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2026년 슈퍼볼에서 공개한 ‘클로드(Claude)’ 광고가 실리콘밸리 AI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오픈AI의 챗GPT를 정면으로 겨냥해 “AI에 광고가 도입되지만, 클로드에는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탓이다.
이에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올트먼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앤트로픽을 “부정직하다”고 맹비난했고, 급기야 “권위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양사 간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앤트로픽은 이번 슈퍼볼 기간 동안 60초 분량의 경기 전(Pre-game) 광고와 30초짜리 경기 중(In-game) 광고 등 총 4편을 선보였다. 광고 대행사 마더(Mother)가 기획하고 제프 로우(Jeff Low)가 연출한 이 캠페인의 제목은 ‘때와 장소(A Time and a Place)’다.
광고는 화면 가득 ‘배신(BETRAYAL)’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시작된다. 한 남성이 챗GPT를 연상시키는 챗봇에게 어머니와의 대화법을 묻자, 금발 여성으로 의인화된 챗봇은 “경청하세요”, “자연 속을 산책해보세요”라고 조언하다가 돌연 가상의 중년 여성 데이팅 사이트인 ‘골든 인카운터스(Golden Encounters)’ 광고를 읊기 시작한다.
또 다른 30초 광고에서는 공원에서 턱걸이를 하던 젊은 남성이 근육질 행인에게 복근 운동법을 묻는데, 마치 AI 챗봇처럼 답하던 행인이 갑자기 ‘스텝부스트 맥스(StepBoost Max)’ 깔창 광고를 쏟아낸다. 모든 광고는 동일한 문구로 끝을 맺는다. “광고가 AI에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로드에는 아닙니다.”
올트먼은 X(구 트위터)를 통해 “먼저 긍정적인 점부터 말하자면, 앤트로픽의 광고는 재미있었고 나 또한 웃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곧바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왜 앤트로픽이 이토록 명백히 부정직한 방식을 선택했는지 의문”이라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광고 원칙은 정확히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앤트로픽이 묘사한 방식으로는 절대 광고를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바보가 아니며, 사용자들이 그런 방식을 거부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론적이고 실재하지도 않는 기만적 광고를 비판하기 위해 스스로 기만적인 광고를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앤트로픽 특유의 ‘이중화법(doublespeak)’답지만, 슈퍼볼에서까지 그럴 줄은 몰랐다”고 꼬집었다.
비판의 불길은 사업 모델 논쟁으로 번졌다. 올트먼은 “앤트로픽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값비싼 제품을 판매한다”며 “우리도 유료 모델을 운영하고 있지만, 구독료를 낼 여력이 없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도 AI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중요한 점은 앤트로픽이 사람들이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우리 포함)가 코딩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고, AI 사용 규칙을 직접 쓰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앤트로픽을 향해 “권위적”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케이트 루치(Kate Rouch) 오픈AI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역시 지원사격에 나섰다. 루치는 “광고가 웃기긴 하다”면서도 “기업에 유료 구독권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가 광고를 ‘배신’이라 부르는 것이 웃기지 않은 이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쟁의 아이러니는 올트먼의 과거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5월 하버드대학교 행사에서 “AI에 광고를 붙이는 것은 유독 불안하게 느껴진다”며 “광고는 우리에게 최후의 수단(last resort)”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오픈AI는 최근 챗GPT에 광고를 도입할 계획을 공식화했다. 오픈AI 측은 “현재 대화 맥락과 관련된 후원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을 때, 챗GPT 답변 하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트먼은 “텍사스 주의 챗GPT 무료 사용자 수가 전 세계 클로드 사용자 수보다 많다”며 무료 서비스 유지를 위한 광고 도입의 정당성을 역설했으나, 해당 수치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이번 신경전은 AI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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