼굴이나 목의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와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과민 반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즉각적인 의료 처치가 필요하다.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대표적이다.
- 칸디다증(Candidiasis):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정상적인 세균총이 파괴되면, 곰팡이의 일종인 칸디다균이 과도하게 증식하여 구강 아구창, 질 칸디다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 광과민 반응: 일부 항생제(특히 테트라사이클린, 퀴놀론 계열)는 햇빛에 대한 피부의 민감도를 높여 피부가 쉽게 햇볕에 타거나 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
- 간 및 신장 독성: 드물게 일부 항생제는 간 기능 이상이나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 신경계 부작용: 어지럼증, 두통,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은 이독성(귀 손상)이나 신독성(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5.2. 항생제 오남용 주의
항생제 오남용은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공중 보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
- 불필요한 사용 금지: 감기나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 의사의 진단 없이 임의로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항생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 정확한 용법 및 용량 준수: 항생제는 의사가 처방한 용량과 기간을 정확히 지켜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완전히 사멸되지 않은 세균들이 내성을 획득할 기회를 주어 내성균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남은 항생제 보관 및 재사용 금지: 남은 항생제는 다음에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려고 보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항생제의 종류, 용량, 복용 기간 등은 질병과 세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가의 진단 없이 사용하는 것은 내성균 발생을 촉진하고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5.3. 항생제 내성 연관 사고 사례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고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한 예로, 2010년대 초 미국에서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감염이 병원에서 확산되어 여러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특히, 2012년 국립보건원(NIH) 임상센터에서는 CRE 감염으로 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감염되는 대규모 발병이 발생했다. 이는 의료 장비의 오염과 불충분한 소독이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최후의 항생제마저 듣지 않는 내성균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에서도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인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주요 항생제 내성균의 분리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감염증 발생률은 2017년 대비 2022년에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항생제 내성 문제가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중 보건 과제임을 시사한다. 내성균 감염은 입원 기간 연장, 의료비 증가, 그리고 사망률 증가로 이어져 사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6. 항생제 관련 정책 및 사용 제한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 세계 각국은 항생제 사용을 관리하고 제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또한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고 내성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1. 대한민국의 사용 제한 항생제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 관리 및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을 위해 다양한 지침과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특정 항생제에 대해서는 오남용을 방지하고 내성균 출현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을 제한하거나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 최후의 항생제(Last-resort antibiotics) 관리: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콜리스틴, 리네졸리드 등 다제내성균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내성 발현 시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되므로, 사용에 대한 엄격한 지침이 적용된다. 이들 항생제는 일반적으로 다른 항생제가 듣지 않는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권고되며, 처방 전 세균 배양 및 감수성 검사를 통해 적절성을 확인해야 한다.
- 동물용 항생제 사용 제한: 2011년부터 가축의 성장 촉진을 위한 항생제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으며, 치료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할 때에도 수의사의 처방 및 관리 하에 이루어지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는 축산물 내 항생제 잔류 및 환경으로의 내성균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 질병관리청은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대책에는 항생제 사용량 감시, 내성균 감시, 항생제 적정 사용 유도, 신규 항생제 개발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6.2. 식약처 허가 항목
대한민국 식약처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여 허가 및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항생제 역시 식약처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만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 임상 시험 및 안전성 평가: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면, 식약처는 해당 항생제가 목표하는 세균에 대해 효과적인지, 인체에 유해한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철저한 임상 시험 자료를 검토한다.
- 허가 사항 관리: 항생제가 허가되면,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의 주의사항, 부작용, 금기 사항 등이 명시된 허가 사항을 따른다. 의사 및 약사는 이 허가 사항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하고 조제해야 한다.
- 시판 후 안전 관리: 항생제가 시장에 출시된 후에도 식약처는 부작용 보고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모니터링한다. 예상치 못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안전성 문제가 확인될 경우, 허가 사항을 변경하거나 심지어는 판매를 중지시키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 국제 기준과의 조화: 식약처는 WHO, 미국 FDA, 유럽 EMA 등 국제적인 규제 기관의 가이드라인과 최신 연구 동향을 반영하여 항생제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러러한 정책과 규제는 항생제의 오남용을 줄이고, 내성균의 확산을 억제하며,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생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7. 항생제 연구와 미래 전망
항생제 내성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새로운 항생제 개발과 내성 극복을 위한 연구는 전 세계적인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7.1. 최근 개발 동향
신규 항생제 개발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둔화되었으나, 최근에는 다제내성균의 위협이 커지면서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 새로운 작용 기전 항생제 발굴: 기존 항생제와 다른 방식으로 세균을 공격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의 항생제를 찾는 연구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세균의 독성 인자 생성을 억제하거나, 내성 기전을 무력화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 기존 항생제의 재활용 및 개선: 기존 항생제의 화학 구조를 변형하여 항균 스펙트럼을 넓히거나 내성균에 대한 효과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기존 항생제와 병용하여 내성균의 약물 민감성을 회복시키는 보조제 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 AI 및 빅데이터 활용 신약 개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은 방대한 화합물 라이브러리에서 잠재적인 항생제 후보 물질을 빠르게 탐색하고, 새로운 작용 기전을 예측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2020년 MIT 연구진은 AI를 이용해 기존 항생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강력한 항생제 '할리신(halicin)'을 발견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7.2. 내성 극복을 위한 연구 방향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한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 항생제 대체 치료법 개발:
- 파지 치료(Phage therapy): 세균을 특이적으로 감염시켜 파괴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파지는 특정 세균에만 작용하여 인체에 무해하며,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파지 치료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일부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에게 임상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 면역 치료: 환자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여 세균 감염에 대항하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항체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여기에 속한다.
- 미생물총(Microbiome) 조절: 장내 미생물총의 균형을 회복시켜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나 대변 미생물 이식(FMT) 등이 그 예이다.
- 항생제 내성 확산 방지 전략:
- 감시 시스템 강화: 항생제 사용량 및 내성균 발생률에 대한 국가적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여 내성균의 확산 경로를 파악하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항생제 관리 프로그램(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ASP): 의료기관 내에서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을 유도하고, 오남용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감염내과 의사, 약사, 미생물학자 등이 팀을 이루어 항생제 처방을 검토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 원 헬스(One Health) 접근: 사람, 동물, 환경의 건강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세 분야가 협력하여 총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인류의 지속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복잡한 과제이다. 새로운 과학 기술의 발전과 범국가적인 협력을 통해 항생제의 효과를 보존하고, 인류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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