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생성 스타트업 수노(Suno)와 유디오(Udio)가 메이저 음반사들과 잇달아 저작권 소송을 합의하고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소송에서 시작된 갈등이 상업적 동맹으로 전환되면서, AI 음악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다. 2026년부터 아티스트 동의 기반의 라이선스 모델이 본격 도입된다.
메이저 레이블, AI 스타트업과 손잡다
2024년 6월,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는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워너뮤직그룹(WMG),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3대 메이저 레이블을 대표해 수노와 유디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Billie Jean)’, 비치보이스의 ‘아이 겟 어라운드(I Get Around)’, 아바(ABBA)의 ‘댄싱 퀸(Dancing Queen)’ 등 유명 곡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결과물을 AI가 생성했다는 것이 핵심 혐의였다. RIAA는 침해 작품당 최대 15만 달러(약 2억 1,75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총 배상액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5년 하반기, 전쟁의 양상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2025년 10월 유니버설뮤직이 유디오와 먼저 합의하고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발표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워너뮤직이 유디오와 수노 양쪽 모두와 합의를 체결했다. 현재 3대 메이저 중 소니뮤직만이 유일하게 소송을 유지하고 있다.
수노, 소송 속에서도 폭발 성장
법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수노의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수노는 2025년 11월 시리즈C 라운드에서 2억 5,000만 달러(약 3,625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24억 5,000만 달러(약 3조 5,525억 원)를 기록했다.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가 리드하고, 엔비디아 벤처 투자 부문 엔벤처스(NVentures),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매트릭스(Matrix) 등이 참여했다. 연매출은 2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6년 2월 기준 연간반복매출(ARR)은 3억 달러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료 구독자 2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240만 명을 확보했고, 누적 다운로드는 3,000만 건에 달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1분 안에 완전히 프로듀싱된 곡을 만들 수 있다는 접근성이 폭발적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 항목 | 수치 |
|---|---|
| 수노 기업가치 | 24억 5,000만 달러(약 3조 5,525억 원) |
| 시리즈C 조달액 | 2억 5,000만 달러(약 3,625억 원) |
| 연매출(2025년) | 2억 달러(약 2,900억 원) |
| ARR(2026년 2월 추정) | 3억 달러(약 4,350억 원) |
| 유료 구독자 | 200만 명 |
| 월간 활성 사용자 | 240만 명 |
| AI 음악 시장 전망(2028년) | 640억 유로(약 96조 원) |
라이선스 모델의 구체적 설계
합의를 통해 도입되는 라이선스 모델의 핵심은 ‘아티스트 동의(opt-in)’ 원칙이다. 유니버설뮤직의 루시안 그레인지(Lucian Grainge) CEO는 “아티스트, 작곡가, 음악사, 기술 기업 모두가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건강한 상업적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유디오 공동창업자 겸 CEO 앤드루 산체스(Andrew Sanchez)도 “AI와 음악 산업이 진정으로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결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아티스트와 작곡가는 자신의 이름, 이미지, 초상, 음성, 작곡이 AI 음악 생성에 사용되는지 여부와 방식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유디오는 핑거프린팅과 필터링 기술을 새 모델에 도입해 아티스트의 권리를 기술적으로 보호할 계획이다. 수노 역시 2026년부터 유료 구독자만 생성물을 플랫폼 외부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다운로드 횟수에 상한을 두는 등 플랫폼 정책을 대폭 변경한다.
스트리밍 플랫폼에 밀려드는 AI 음악
이러한 합의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AI 음악은 이미 스트리밍 플랫폼을 잠식하고 있다. 스포티파이(Spotify)에는 매주 수천 곡의 AI 생성 트랙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앰비언트, 로파이 힙합, 수면 사운드, 기악 플레이리스트 등 알고리즘 친화적 장르를 중심으로 AI 음악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인간 아티스트가 수년에 걸쳐 앨범 한 장을 완성하는 동안, AI 생성자는 일주일에 수백 곡을 생산할 수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수익 배분 구조가 총 스트리밍 횟수 기반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AI 음악이 구조적 우위를 점하게 되는 셈이다.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드레이크(Drake)의 목소리를 모방한 AI 생성 곡이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된 후 삭제되는 사건도 발생해, 저작권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AI 생성 음악 시장은 2024년 약 30억 유로(약 4조 5,000억 원)에서 2028년 640억 유로(약 96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며, 뮤지션 생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남은 과제: 소니뮤직 소송과 공정이용 판결
메이저 레이블 3사 중 소니뮤직만 유일하게 수노와 유디오에 대한 소송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또한 유니버설뮤직 대 수노 간 ‘공정이용(Fair Use)’ 판결이 2026년 여름 예정되어 있어, 이 판결이 AI 음악 산업 전체의 법적 프레임워크를 재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정부도 AI 기업이 저작권 음악으로 명시적 허가 없이 모델을 훈련하는 것을 허용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한편 덴마크 저작권관리단체 코다(Koda)도 수노를 상대로 별도 소송을 제기하는 등, 유럽에서도 법적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소송에서 라이선스로’라는 AI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한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공정이용 판결 결과에 따라 아직 합의하지 않은 기업들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 진정한 의미의 산업 표준이 확립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한국 음악 시장에서도 K-팝 아티스트의 음성과 스타일이 AI 생성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 음반사와 아티스트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 2026 TechMor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제보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시면 techmore.main@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