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주기의 단계와 기능
목차
세포 주기란?
세포 주기(cell cycle)는 한 세포가 두 개의 딸세포로 나뉘기까지 거치는 연속적인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는 세포의 성장(growth), 유전 정보 복제(DNA 복제), 그리고 분열(divison) 단계가 순차적으로 포함된다 (en.wikipedia-on-ipfs.org). 쉽게 비유하면, 세포 주기는 공장의 생산라인과 같다. 공정 첫 단계에서 소재를 준비하고(성장), 다음에 청사진(유전 정보)을 복제하여 가져와(복제), 마지막 단계에서 제품(딸세포)으로 포장하고 분리한다(분열). 이러한 세포 주기는 생물체의 성장과 유지, 조직 재생, 손상 치유 등 생명 현상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동물의 몸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낡은 세포가 죽고 새 세포가 만들어지며, 이때 세포 주기가 없으면 조직은 재생되지 못한다. 한편, 세포 주기의 조절에 실패하면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일어나 암(cancer)으로 이어질 수 있다 (www.nobelprize.org).
세포 주기의 주요 단계
진핵세포의 세포 주기는 간기(interphase)와 분열기(M phase)로 구분된다 (bio.libretexts.org). 간기는 다시 G1기, S기, G2기의 세 단계로, 세포가 성장하고 DNA를 복제하는 준비기이다 (taylorandfrancis.com). 분열기는 유사분열(mitosis) 단계로, 복제된 DNA를 딸세포에게 분배하며 마지막에 세포질 분열로 세포를 실제로 둘로 나눈다 (bio.libretexts.org). 아래에서 각 단계를 자세히 살펴본다.
간기 (Interphase)
간기는 세포 주기 중 가장 긴 단계로, 세포 성장과 DNA 복제가 이루어진다 (taylorandfrancis.com). 이 단계는 세포가 포유류의 경우 전체 주기의 약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긴 시간을 차지한다 (taylorandfrancis.com). 간기는 다시 세부적으로 G1기, S기, G2기로 나뉜다.
- G1기 (제1간기): 전 주기 종료 직후에 시작된다. 세포가 분열 후 회복하며 크기를 키우고 단백질과 RNA를 합성해 분열 준비를 한다. 예컨대 리보솜과 같은 소기관을 늘리며, 외부 환경(영양, 성장 인자 등)의 허가를 받아 다음 단계로 진입할지를 결정한다. 교통신호로 비유하면, G1 체크포인트는 신호등의 빨간불과 파란불 역할을 한다. 즉 충분한 성장 신호가 있어야 비로소 S기로 진행하여 DNA 복제를 시작한다.
- S기 (합성기): 세포 내에서 DNA 복제(DNA synthesis)가 일어난다. 각 염색체는 단일 염색분체에서 두 개의 자매 염색분체로 정확히 복제된다. 비유하자면 중요한 설계도를 복사해 두 부로 만들고, 원본과 사본이 나란히 연결된 상태가 된다. 이 단계 이후로부터 유전 정보는 두 배로 늘어나며, 두 딸세포가 동일한 유전 정보를 갖게 된다.
- G2기 (제2간기): DNA 복제가 완료된 후 시작되어, 세포 분열 준비에 집중한다. 미세소관 등의 세포골격 요소와 분열 장치를 추가로 합성하며, 에너지(ATP)와 분열에 필요한 단백질(예: 분열 소체 단백질)도 충분히 비축한다. 또한 DNA 복제가 온전히 완료되었는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분열을 멈추고 수리할 수 있도록 체크포인트가 작동한다. 간기 전체는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생명 유지 단계와도 같으며, G1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세포는 손상 방지를 위해 휴지기(G0)로 들어가 무한 휴면 상태에 머무르기도 한다.
간기는 성장기와 준비기를 총칭하는데, 이곳에서는 “공장이 기계를 점검하고 원자재를 축적하는 단계”라고 비유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간기(Interphase) 단계는 세포 주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긴 구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taylorandfrancis.com). G1 단계에서 세포 크기가 커지고, S 단계에서 유전정보를 복제하며, G2 단계에서 분열 장비를 완비하는 과정을 거친다.
전기 (Prophase)
간기가 끝난 뒤 M기(M_phase)가 시작되고, 첫 번째 단계가 전기(Prophase)이다. 전기에서는 염색질이 응축하여 염색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핵 속에 있던 DNA가 촘촘히 뭉치면서 잘 보이는 배열을 이룬다. 동시에 방추사 형성이 시작되어, 세포 양쪽에서 중심체(centrosome)가 미세소관을 뻗기 시작한다. 핵막(nuclear envelope)은 분해되기 시작하고, 이로써 방추사가 염색체에 접근할 준비를 한다. 마치 빛나는 실타래처럼 흩어져 있던 염색질이 바짝 조여놓은 나무젓가락처럼 선형으로 변하고, 포장 준비가 완료되는 모습이라 비유할 수 있다.
중기 (Metaphase)
전기가 끝나면 중기(Metaphase)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모든 염색체가 세포 중앙부(적도판)에 정렬된다. 방추사의 미세소관이 염색체의 동원체(centromere)에 부착되어, 마치 파일들이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인 듯 일렬로 정돈된다. 이렇게 중앙에 모이는 이유는 각 자매 염색분체가 양쪽 세포로 정확히 분리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중기에서는 교통정체가 해소된 고속 도로처럼 염색체가 배열되며, 이후 뒤따르는 단계에서 이들이 정확히 분리될 준비를 마친다.
후기 (Anaphase)
중기가 완료된 후 후기(Anaphase)가 시작된다. 후기에서는 한 쌍의 자매 염색분체가 분리되어 세포 양극으로 이동한다. 구체적으로, 방추사 미세소관이 수축하여 동원체를 잡아당기거나 줄어들면서, 자매 염색분체를 중심에서 양끝으로 끌어당긴다. 비유하면, 탐색전 같은 팀 대항 경기에서 줄다리기로 두 팀이 잡아당기다가 상대편으로 건너편 동료를 넘겨주는 듯한 과정이다. 이로써 각 염색체의 복제본은 서로 분리되어 딸세포 하나당 한 세트씩 분배될 준비가 끝난다.
말기 (Telophase)
염색체가 양쪽 끝으로 다 이동하면 말기(Telophase) 단계가 진행된다. 말기에서는 분리된 염색분체 집단 주위에 새로운 핵막이 다시 만들어진다. 염색체는 더 이상 뭉쳐서 보이지 않고, 다시 풀어져 흐트러진 염색질 상태로 돌아간다. 미소소체도 풀리고, 한 세포 안에 두 개의 새로운 핵이 형성된다. 이를 통해 두 딸세포의 핵 구조가 갖추어지며, 포장이 끝난 상태라 할 수 있다.
세포질 분열 (Cytokinesis)
말기가 끝나면 세포질 분열이 일어나 세포가 완전히 둘로 갈라진다. 동물 세포에서는 수축환(actin ring)이 세포 중앙을 꽉 조여 마치 허리띠를 조이는 것처럼 세포를 둘로 나눈다. 식물 세포에서는 액틴 환 대신 세포판(cell plate)이 세포 중앙에 형성되어 새 세포벽으로 자라면서 분리된다 (bio.libretexts.org). 이 과정을 거쳐 세포질과 소기관이 양쪽 딸세포에 골고루 분배된다. 예를 들어 동물 세포는 동그란 풍선 가운데를 조여 두 개로 나누고, 식물 세포는 벽돌을 놓아 두 방으로 분리하는 공사를 한다고 비유할 수 있다. 이렇게 핵분열과 세포질 분열이 함께 이루어져야 완전한 세포 분열이 이뤄진다 (bio.libretexts.org).
박테리아와 진핵생물의 세포 분열
세포 분열 방식은 생물군에 따라 다르다. 박테리아(원핵생물)는 소형 단세포 생물이므로 분열 과정이 훨씬 단순하다. 박테리아의 유전체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원형 DNA로 되어 있으며 핵막이 없어, 진핵세포처럼 복잡한 유사분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대신 박테리아는 이분법(binary fission)을 통해 번식하며, DNA 복제·분리·세포질 분할의 순서만으로 두 딸세포를 만든다. 즉, 세포는 DNA 복제 원점(origin)에서 염색체를 복제한 뒤 양 끝으로 이동시키고, 세포 중앙에서 수축 단백질(FtsZ)이 세포를 둘로 가른다. 이 과정은 진핵세포의 분열보다 단순하고 매우 빠르다 (bio.libretexts.org). 예를 들어 E. coli 같은 박테리아는 최적 조건에서 20분 내에 두 배로 증식할 수 있다.
반면 진핵생물은 핵이 있으며 다수의 선형 염색체를 가진다. 앞서 설명한 간기와 유사분열 과정을 거쳐야 딸세포를 형성한다. 세포 핵막을 풀고 방추체를 형성하는 등 공정이 복잡하여 박테리아보다 분열에 훨씬 시간이 걸리며, 여러 조절 단계(checkpoint)를 거치면서 세밀하게 진행된다. 요약하면, 박테리아는 단일 염색체를 복제해 바로 나누는 '간단한 분할'을 수행하지만, 진핵세포는 핵 분열과 세포질 분열을 포함하는 체계적 분열을 거친다 (bio.libretexts.org) (bio.libretexts.org). 이러한 차이는 단세포번식과 복잡한 다세포 생명 유지 방식의 차이로 이해할 수 있다.
세포 주기의 조절 및 다양성
세포 주기 조절 메커니즘
세포 주기는 향상된 정밀도와 견제 시스템을 통해 조절된다. 이때 Cyclin(사이클린)과 CDK(Cyclin-Dependent Kinase,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제) 복합체가 핵심 역할을 한다. 예컨대 G1기에는 성장 인자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사이클린D·CDK4/6 복합체가 Rb 단백질을 인산화하여 S기로 진행을 허용한다. S기에는 사이클린A/E·CDK2 복합체가 DNA 복제를 개시하고, G2기에는 사이클린A·CDK1이 분열 준비를 돕는다. 마지막으로 M기에는 사이클린B·CDK1(MPF)이 염색체 응축과 핵막 분해를 일으킨다. 이들 사이클린은 파괴기질 복합체(APC/C)에 의해 적절한 시점에 분해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마치 출입 통제 시스템처럼 순서를 관리한다.
더불어 세포 주기에는 세 가지 주요 체크포인트가 존재한다 (bio.libretexts.org). G1 말단(Restriction point)에서는 세포가 안정적인 환경과 에너지를 확보했는지 평가한다. G2 말단에서는 DNA 복제가 완벽히 되었는지, 손상은 없는지 검사한다. M기(중기)에서는 염색체가 모두 가운데에 정렬되었는지 확인하여 잘못된 분열을 막는다. 이러한 검증 단계는 마치 공장의 품질 검사와 같다. 손상이 감지되면 p53과 p21 같은 종양 억제 단백질이 작용해 세포 주기를 일시 정지시키고 수리 절차를 시작한다. 반대로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초록불' 신호처럼 다음 단계로 진행한다.
이처럼 세포 주기 조절은 다중 계층의 피드백으로 이루어진다. 외부 신호(영양, 호르몬 등)와 내부 신호(DNA 손상, 세포 크기 등)에 따라 사이클린 발현과 CDK 활성화가 조정된다. 모든 규제가 적절히 작동해야 세포가 정상 분열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은 생명체마다 공통 원리를 가지면서도 다양성을 보인다.
다양성
생물 종과 세포 유형에 따라 세포 주기에도 다양한 변주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체세포(somatic cell)는 세포 주기를 반복하지만, 분열을 거의 하지 않는 휴지기(G0) 상태에 들어가 영구 분열 정지를 택하는 세포도 많다. 신경세포나 근육세포처럼 분화된 세포는 G0에 머물며 수명을 다할 때까지 번식하지 않는다. 반면 위장관 상피나 골수 등의 줄기세포는 빠르게 S기로 진입하여 줄기 분열을 거듭한다.
또한 생물 종마다 세포 주기 특성이 다르다. 예를 들어 양서류의 초기 배아나 일부 어류 배아는 분열 주기가 매우 짧아 간기의 G1, G2 단계를 거의 건너뛴다. 즉, DNA 복제(S)와 핵분열(M)만 빠르게 반복하여 초고속 증식한다. 식물의 체세포는 동물과 유사한 주기를 거치지만, 세포판을 형성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이 있다. 한편 곤충과 같은 일부 무척추동물은 다핵체(polyploidy)나 유전체 증식(endoreplication) 같은 변이 과정을 겪기도 한다.
가령 효모에서는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의 변이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특정 유전자가 손상되면 세포 주기가 멈추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체세포 분열 제어 인자가 확인되었다. 실제로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효모 세포를 모델로 하여 이들 조절 인자를 발견했다 (www.nobelprize.org). 따라서 생물 종과 세포 상태에 따라 주기의 지속 시간, 조절 단백질 발현 패턴, 허용되는 자극 등이 다소 차이를 보인다.
역사와 발전
세포 주기 연구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1870년대 독일의 과학자 W. Flemming은 미세소관을 염색하여 세포 분열 과정을 처음 관찰했고, “mitosis”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이후 20세기 중반에 들어 DNA와 핵 분열의 역할이 밝혀졌으며, 1960년대에는 Leonard Hayflick이 정상 인간 세포 분열 횟수를 제한하는 현상을 보고했다. 1970~80년대에는 효모 같은 모델 생물을 이용해 세포 주기 유전자(예: CDC 유전자)를 찾아내는 연구가 활발했다. 이 과정에서 Leland Hartwell(1970년대), Paul Nurse(1980년대), Tim Hunt(1980년대 초) 등이 세포 주기 핵심 분자를 발견했고, 이들의 성과는 2001년 노벨상으로 이어졌다 (www.nobelprize.org).
실제 2001년 노벨위원회의 보도자료는 이들의 업적을 언급하며 “모든 진핵생물에서 세포 주기를 조절하는 핵심 분자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www.nobelprize.org). 또한 “세포 주기 조절의 결함이 암세포에서 보이는 염색체 변이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www.nobelprize.org). 이처럼 세포 주기 이론은 미시적 관찰법의 발전과 유전학 연구 성과가 결합하면서 체계적으로 확립되었다. 현재도 연구자들은 세포 분열의 미시구조, 분자네트워크, 종 간 비교 등을 통해 이 이론의 빈틈을 메워 나가고 있다.
세포 주기 관련 응용
세포 주기 개념은 바이오 연구 및 의학에서 다양하게 응용된다. 먼저 기초 연구 측면에서는 세포 주기를 표지로 활용한 실험 기법이 많다. 예를 들어 형광 표지법 또는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으로 S기와 M기에 있는 세포를 구분하여 세포군의 분열 상태를 정량화할 수 있다. 줄기세포 배양이나 종양 샘플 검사 시에 이 방법을 쓰면 성장률과 분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세포주기를 인위적으로 동기화하여(과산화수소나 저온 노출 등으로) 특정 단계에서 세포를 억제하거나 유도함으로써, 세포 분열 과정의 기전 연구나 약물 스크리닝에 활용한다.
의학적 응용으로는 특히 암 연구가 두드러진다. 암 세포는 세포 주기 조절에 이상이 있어 과도하게 증식하므로, 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가 개발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튜브 억제제(예: 탁솔, 빈블라스틴 등)는 유사분열기의 방추사 형성을 방해하여 세포 분열을 정지시킨다. 최근에는 CDK4/6 억제제(예: 팔보시클립(Palbociclib))가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되어 사용된다. 이 약물들은 G1기에서 Rb 단백질의 인산화를 막아 세포가 복제기로 진행하지 못하게 한다. 케모(PCR) 검사에서 암 환자의 종양 성장 속도가 세포 주기 변화와 일치하는 경우도 있어, 진단과 예후판단에도 세포 주기 분석이 이용된다.
그 밖에 유전학 연구나 신약 개발에서도 세포 주기 지식을 응용한다. 예를 들어 유전자 편집(CRISPR)을 통해 조절인자를 교란해 본 결과,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면 세포주기가 멈추거나 집단이 사멸하는 사례가 알려졌다. 이러한 연구는 줄기세포 분화, 조직 재생 의학, 세포 공학 등에서도 활용되며, 한편 바이오공학에서는 미생물을 대량 배양할 때 최적의 성장 조건(온도, 영양 등)을 세포 주기 관점에서 조절하여 생산성을 높인다.
연구 동향과 예
최신 연구에서는 점점 더 정교한 방법으로 세포 주기를 분석한다. 단일 세포 분석(single-cell analysis) 기술의 발달로, 같은 조직 내에서도 세포마다 서로 다른 세포주기 단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2024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SPRINTER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암 조직의 단일 세포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www.news-medical.net). 이 방법으로, 종양 내의 서로 다른 유전형(clone)에 속한 세포들이 S기와 G2기에 얼마나 많이 분포하는지를 파악하고, 빠르게 증식하는 클론을 식별할 수 있었다 (www.news-medical.net). 이처럼 세포 주기 분석은 암의 진화와 전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 단일 클론별 치료 전략을 모색하는 데 기여한다.
또 다른 연구 동향으로는 시계 유전자(circadian clock)와의 연계 연구가 있다. 생물체는 24시간 주기로 일주기 리듬을 가지는데, 이 리듬이 세포 분열 속도와 밀접히 연관됨이 보고되었다. 실제로 일반적인 인간 세포는 평균적으로 약 24시간마다 한 번 분열하며, 이는 일주기 시계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pubmed.ncbi.nlm.nih.gov). 이 발견은 약물 투여 타이밍(약시성), 암 치료의 시차성(chronotherapy) 등에도 중요하게 응용된다.
이 밖에 계산모델링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도 있다. 세포 주기 유전자 네트워크를 수리 모델로 표현하여, 특정 인자 변화가 주기 전환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거나, 빅데이터 기반으로 세포주기 진행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이 분야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과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에서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의학적 응용과 미래 전망
세포 주기 조절 기전은 신약 개발의 핵심 타깃이 되고 있다. 이미 앞서 언급한 CDK 억제제 외에 다양한 실험약물이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자연계에서 발굴된 항암물질 토요카마이신(toyocamycin)은 CDK를 억제하는 작용을 보인다. 국내 연구에서도 토요카마이신 유도체인 MCS-5A를 HL-60 백혈병 세포에 처리한 결과, 세포주기 억제 단백질 p16^INK4A의 발현이 크게 증가함이 보고되었다 (koreascience.kr). 이로 인해 백혈병 세포의 분열이 정지되고 세포 사멸이 유발되었다 (koreascience.kr). 이 사례는 세포 주기 연구가 실제약물 발견과 직결되는 좋은 예다.
그 밖에 노화 연구에서도 세포 주기 이론이 활용된다. 사람은 일정 횟수 이상 세포 분열을 반복하면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세포노화(senescence) 상태에 돌입하는데, 이는 텔로미어 길이 감소와 연관된다. 세포 주기 메커니즘을 조절하여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조직 재생을 촉진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한 암 진단, 항암 치료 반응 예측 등에 있어서 세포 주기 마커(예: Ki-67 단백질의 발현 정도)가 활용되며, 최신 면역항암제의 효과도 궁극적으로는 세포 증식 억제로 평가된다.
앞으로 세포 주기 연구는 더욱 정밀해질 것이다. 단일 세포 수준의 실시간 영상을 통해 살아있는 세포의 주기 진행을 관찰하거나, 유전자가위 기술로 특정 조절 요소를 체계적으로 변이시키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나아가 아키아(Archaea) 같은 고세균의 세포 주기 연구가 진핵세포와의 비교를 통해 진화적 기원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종합하면, 세포 주기에 대한 이해는 생명과학 전반 및 의학 분야에 걸쳐 여전히 활발히 확장되고 있으며, 미래에는 암·재생의학·노화 방지 등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자료 및 추가 문헌
- Wikipedia, Cell cycle, https://en.wikipedia.org/wiki/Cell_cycle (검색일 기준).
- Biology LibreTexts, “Cell division: Mitosis”, UC Davis Open Education Resources, https://bio.libretexts.org.
- Taylor & Francis, “Interphase – Knowledge and References” (2018), https://taylorandfrancis.com/knowledge/Interphase/.
- Nobel Prize, “The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2001 – Press Release”, 노벨재단 공식 웹사이트, https://www.nobelprize.org/prizes/medicine/2001/press-release/.
- News-Medical, Chinta Sidharthan, “Novel single-cell genomics analysis approach provides direct insights into cell cycle and proliferation”, December 4, 2024, https://www.news-medical.net/news/20241204/Novel-single-cell-genomics-analysis-approach-provides-direct-insights-into-cell-cycle-and-proliferation.aspx.
-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지, “토양미생물 유래 토요카마이신 유도체의 CDK 억제로 인한 HL-60 세포주기 억제”, 32권, 2017, pp. [228–?], https://koreascience.kr/journal/MSMSBV/v32n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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