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시내버스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 버스 납품이 2025년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배터리 전기버스가 신규 등록의 56%를 차지하며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수소버스 점유율은 4%에 머물렀다. 한국은 반대로 수소버스 보급을 대폭 확대 중이어서, 유럽의 교훈이 주목된다.
유럽 교통환경연합(Transport & Environment)이 2026년 2월 발표한 EU 시내버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EU 신규 시내버스 10대 중 6대(60%)가 무배출 차량이다.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버스가 56%, 수소연료전지 버스가 4%를 차지했다. 2019년 EU가 청정차량지침을 채택했을 당시 전기버스 비중이 1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6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보고서는 현재 성장률이 유지되면 EU 시내버스가 2028년에 100% 무배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당초 목표인 2035년보다 7년이나 앞당겨진 수치이다.
수소버스, 정점 찍고 내리막
2025년 1~3분기 유럽에서 등록된 수소연료전지 버스는 408대로, 2024년 연간 실적(378대)을 이미 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이 수치의 이면에는 과거 정치적 열기 속에서 발주된 물량이 납품되고 있을 뿐, 신규 발주는 사실상 소멸했다는 현실이 있다. 같은 기간 배터리 전기버스는 8,051대가 등록돼 수소버스의 약 20배에 달했다.
수소버스의 62%는 독일 한 나라에 집중됐다. 독일은 2023년 약 130대, 2024년 약 120대 이상의 수소버스를 발주했으나, 이후 신규 발주가 급감했다. 유럽 수소버스 시장 점유율 65%를 차지하는 폴란드 솔라리스(Solaris)는 2024년 245대를 납품했지만, 클린테크니카는 이를 두고 “잘못된 경주에서 이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소버스 제조사 반 훌(Van Hool)은 파산해 운영사들이 유지보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 항목 | 배터리 전기버스 | 수소연료전지 버스 |
|---|---|---|
| EU 시내버스 점유율(2025년) | 56% | 4% |
| 2025년 1~3분기 등록 대수 | 8,051대 | 408대 |
| 수명 주기 총비용(TCO) | 기준 | 41% 이상 비쌈 |
| km당 운영비 | 기준 | 약 40% 높음 |
| 2026년 구매 가격 | 기준 | 75% 비쌈 (70만~85만 달러, 약 10억~12억 원) |
| 2030년 TCO 대비 디젤 | 23.5% 저렴 | 15.4% 비쌈 |
벨기에, 수소버스 전량 퇴역 결정
벨기에 대중교통 운영사 드 레인(De Lijn)은 운행 중이던 수소버스 5대를 전량 퇴역시키고 충전소까지 해체했다. 대신 비야디(BYD), 이베코(Iveco), 브이디엘(VDL)로부터 배터리 전기버스 290대를 1억 8,500만 유로(약 2,683억 원)에 발주했다. 안닉 더 리더(Annick De Ridder) 플란더스 교통부 장관은 “우리의 전기화 전략은 배터리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버스 배치 계획은 없다”고 선언했다.
이미 불가리아, 덴마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슬로베니아 등 5개 EU 회원국은 2025년 신규 시내버스를 100% 무배출로 전환했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핀란드, 벨기에, 리투아니아, 루마니아도 90% 이상을 달성했다. 반면 프랑스는 42%로 주요국 중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한국은 정반대, 수소버스 확대 질주
유럽과 달리 한국 정부는 수소버스 보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현재 전국 버스 약 8만 2,000대 중 수소버스는 1,185대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6년 4,600대, 2027년 9,000대, 2030년 2만 1,2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공항버스 300대와 시내·통근버스 1,000대 등 1,300대를 수소버스로 전환할 목표를 세웠다.
현대자동차는 수소버스 누적 판매 1,281대를 기록했으며, 생산능력을 연 3,000대 규모로 확대했다. 2026년형 유니버스 수소버스는 1회 충전 항속거리 960.4km를 달성했다. 유럽에서도 오스트리아 빈(Wien)과 독일 뮌헨에서 시범 운행을 진행 중이며, 수소트럭 엑시언트(Xcient)는 유럽에서 165대가 운행되며 누적 2,000만km를 돌파했다.
그러나 유럽의 교훈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소버스는 배터리 전기버스보다 수명 주기 비용이 41% 이상 높고, km당 운영비도 약 40% 비싸다.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도 전기버스 충전소 대비 훨씬 크다. 한국이 수소경제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는 만큼, 배터리 전기버스와의 병행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유럽에서 수소버스가 정점을 지난 지금, 한국의 수소버스 정책이 경제성 검증 없이 규모만 확대하는 것은 아닌지 면밀한 점검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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